김형중(동대부중 교감, 문학박사, 평론가)

학교 폭력이 장난이 아니다. 학교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를 불안해 떨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교 폭력을 근절시키겠다고 선언했지만 안 먹히고 있다. 교사 · 부모의 말도 안 듣는 학생들이 무슨 고약한 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남침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남한의 중2가 무서워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청소년기의 특성을 말할 때 ‘질풍노도의 시기’, ‘제2의 반항기’, ‘심리적 이유기’ 등을 말하는데, 요즘의 학생들의 특성은 한 마디로 말하면 럭비공처럼 예측불허이다.

앓는 듯 마는 듯 지나가는 홍역이 아니라 지랄발광하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다. 기성세대에 대하여 무조건 거부하고 위험한 행동을 불사하고 두려움이 없다. 폭력적이고 극단적이다. 감정이 격정적이고 충동적이다. 마치 교실에서 굴러다니는 수류탄과 같다.

문제 학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성적이 우수한 학생도 친구를 왕따를 시키고 폭력에 참여한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허세를 부리고 담배와 술을 먹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 안하무인이고 좌충우돌이다. 학교 폭력은 순식간에 일어나고, 학생 10명 중 1명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급기야 올해 3월에는 미국 LA 학교폴리스제도를 가져와서 시행하고 있다. 학교경찰이 폭력학생을 지도하는 지경에 왔다. 현재는 학교폴리스가 학교 교사와 협력해서 선도하겠다는 의도이지만 결국 학교 폭력 문제만은 범죄행위로 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인 것 같다.

학교 폭력은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해가 갈수록 더 심각해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2병도 일본에서 생긴 말이다. 교사나 학부모에게 고3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중2병이다.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 학생보다도 부모가 더 문제인 경우가 있다. IMF 금융구제 때 실직되거나 가업이 파산되어 큰 충격을 받은 세대들이다. 오늘의 학생 폭력문제나 스트레스가 그 때 이미 잉태된 것이다. 문제 학생을 지도할 때 가정치료가 함께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인터넷게임과 스마트폰 등에 온종일 노출되어 있다.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짜증나는 청소년기이다. 인터넷의 발달이 중2병을 심화시켰다고 하는 학자들도 있다. 씹씹, 개개 등을 입에 달고 말한다. 언어가 거칠고 직설적이다. 여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게 자기를 강하게 보이기 위한 의도인 것 같다. 항상 ‘나를 건들지 마’ 하고 경고하는 모습이다.
폭력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분노심과 욕구의 불만족에서 온다. 공부나 하는 일이 뜻대로 안 될 때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난다. 불안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불교에서 인간의 심정을 악하게 하고 갖가지 업과 번뇌를 일으키는 마음을 삼독심(三毒心)이라 한다.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을 말한다. 삼독심 가운데 중생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이 분노심이다.
<대승의장>에서는 “탐진치(貪瞋痴)를 독(毒)이라 한 것은 중생을 해치는 것이 독사나 독룡(毒龍)과 같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법화경>에 보면 전생에 석가모니로서 한없는 인욕행(忍辱行)을 실천하여 성불한 상불경보살이 나온다. 상불경보살은 “저는 당신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도를 닦아서 반드시 성불하실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며 사람들이 그를 업신여기며 꾸짖어도 능히 잘 참았다. 남을 괴롭히는 학생에게 나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친다.

학교 폭력의 예방 방안으로써 명상교육 · 인성교육프로그램 · 108배· 소원등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담은 템플스테이 체험은 학생의 폭력성을 치유하는 영약이 될 수 있다.

본래 악질적인 문제학생은 없다. 누구나 착한 부처의 성품이 있음을 일깨워주고, 학생 스스로 소중하고 위대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을 회심(回心)시켜 참된 학생으로 교화하는 첫걸음이다.

학생에게 자신의 본래 참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명상(선정)수행을 한다. 나와 친구가 깊은 관계를 갖고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공동체임을 깨닫게 하는 연기관(緣起觀)을 하고, 나보다 약하고 불행한 친구를 불쌍히 여기는 자비관(자비명상)을 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참된 마음과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한다. 선정을 통하여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조절하는 수련을 한다.

학생에게 일기쓰기나 학급문집 만들기 등을 통해서 학교에서 친구와 생활하면서 생겨난 이야기나 감정 그리고 친구관계 등을 기록에 남게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되돌아보고 절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게 한다.

중2병과 청소년의 폭력고(暴力苦)는 내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왜 폭력과 일탈된 행위를 할까’ 라는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여 학교 · 가정 ·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여 극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고통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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