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계는 千聖 세우는 땅 萬善이 생겨나는 터
일체중생이 무생계로 불도 이루는 길 나가야

 

먼저 구족계에 대한 설명이다. 부처님 성도 당시에는 사제 팔정도의 법으로 제자들을 가르치셨다. 제자가 되고자 하면 “선래비구(善來比丘)여 잘 왔도다, 비구여” 하면 자연히 삭발 수염 등이 깎아지고 가사가 입혀졌다고 하는데 그만큼 여러 말씀이 필요 없고 성품이 순수한 때임으로 말 한마디에 순순히 순응하였다는 뜻이었으리라.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12년 후에 수제나(須提那) 비구가 음계를 범하므로 불음계를, 단니가(檀尼迦) 비구가 당시 왕의 숲 나무를 몰래 베어감을 경계하여 불투도를, 물력가난제(勿力伽難提) 비구가 살인을 함으로 불살인계를, 또 미후강가에서 수행하던 비구들이 ‘나는 상인법을 얻었다’, ‘나는 아라한 선정을 얻어 신통을 얻고 남의 속도 아는 타심통을 하였다’고 거짓말을 하여 신도들의 이양을 탐함으로 불망어계를 설하였다.

이와 같이 제자들이 잘못을 범함에 따라 수범(隨犯) 수제(隨制)라 하여 율을 제정하게 되어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가 생겨나게 되었다.

사미 사미니계는 부처님 성도 후 10년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가 이성(異性)에 눈뜨지 못한 나이 어린 15살 때 출가해 제정됐다. 상수제자 사리불을 시켜 사미십계를 설한 것이 사미계의 시초이다. 사미니 십계도 마찬가지로 시집가지 못한다는 것을 삽입해 제정됐다.

부처님 성도 후 5년, 정반왕이 돌아가시자 마하파사파제 즉 마야부인 동생은 대애도 비구니가 되고 야수다라 공주 등과 석가 종족 500명의 여자들이 출가하니 동녀들은 사미니가 되었다. 이것이 사미니의 시작이다. 식차마나니는 사미니에서 비구니계를 받기 전 18세에 식차마나니 6계를 받아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계로 부처님 성도 12년에 설하였다.

대승보살계는 보살신앙이 확대되면서 제정된 것이다. 소승계를 자기 수행만을 목적으로 제정한 계라 한다면 대승계는 몸과 마음, 자리(自利)는 물론 타인을 먼저 위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보살계의 설주(說主)는 노사나 부처님으로 돈계(頓戒)를 설하였다. 돈계란 점점 설하는 점계(漸戒)가 아니라 단박에 설한다는 뜻이다. 소승계는 범함에 따라 차례차례 계를 제정한데 반하여, 돈계는 마치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로 한꺼번에 찍듯이 몰록 설함이 특징이다. 그러니까 광명으로 한 번에 보여주고 설하는 계란 뜻이다. 대승계는 부처님 성도 당시에 설하였다고 전해진다.

대승보살계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계를 받는 자나 안 받는 자나 할 것 없이 공평히 지켜야 할 계요, 두 번째 출가 수행자가 지켜야 하는 계와 세 번째 재가(在家) 신도들이 지켜야만 하는 계, 3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살도음망은 출가자 제가자를 막론하고 다 지켜야 할 계이며 출가자는 불법을 정확히 잘 알고 신도들에게 여법히 설해주며 위의를 잃지 말아야 하고 신도 시주물은 공평히 대중에게 분배해야 한다. 신도들은 스님들을 별청하여 공양해 드리지 말고 공평히 공양해야 하며 항상 스님들에게 법을 청해야 한다.

최상승(最上乘) 무생계(無生戒)와 관련 무생계는 천성(千聖)을 세우는 땅이요. 만선(萬善)이 생겨나는 터이다. 터전을 다스리지 않으면 성과 선이 어찌 설 수 있으랴. 고해(苦海)를 건너려면 반드시 자비의 배를 빌려야 하고, 어두운 거리를 밝히려면 반드시 지혜의 횃불을 밝혀야 한다. 그러므로 일체중생이 이 계법을 받지 않고서 불도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계법은 온갖 형상 있는 존재이거나 형상 없는 존재이거나 막론하고 모두 받아 지녀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몸소 말씀하시고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전해주신 것이다. 모든 부처님은 이 무생계로 말미암아 도를 이루고, 모든 보살은 이를 의지하여 인행(因行)을 완성하고 청량(淸凉)함으로써 번뇌를 없애 영락(瓔珞)으로써 장엄하였다. 이 계 안에서는 유정 무정을 가릴 것 없이 모두 능히 번뇌 없는 법신을 성취할 수 있다.

-담양 용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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