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2단계 이상의 방역수칙 조치가 우리 일상에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 동절기로 접어들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벌써 2차 팬데믹이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코로나 상황을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오히려 대한민국은 코로나 대처를 성공적으로 잘하여 국내적으로 ‘K-방역’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었고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우리의 국가 브랜드는 한층 더 높아진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다. 우리는 지난 3~4월에 코로나19가 1차로 창궐하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제21대 총선을 치러내었고, 국민들의 생활용품 사재기도 없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모범적으로 잘 대처 하면서 해외 언론들의 평가는 칭찬 일색이다. 덩달아 국가의 신용도와 선호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이제 K-방역은 세계 방역정책의 표준이 되고 대안이 되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 ‘우리는 된다’ 는 인식의 변화가 생겨났다.

아직 마음 놓기에는 이른 감은 있지만 그나마 1단계로의 조정이 다행스럽고 반갑다. 조심스럽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명나눔 문화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계획으로 남양주시 불암사에서 생명나눔 산사음악회를 개최하였는데 임직원들과 봉사자, 회원들 상호간의 단합된 노력과 격려 덕분에 우려와는 달리 아무 탈 없이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었다. 관객 수의 제한은 있었으나 몸도 마음도 지친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는 호응을 얻었으니 그것으로 족했다. 한편 요즘 주말에는 마땅히 나들이 할 만 한 곳이 없는 불자들이 가족 단위로 산사를 찾고 있어 북적인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사찰의 주말 풍경이다. 스님들도 이들의 일상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9개월 가까이 산문이 닫혔었다. 잘 알다시피 이유는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지난 여름부터 불교계도 정부의 방역시책에 따라 적극 동참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부처님 뵈려고 산사를 찾았던 많은 신도님들이 허허로운 마음으로 하산하곤 했던 모습을 보았다. 불자라면 누구라도 그럴 법하다. 지금도 무기력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는 건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것은 SNS를 통한 소통과 홍보활동이 전부였다.

코로나 19의 종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종식된다 해도 후유증은 상당할 것 같고, 지금부터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불확실한 삶의 방향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완벽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이대론 안 된다” 산사음악회를 진행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코로나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걸. 그래서 달마는 ‘외출’을 결심한다.

지난 토요일 생명나눔 산사음악회에서 한국연예인야구협회와 “생명나눔과 함께하는 달마야 족구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왜 “달마야 족구하자”인가? 족구는 우리나라가 만든 독창적인 운동이고, 좁은 공간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사찰 경내에서 하기에 딱 좋은 공놀이기 때문이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운동으로 불교와 대중이 소통하는데 최적합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전국 사찰에서 스님들과 연예인들이 생명나눔 문화와 봉사활동 확산을 위해 “달마야 족구하자”라는 프로그램으로 사부대중에게 다가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가 우리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어느 순간 사회 기준이 언택트화 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불교계도 전통적인 수행방식으로는 전법은 물론 불자들과의 소통마저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깨달음도 일었다. 첨단시대 방송과 SNS 유튜브 수행자로 사부대중과 소통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대가 지속될수록 스님들이 주는 웃음과 교훈, 감성 등도 많은 위안이 되는 시대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겠다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산중 스님들이 안방에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TV화면으로 ‘재롱잔치(?)’를 젊은이들에게는 스마트폰(SNS) 속에서 ‘소통의 불교’를 전달하는 날을 상상해보면 즐겁지 않을까. 비로소 ‘달마의 외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교계도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사명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기에, 차제에 사찰도 스포츠를 통해서 찾아가는 불교, 나눔의 불교, 젊음의 불교를 위해 “달마야 족구하자”는 어떨까.

-생명나눔실천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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