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지방간(脂肪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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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肝)은 해부학적으로 우리 몸에서 가장 무거운 장기이며 횡격막(橫膈膜) 바로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우측에서 좌측에 걸쳐서 젖가슴 아래 갈비뼈 안에 잘 보호 되어 있다 <그림1, 2>.

간의 기능은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물질(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무기질 등)이 가득 든 혈액을 문맥(門脈)을 통해서 받아들여 이들을 변화·처리·저장 및 해독을 한다.

또한 혈액의 구성성분이나 혈구 등을 생성 또는 파괴 시키며 기타 인체 내에서 필요한 물질을 합성 하는 등 한마디로 몸의 화학공장이라 할 수 있다.

지방이 간세포에 많이 침착되어 있는 것이 지방간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요사이 몇 년은 겨울과 여름 두 계절만 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여기서 가을과 겨울이 있다는 것이 대사에 어떤 의미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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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냐 하면 체온유지와 굶주림에 대비하기 위하여 피하지방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굶주리는데도 피하지방이 발달 할 수 있다는 이 역설적인 이야기는 생명현상의 지혜 중의 하나이다. 자주 굶어본 인체는 굶었을 때를 대비하여 잘 먹을 수 있을 때 지방을 많이 축적하여 지방층을 두텁게 해서 다음에 올 굶주림에 대비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잦은 단식과 폭식이 오히려 비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며, 일시적으로 다이어트에 성공을 한다 하더라도 생활패턴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오히려 더 심한 고도비만이 되는 요요현상이 올 수도 있다.

피하나 복부에 지방이 많이 저장이 되어 있다면 혈중이나 간(肝) 등에도 당연히 지방이 많이 쌓여 있게 된다. 좀 비만해 보여도 건강한 상태에서는 심각하게 지방은 없을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비만한 사람들이 보통은 조직이나 간세포에 지방이 많아지게 되어있으며 이로 인해 간이 커지게 된다. 간 큰 남자는 용감무쌍의 대명사이지만 이렇게 커진 간은 오히려 간의 기능을 약하게 하여 별 쓸모없는 남자가 된다.

이렇게 지방이 평균이상으로 많이 간조직에 침착되어 있는 상태를 지방간이라 한다. 지방간은 소식하고 운동하라는 몸의 경고로 볼 수 있다. 지방간은 현대인들한테는 참으로 흔한 상태이다. 운동을 싫어하며 사무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중 배가 좀 나온 사람들은 거의가 지방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마른 사람들한테도 지방간은 있을 수 있다.

지방간은 간기능에는 크게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방간은 본인은 모르고 있다가 건강검진을 했을 때 혈액검사 소견에서 간수치(ALT, AST)가 높아지거나 해서 복부초음파검사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은 만성적인 피로나 과로 등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비만하며 또 운동량이 모자라 근육 등이 약해져 있어서 체력과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한마디로 지방간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일 뿐 실제로 간에 있는 지방 때문에 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지방간은 가벼운 정도면 병이라고 볼 수가 없지만 중증으로 들어가게 되면 간세포내에 쌓인 지방이 간세포를 압박하게 되고 그러다가 간세포의 괴사가 일어났다가 재생하면서 생긴 흉터인 결합조직에 의해서 간의 특징인 프레임워크가 깨어지게 된다. 이것이 계속 반복이 되어 간의 대부분이 흉터 덩어리가 되어 퍼지게 되면 경화가 된다.

지방간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해당하지만  피임약 등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 등의 제제를 오래 복용하는 사람들에서 지방간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급작스러운 다이어트나 체중감소를 위해 수술을 한 후에도 지방간이 올 수 있다.

알콜중독이나 당뇨나 기타 대사성 질환이 있어서 오는 경우가 상당부분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가 단순비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단순비만이란 병이 없이 비만이 온 것을 말한다.
다들 지방간이라면 간이 아주 나빠진 것으로 아는 분들이 많은데 특별한 다른 검사소견에서 이상이 없다면 식사를 줄이고 운동을 하라는 신호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이 있다면 생활패턴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도비만의 경우 여러가지 다이어트 약제나 체중 감량 수술을 해당 전문의와 상의 후에 아주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치료에 따르는 조심해야 할 상황과 부작용이 참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체중 감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간보호제로 알려진 약제들이 오히려 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예전부터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피로회복제로 알려진 구연산만 하더라도 간독성이 보고된 논문이 있는 실정이다.

간에 좋은 운동으로는 가벼운 뜀뛰기나 줄넘기 트위스트 등이며 국민체조 중에 옆구리운동이나 등배운동을 권할 만하다. 그리고 항상 감탄하지만 절이 참으로 좋은 운동이다. 108배를 꾸준히 하면서 하심(下心)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그것도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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