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준수로 태고문손 자부심과 적자종단 전통 지켜야
계가 마음 다잡는 것이라면 율은 사회질서 유지 의미

 

지난 10월 27일 제19차 구족계 수계산림을 통해 총 60명의 비구 비구니가 우리 종단에 새로이 탄생했다. 한 시간 반 이상 호궤합장하면서 초롱초롱한 눈매로 청정하게 갈앙하면서 수계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보며 청정계를 지키려는 맹세의 마음이 참으로 절실하고 순수하게 다가왔다. 전계사나 삼사칠증 스님들도 다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총무원장 호명 스님께서는 “종단이 살아야 종도가 산다”는 말씀으로 화합을 강조하셨는데 사부대중은 부처님의 제자이므로 부처님의 정계를 의지해 질서와 화합을 생각한다면 종단의 화합은 아주 평화롭게 이루어질 것이다.

『범망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의 계는 부처님이나 보살만이 온전한 계를 지킬 수 있지 모든 수행인은 편계(片戒), 즉 부분적으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우리 종단은 대승종단이므로 어떠한 계도 다 받아 지녀야 하고 근기 따라 지켜야 한다. 그것이다.

우리 종단이 세계불교가 공인한 대승종단이자 태고문손이라는 자부심과 적자 종단임을 생각할 때 계율을 통한 수행전통은 앞으로도 잘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계율에 대한 의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 전반적인 계율에 대해 고찰해보자.

Ⅰ. 계란 무엇이며 계가 생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Ⅱ. 계와 율의 차이점과 계율의 종류는 무엇인가?
Ⅲ. 계상(戒相)과 계체(繼體)는 무엇이며 왜 모든 계를 꼭 받아야만 하는가?

우선 이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설명을 해보겠다.

Ⅰ. 계란 무엇이며 계가 생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계란 행위란 뜻으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선행을 말한다. 우주가 생성된 이래로 자연과 함께 많은 생명이 공존함에 이르렀고, 뭇 생명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탄생함으로서 영겁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각자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인류 최초에는 광활한 대지, 드넓은 바다, 큰 산, 험한 계곡 등의 자연에 압도돼 자연숭배 사상이 자연히 생겨났다. 또 대자연 속에서는 공룡이나 호랑이, 사자, 곰 등 무서운 맹수들이 인간 생명을 위협함으로써 인간보다 더 힘센 동물들을 숭배하는 토템(Totem)신앙도 발생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건국 신화다.

지난 10월 27일 봉행된 제19차 구족계 수계산림에서 연비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봉행된 제19차 구족계 수계산림에서 연비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환인천제(桓因天帝), 즉 제석천왕(帝釋天王)의 서자(庶子)인 환웅(桓雄)이 인간세상을 탐구함으로써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봄에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 한지라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큰 뜻을 담아 천부인(天符印:풍백·우사·운사) 셋을 주어 인간을 다스리게 했다. 웅이 삼천인 천인대중을 거느리고 태백산정(묘향산) 신단수 아래에 신시(神市)를 건설하고 환웅(桓雄)천왕(天王)이라 했다. 천왕은 바람신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와 곡(穀) 명(命) 병(病)형(刑) 선악(善惡) 등 인간의 360여사를 맡아서 다스리고 교화했다. 그때 일웅(一熊) 일호(一虎)가 같은 굴에 살면서 사람이 되기를 신웅(神雄)에게 비니 신웅이 신령스런 쑥 한 줄기와 마늘 20개를 주며 “100일 동안 먹으면서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되리라” 했다. 곰과 호랑이가 21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참고 견디는데 호랑이는 참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하고 곰은 여인이 되었다. 웅녀(熊女)는 혼인해 주는 이가 없어 신단수 아래서 임신하기를 간절히 기원함에 환웅이 청년으로 변신, 그녀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으니 그가 바로 단군 왕검이다. 이것이 토템신앙에서 유래한 대표적 신화다.

다음에는 어떠한 행위를 금기시하는 터부(Taboo) 신앙이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관습으로 굳어진 행위를 말하는데, 예로 정초에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당산재를 지내는데 일주일 정도는 당제주가 이성을 금하고 채식하며 근신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호랑이는 개고기를 좋아함으로 일반인들이 산행(山行)을 할 때 개고기를 먹고 가면 호식당하기가 쉬우므로 개고기를 먹지 말라는 금기 또한 관습의 터부다.

또 샤마니즘(Shamanism) 신앙은 샤마나 사문(沙門), 중제자, 제사장 등이 초자연적인 신령과 정령에 접속하여 병자를 치유한다든지 민초의 소원을 빌어주는 행위로서 중제자는 윤리도덕의 사표가 되어 촌장이나 주술사가 되는 종교적 형태다.
이상의 자연숭배, 토템, 터부, 샤마니즘을 돌아볼 때 행복과 안녕을 추구하는 자연적 발상적인 선한 행위가 바로 선계(善戒)의 시작이다.

Ⅱ. 계와 율의 차이점과 계율의 종류

계는 윤리 도덕과 마음을 다짐하는 심계(心戒)를 말한다. 율은 계단과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한 율법으로서 위법할 시 신체를 구속하거나 몸으로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다. 계와 율 모두 선계와 선업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합쳐 계율이라 통칭한다.

모든 종교에는 계율이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에선 우리 불교의 계율만 논하고자 한다. 불교엔 △구족계 △사미·사미니계 △식차마나니계 △대승보살계 △최상승 무생계 등이 있다.

-담양 용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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