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기쁨 체험

 

위빳사나를 하면서 ‘삐-띠’(기쁨) 체험과 ‘위빳사나 지혜’ 체험은 의도가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의도를 일부러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일부러 보려한다면 오히려 장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물질을 잘 주시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감촉에 따른 ‘①좋은 느낌 ②싫은 느낌 ③(좋지도 싫지도 않은) 무덤덤한 느낌’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러한 느낌을 단지 알아차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이나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림’ 하게 될 것입니다. ‘단지 알아차림 하는 것’ 이것뿐입니다.

일차적인 ‘주 관찰 대상’은 물질입니다. 걸으면서 하는 명상, 즉 행선의 예를 들겠습니다. 단지 좁고 깊게 주시합니다. 발바닥에 의식이 완전히 달라붙게 합니다. 조금도 놓치지 않고 주시합니다. 여러분이 주시하는 힘이 깊어지면, 매우 세세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집니다. 그리하여 다른 번뇌나 다른 강한 현상이 파고들 틈이 없습니다. 주변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번뇌가 틈을 보지 못하는 촘촘한 알아차림이 지속됩니다. 이때에는 번뇌가 틈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대단히 상쾌하고 편안하고 가뿐한 상태’가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번뇌 없는 상태의 유익함’을 만끽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완전히 몰입해서 알아차림과 하나가 됩니다. 그래서 오직 발바닥에 대한 강력한 알아차림만이 세세하게 지속 됩니다. 빨리 걸을 때조차도 세세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집니다. 그러한 깊은 알아차림을 지속하다보면 알아차림의 힘이 깊어진 어느 순간 드디어 ‘삐-띠’ 즉, 기쁨현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발이 매우 가벼워집니다. 더 나아가서, 발에서 시원하고 상쾌한 미세물질이 일어나 온몸으로 퍼져가는 것을 뚜렷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힘을 주면 공중으로 떠오를 듯 가벼워집니다. 좌선에서 배의 부품과 꺼짐을 주시할 때도 기쁨현상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삐-띠’(기쁨) 체험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첫째, 작은 기쁨현상(Khuddakapīti)입니다. 소름이 돋거나 또는 닭살이 돋는 정도 또는 눈물이 흐르는 정도의 작은 ‘삐-띠’입니다. 둘째, 순간적 기쁨현상(Khaṇika pīti)입니다. 번갯불이 지나가는 것처럼 순간순간 일어나 순간순간 끊어지는 ‘삐-띠’입니다. 셋째, 진동하는 기쁨현상(Okkanikapīti)입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오거나 발끝에서 머리로 올라가며 진동하는데, 밀려드는 파도처럼 압도하듯 몸 전체를 천천히 견고하게 감싸고 풀어지는 ‘삐-띠’입니다. 넷째, 이동의 기쁨현상(Ubbega pīti)입니다. 몸의 일부가 움직이기도 하고 ‘삐-띠’의 힘이 강할 경우 몸이 위로 떠오르기도 하는 ‘삐-띠’입니다. 다섯째, 스며듦의 기쁨현상(Pharaṇa pīti)입니다. 기쁨현상이 온몸에 완전히 스며들어서, 온몸이 평온과 평화로 충만한 ‘삐-띠’입니다. 이렇게 다섯 종류로 분류 됩니다. ‘삐-띠’(기쁨) 현상을 경험할 때에 ‘활기찬 모습’이 선명하고 명백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서도 기쁨현상이 가득해짐을 선명하고 명백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도 활기를 띠게 됩니다. 이러한 마음을 조건으로 일어나는 ‘유익한 물질’들이 전신에 퍼지기 때문에, 몸은 더욱 활기가 넘치게 됩니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에서 기쁨과 상쾌함을 느끼는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체험은 ‘집중수행’의 경우, 며칠 또는 몇 주 만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즉, 체계적인 위빳사나 강의를 모두 숙지하신 분들이 (하루 종일 위빳사나를 하는) ‘집중수행’을 할 경우에 체험되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수행이 아닌 경우에는 얼마 만에 체험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집중수행이 아닌 경우에는, 이러한 체험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소소하고 다양하며 많은 유익한 점들을 늘려가는 것에 중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집중수행을 할 경우 강한 ‘삐-띠’(기쁨) 체험을 반복한다면, 머지않아 ‘위빳사나의 지혜’가 일어날 징조입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알려드린 ‘위빳사나의 중요한 마음자세’를 충실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욱 인내심 있게 수행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마하시 전승 위빳사나 ‘담마명상원’ 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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