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심(生死心) 해결하겠다는 굳은 발심으로 수행정진 하세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생로병사의 고(苦)를 물리치기 위해서 출가 수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성불하고 나서 인생과 우주를 보시고 “본래 생사가 없더라”는 것을 확연히 깨달으셨어요. 본무생사(本無生死)의 진리를 깨달으신 것이지요. 해탈(解脫)은 나고 죽음이 본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부처님 법은 늙어가는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죽어가는 사람을 죽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래 늙음이 없고 본래 죽음이 없는 생사일여의 진리를 깨닫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생사심(生死心)이 벌컥벌컥 일어납니다. 모든 것을 자기본위로 생각하기에 자기 마음에 무엇인가 불만족스러우면 지금까지 잔잔하던 마음이 금세 울퉁불퉁해 지면서 얼굴에 핏줄을 세우고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상대방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불평불만을 쏟아냅니다.

무엇이든 자기만이 옳다고 여기기에 남의 조언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고 멸시하며 혹은 원통해 하고 심지어 미워하고 원망하며 보복할 생각까지 가지는 것이 생사심입니다. 생사심은 작은 일, 큰 일 가리지 않고 한번 일어나면 누구를 막론하고 주위 형편 또는 불만이 얼마나 큰 가에 따라 불쾌함, 노여움, 불만, 초조, 긴장, 공포감, 두려움 등으로 일어납니다.


         108배도 좋고 참선이나 염불, 진언, 독경, 사경 등 그 어느 수행이라도 좋아요.
                       반드시 매일 시간을 정해 기도하고 수행해야 우리 업장을
                                           녹이고 성불할 수 있어요



우리가 불도(佛道)를 수행하는 목적은 생활 속에서 우리 마음속의 생사심을 잘 살피고 스스로 교화시켜서 제도하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이지요. 앞에서 일어나는 허물들을 생각해 보면 모두 나의 생각이 생사심을 일으키고 생각은 말을 지어내고 말은 다시 행동을 가져와 내가 원인을 짓고 내가 다시 그 결과를 받는 업보를 면할 수 없습니다. 이 원인의 결과에서 오는 장애를 업장이라 합니다. 업장이 다시 마장(魔障)으로 변하여 일상생활에 온갖 재앙을 불러오지요.

중생은 하루하루 업을 지으면서 살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속에 상대방이나 어떤 것에 걸림이 생기지만 때로는 알고 참아 넘기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되서  모르고 넘기거나 예사로 넘어가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고 있지요. 무엇인가 내 마음에 못마땅해서 끙끙 앓고 있는 이것이 바로 천 가지 만 가지 원망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매스컴에서 ‘욱 범죄’ 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평범한듯 보이는 사람들이 순간적인 분노와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욱’ 하는 마음에서 저지르는 강력범죄 뉴스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욱 범죄’는 대부분 사회적 문화적 소외와 냉대, 심리적 열등감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종교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불자들은 평소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한순간의 생사심은 내 자신을 멸망시킬 수도 있고 내 가정을 파괴시킬 수도 있으며 또  사회와 나라까지도 망치게 될 수 있는 씨앗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불자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인가 마음에 만족스럽지 못하고 밉다 곱다 옳다 그르다 하며 걸림이 생길 때 원망하거나 보복하지 말고 그 상태를 잘 관찰하여 그것이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항상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정진을 해야 합니다. 말과 생각은 많이 쓰면 쓸수록 탈이 생기는 법이지요.

정인(正仁)스님은 1976년 월현사에서 경월당 행법스님을 은사로 출가. 1996년 사미계 수지, 2004년 봉원사에서 혜초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부산서부교구종무원 지방종회의원과 지방종회 부의장을 역임하고 현재 부산서부교구종무원 지방종회의장을 맡고 있다. 스님은 지난 2011년부터 한 달에 1~2회씩 부산 동의의료원에 나가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법문을 해주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천지만물은 순간순간 찰나에도 그냥 머물지 않고 생멸하고 변화함으로써 모두가 무상(無常)한 것이기에 어떤 것이나 어떠한 상황도 마음에 새기고 집착할 것이 없다는 것이 부처님 말씀입니다. 그러나 중생들은 분별 망상으로 말미암아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생사심을 일으키고 있지요. 우리들이 이러한 참 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이로움과 영리목적을 위해서 원망하며 보복하고, 옳다 그르다 시비하면서 일생을 무명(無明)과 망심으로 인하여 생기는 생사심으로 살아가니 성인(聖人)이 볼 때는 중생이 너무나 불쌍하고 가련하고 애처롭다고 하시는 것이지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죄업을 계속해서 지을 때 당장에 그 과보가 나타나지 않다보면 죄 지은 것도 모르고, 당장에 잘못되는 것도 없다보니 ‘괜찮겠지’ 하고 그냥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당장에 지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내 안에 그 죄의 업장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잠시 보이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분명 인(因)과 연(緣)이 닿는 그 인연화합의 순간이 오면 죄의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모르다보니 당장에 돈 좀 더 벌고, 명예나 권력, 지위 좀 올라가는 일이라면 아무리 나쁜 짓이라도 쉽게쉽게 저지릅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은 괴롭고 힘겹더라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의연히 걸어갑니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이 법계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잘못된 길을 택하지는 않겠지요.
또, 열심히 수행하고 남들을 위해 열심히 베풀면 누가 알아주나,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 같고 많은 의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수행해도 공부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공부 한 것의 공덕이 수치적으로 딱 나타나지 않다보니 이 수행이 내 삶에 도움이 되긴 하나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법계의 인드라망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하나라도 철저하게 결과를 가져오는 법입니다. 사소하게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지었더라도 분명히 그 과보는 언젠가 받게 되듯, 부처님 전에 절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독경하는 수행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우리 안에 수행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수행하는 일은 죄의 업장을 녹이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며, 크게는 성불인연을 짓는 일이라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108배도 좋고 참선이나 염불, 진언, 독경, 사경 등 그 어느 수행이라도 좋아요. 반드시 매일 시간을 정해 기도하고 수행해야 우리 업장을 녹이고 성불할 수 있어요.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무시이래로 수많은 업장을 쌓아왔습니다. 금생에 나는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요’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길거리를 걷다가 얼마나 많은 생물을 밟아 죽였습니까.

