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과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이 두통예방의 지름길


흔하면서도 원인을 알기가 어려운 병중에 두통이 있다. 그것은 두통이 생길 수 있는 병들이나 상태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양의학적으로 두통의 원인을 보면 크게 뇌신경의 염증, 직접적인 통증, 뇌혈관의 이상, 두부의 근육의 이상, 혈관계와 근육의 혼합형, 얼굴의 기관 즉 눈·코·귀에서 생긴 이상이나 염증, 기타 두개강(頭蓋腔)이나 목의 구조이상에서 오는 두통 심인성 두통 등으로 나눌 수가 있다고 한다.

치료를 할 때는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나누어서 여러가지 검사와 사진으로 감별진단을 하고는 있지만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만성이 많은지라 진단에는 애로사항이 많은 듯하다. 예를 들자면 만성적인 두통이 왔을 때 사진을 보고 혈관에 혈종이나 기형이나 출혈이나 경색 등을 확인해서 혈관계통의 두통이구나 하고 파악하기란 정말로 쉽지가 않다.

다들 사진을 찍으면 병소가 명료하게 나타나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결코 만만치 않다. 사람 얼굴이 다 다르듯이 뇌혈관의 모양도 다 다르고 또 변화가 있어봐야 미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설사 이상한 점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로 두통을 유발하고 있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급성의 경우에는 눈에 두드러질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두통은 거의 만성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급성(急性)으로 오는 두통에는 뇌출혈이나 경색을 꼽고 있는데 이것은 초기 대응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구토를 하면서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어지럽고 혈압이 올라 있으면 병원에서는 뇌증(腦證)으로 판단해서 MRI나 CT등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검사실에 자리가 날 때까지 응급실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런 경우에 꼭 해봐야 할 일이 손발가락의 사혈(瀉血)이다. 이 사혈은 한의에서 급체(急滯) 졸도(卒倒) 중풍(中風)등에서 맥이 빠른 경우 응급조처의 비방으로 기혈을 사지팔다리로 순환 시킬 때 많이 쓰는 방법이다. 보통 맥이 빠르다는 것은 열이 있을 때나 혈압이 상승하고 있을 때 심장이 빨리 뛰는 등 뇌압이 높아질 수 있는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맥이 느린 경우에 사혈을 한다고해도  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그렇다면 일단 뇌증이 의심될 때는 무조건 사혈을 해보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해봐서 최악의 경우라도 부작용이 없고 최선의 경우에는 불귀의 객을 구출할 수 있는 이런 방법을 응급실에서는 왜 하지 않는지 항상 안타깝게 생각한다. 병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라도 사혈을 미리하고 가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한의에서 머리는 몸에서 가장 맑고 가벼운 기운이 올라가서 모이는 장소로 판단하고 있다. 또 오장육부의 가장 맑은 기운이 모여 있으며 오장의 기운이 발현되는 장소로 보고 있으며 원신(元神)이 있는 장소로 보고 있다. 또 정기(精氣)의 통로인 척추(脊椎)를 통해서 몸 전체에 정기를 보내며 모든 행동의 중심점에 해당하며 모든 양경(陽經)이 모여서 만나는 곳이며 병리적으로 풍(風)이나 열(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한마디로 머리는 열 받으면 안되는 곳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요즘 근자에 이르러 청뇌(淸腦)요법이라고 주장하는 치료법도 머리에는 맑고 찬기운이 많이 모여야 한다는 이 이론에 입각한 것이다. 머리가 열을 잘 받을 수 있는 요인과 사람들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첫째, 체질적으로 열을 잘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기는 인삼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少陽人)들 중 상열(上熱)이 잘 되는 사람들이나 열성태음인이나 위열(胃熱)이 많은 사람들이나 간(肝)기운이 실하여 열이 잘 올라가는 사람 즉 중풍체질들이 이에 해당한다. 보통 다혈질이 많다.

둘째, 칠정(七情)과 구기(九氣) 즉 감정이 격하거나  울증(鬱證)이 심한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감정도 기혈에 영향을 미쳐서 병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중 노(怒)하기를 많이 하거나 생각(思)을 많이 하면 화(火)가 생긴다고 본다. 프로바둑기사들 중에 대국(對局)을 할 때 머리를 식히려고 물수건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또 스님네들이 상기증(上氣症)이 생기는 것도 이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셋째, 과식(過食)과 폭식(暴食) 그리고 면류(麵類)와 술 이것이 위(胃)에 열(熱)이 생기게 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이다.

넷째, 오장육부(五臟六腑)가 허해지거나 피곤이 많이 쌓이면 체질에 따라 열이 생기고 두통은 물론 불면까지 오는 사람들이 있다.

다섯째, 등과 목에 해당하는 부위는 발산을 하는 부위인데 여기가 굳어있으면 열이 잘 올라간다.

여섯째, 몸의 진액이 모자라져서 열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일곱째, 면류 술 여자를 자주 함께하면 신장(腎臟)을 상하게 되어 열 조절을 잘 할 수가 없게 된다.
기타 많은 것이 있지만 위에 열거한 정도가 가장 중요하며 한의에서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치료의 경과도 또한 많이 다르다. 언젠가 무술을 하다가 주화입마에 들었다고 주장을 하면서 상기증을 동반하면서 10여년간 머리가 한번씩 아프고 목뒤로 항상 뻐근하고 아프다는 환자가 있었는데 신장(腎臟)을 도우는 약을 꾸준히 써서 완치가 된 적이 있었다. 머리가 아파서 왔지만 병은 신장에 있다고 본 것이다.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은 맘을 편안히 하고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 물론 체질에 맞는 양생법을 같이 겸하면 금상첨화이다. 특히 두통은 화가 근본인 만큼 열 받는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가 존경하는 사람의 어록 중에 “미워하는 마음은 먼저 자기마음이 지옥이다.”라는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이야기이다.  “성 안내는 그 얼굴과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고 바로 본인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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