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4월 30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네팔 등의 말과 관련된
목판 및 인출판화 등 100점 전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행복의 전령자, 판화로 보는 아시아 말의 세계’ 특별전을 1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고판화박물관에서 연다.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행복을 전하는 그림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살아서는 사람들의 소원인 꿈을 전달하고, 죽어서는 사람들의 영혼을 극락으로 전달하는’ 행복의 전령자인 말을 아시아의 판각문화로 승화시킨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네팔의 말 관련 목판 원판과 인출판화 등 100점의 콘텐츠가 전시된다.

이번 전시 유물 중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은, 복을 주는 그림인 정월 대보름 날 옥황상제가 복을 내려 준다는 풍속을 판화로 표현한 ‘천관사복(天官賜福)’과 섣달 그믐날 조왕이 복을 주신다는 풍속을 판화로 표현한 산서지방 대표적인 연화(年畵) 목판인 ‘선화복수(善火福水)’이다. 또 49재 때 사용하였던 목판으로 죽은 망자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인 말을 탄 ‘일직·월직 사자’와 죽은 망자를 심판하는 염라대왕과 망자를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아미타부처님이 양면 2장으로 제작된 청나라 작품도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불화로는 남아 있으나 목판화로는 보기 드문 작품들로, 수집한 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일본작품인 ‘회본 고려악’ 판본은 1802년 발간된 채색 판본으로 중국과 일본의 명마들이 채색 삽화로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일본은 불교국가답게 열반도 등 불화에도 말이 표현되고 있으며, 말 관련 불화도 소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작품으로는 ‘불암사판 석씨원류(부처님 일대기)’ 판본에 부처님이 출가를 결심하고 말을 타고 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을 표현한 ‘유성출가상’이 주목된다. 또 민간에서 사용하였던 ‘신마’ 부적판화와 김유신장군 묘와 진성여왕의 묘에 조각된 12지신 탁본이 소개되고 있으며, 을묘정리의궤 등 삽화에 아름답게 표현된 말 관련 자료들이 선보이고 있다.

티베트, 몽골 말 관련 자료들은 타르초(기도깃발)라고 하는 깃발을 만들 때 사용하는 목판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그림의 중앙을 장식하는 말 문양을 풍마(바람의 말)라 하여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서양 사람들은 ‘Wind Horse’라 부르며 티베트에 가면 기념품으로 많이 사오는 작품이다. 바람의 말은 등에 타르초를 찍은 사람의 소원을 싣고 하늘로 올라가 하늘의 신에게 빌고 그 소원을 받아 내려와 소원성취를 이루게 한다고 하며 고원지대인 히말리야에서는 바람이 많아 기도깃발이 움직여서 하늘의 응답이 내려오는 듯 하여 히말리야 지방에 가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티베트, 몽골의 타르초 목판 중에서 뛰어난 작품 2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에는 ‘바람의 말’을 천에 찍어 기도깃발로 탑에 매다는 ‘소원성취 풍마달기 행사’도 함께 열린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청마의 기상을 얻어 새로운 도약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의도로 100 마리의 말을 모아 전시회를 기획했다”면서 “하늘을 나는 풍마의 기상으로 올 한해를 풍요롭게 맞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033)76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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