또 본의 아니게 사소한 거짓말을 한 적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한 적도 많을 것입니다. 어릴 때 장난으로 잠자리나 개구리, 물고기 등 생명 있는 것을 재미삼아 잡아 죽인 적도 많고, 나이가 들면서 욕을 하거나 양설(이간질 하는 말), 허언(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하는 말) 등을 한 적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주 참회를 해야 합니다. 참회는 수행의 근본이예요. 참회는 미혹한 나를 청정한 나, 깨달은 나로 나아가게 합니다. 목욕을 하면 우리 몸이 깨끗해지지요. 그러나 목욕을 한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참회도 한번 하고 그만 둘 일이 아니지요. 세세생생 사바세계를 벗어나는 그날까지 계속해 자신을 돌아보세요.

부처님의 출세간법(出世間法)은 여러 사람들을 모두 함께 잘 사는 길로 이끌어 주는 반면에, 세간법(世間法)은 상대의 것을 빼앗아서 자신이 잘 사는 길로 가는 거예요. 그러므로 상대에게 또 다른 빼앗김으로 인해서 결국에는 모두가 고통스런 삶이 되어 버립니다.
불자들은 부처님 법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고통이 적어지면서 하는 일이 술술 잘 풀립니다.


           기도의 본질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공양 올리려는
             마음도 나오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도 나오며 감사한 은혜를 갚겠다는
                                회향과 보시의 마음도 나오는 것이지요



생사(生死)를 파(破)하려는 마음이 굳세어야 하고, 세상과 몸과 마음이 생사와 더불어 모두 거짓 인연이며, 실다운 주체가 없는 것이라고 간파해야 합니다. 즉, 몸은 잠시 빌린 것이고, 세상이라는 곳은 이러한 상황에서 그런 사람들이 잠시 모여 있는 곳이니, 이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간파해야 합니다.
사바세계 오탁악세(五濁惡世)에 태어난 우리 말세 중생은 공부하는데 장애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먹고 사는데도 장애가 있고 모든 일을 하는데도 걸림이 있으며 마음공부를 하는데도 과정이 복잡합니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일심으로 염불수행 하기를 권합니다.

염불수행을 하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굳게 믿는 마음입니다. 극락을 믿지 않으면 그곳에 갈 수도 없고, 부처님의 말씀을 믿지 않고 부정해 버리면 성불은 꿈도 꿀 수 없어요. 우리 모두 바른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는 극락에 가겠다는 발원입니다. 가까운 곳도 내가 가고자 하는 마음을 내야 갈 수 있는 것처럼, 극락에 가서 아미타부처님을 만나서 불법을 수행해야겠다는 발원을 하셔야 해요. 세 번째는 염불수행을 해야 합니다.

염불수행을 하면 업장도 소멸되고 질병이나 고통에서 다 벗어나게 돼요. 염불에만 마음을 두면 정신이 집중되고 번뇌가 제거되며, 나아가 깨달음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기도의 본질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 우주법계에 감사하고 부처님께 감사하고 하늘과 땅에 감사하고 부모님께 감사하고 선생님께 감사하며 농부 등 나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 그 마음이 기도의 본질이고 모든 수행의 뿌리가 되며 불성을 일깨우는 순수한 깨우침이 됩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공양 올리려는 마음도 나오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도 나오며 감사한 은혜를 갚겠다는 회향과 보시의 마음도 나오는 것이지요.

요즘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가 되어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절에 오시는 신도분들도 나이 많은 분들이 많으시지요. 나는 법회나 가끔 법문 나가는 대학병원에서 다음과 같이 몇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늙으면 설치지 말고 미움 살 군소리를 하지 말고, 그저 남의 일에 칭찬만 하세요. 둘째, 자식들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묻거들랑 가르쳐주되,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나이를 내세워 모든 일에 이기려 하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이 원만하게 살아가는 비결입니다.

넷째, 젊었을 때는 열심히 벌고 나이 들수록 돈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한 푼도 가져 갈 수 없는 것을 명심하고 많이 베풀어 무주상보시의 공덕을 쌓아야 합니다.
다섯째, 내가 왕년에 어떠했는데 하는 과거의 일은 다 잊고 지금 현재 열심히 수행하고 남을 위한 봉사를 하도록 합시다. 여섯째, 내 자식 내 손자와 가까운 이웃들에게 존경받는 노인이 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일곱째, 한 가지 취미라도 갖고 건강에 신경 쓰면서 항상 자기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즐겁게 삽시다.

부처님 법을 배우는 불자들은 나이 들수록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화는 가급적 내지 말고 말은 조심하면서 늘 수행정진하며 주위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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