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기복성의 원력으로부터 발생했다. 그것은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소망하고 바라는 바가 없었으면 종교란 아예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역시 어느 종교나 매한가지다. 

이제부터 사찰은 기도철을 맞는다. 며칠 아니면 입춘불공을 하게 된다. 또 음력 정월 한 달 내내 정월불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봄철 방생기도를 올리게 된다. 기도는 종교와 신앙에 있어서 절대불가결의 신성한 의식이다. 이 의식을 통해서 기복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복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복이나 재운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이 때의 복의 개념은 종교와 신앙에 의한 구원이다. 가호이고 제도받음이다. 이보다 더 큰 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간에는 또 종교인들 일각에서까지도 기복은 부정하고 배타되어야 할 금기 사항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 기복이 바로 신앙의 가장 절실한 요소이다. 그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종교의 지도자들은 그 종교에 속한 신도들로 하여금 기도의식을 잘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도해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 기도를 대신해 주는 스님들로서는 당연히 그래야 마땅할 일이다. 기도를 올리는 마음은 그것이 곧 신심이다. 

복을 비는 마음, 그것은 곧 신앙이다. 그래서 기도를 바르게 올리도록 지도를 하고 도와주는 것은 종교를 지도하고 신도를 인도하는 성직자의 책임이다. 그리고 의무이고 사명이다. 이 책임과 의무와 사명을 져버려서는 안 된다. 또 기도를 지도하고 돕는 것은 그 자체가 포교랄 수가 있다. 그 기도를 통해 그는 가호를 받고 구제까지를 받기 때문이다. 또 견성까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도는 그것이 기복일지라도 거기에 신심과 포교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물질적인 이익만을 생각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조력을 하고 또 그 대행자로써 정성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기도가 성할 때 그 종교는 번영하고 그 신앙은 활발해진다. 

음력 정월 기도철을 맞이해서 사찰의 성직자들과 기도를 담당하는 교역자들은 이에 대한 문제를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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