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한지가 아직 채 백일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또 이번에는 대서양 연안에서 큰 재앙이 다시 발생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지진의 진원지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연안이라고 한다. 역시 아직 확실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약 2천명 이상의 목숨이 희생됐을 거라는 소식이다. 따라서 그 이재민도 보통 숫자가 아닐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은 인재와는 달리 천재지변이다.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적인 재앙이라는 점에서 더욱 참혹하다. 우리는 희생자는 물론 피해지역 주민과 이재민들에게 인류애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자비의 손길을 내뻗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불자로써 마땅히 보시와 자비를 베풀 줄 알아야 한다. 마침, 한국불교태고종 종단사간행위원회에서 스리랑카 지진해일 대재앙 100일을 맞이하여 그 피해지역을 방문하여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또한 그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위령재를 올리러 갈 계획이었다. 이 훌륭한 계획을 앞둔 즈음에 또 이런 불행한 큰 재앙이 발생했으니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우리의 힘이 미치는 데까지 도와주고 베풀어야 한다는 것뿐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 불자들은 스스로가 보살이 되고 부처님이 되어야 한다. 보살도 지장보살이나 관세음보살이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이 지장보살은 자신의 성불까지를 미루고 지옥중생을 건지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또 관세음보살은 고통 받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어디에 있든지 달려가서 구제해주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은 한량없는 자비로 뭇 중생을 제도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도 이번에는 그런 보살이 되고 부처가 되어서 저 이재민들을 위해 도우미 노릇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불자로서의 보람과 긍지도 느끼게 될 것이고 또 신심도 독실해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공덕이 무량하다. 그러나 꼭 공덕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내가 보살이고 부처라는 생각으로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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