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교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권’
실크로드 중로 중심으로 타클라마칸 사막 탐방

 

스테디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 우리나라 전국토를 박물관으로 만들며 문화유산답사 붐을 이끌었던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최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제3권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를 출간했다.

문화재 청장을 역임했던 유 교수가 알기 쉬운 명쾌한 해설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일약 베스트셀러로 등극시켰던 것처럼 이번 중국편 답사기도 독자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부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전편 1~2권에 이어 3권을 펴냈다.

한반도의 약 40배, 남한의 약 100배에 가까운 면적에 남북한의 약 20배가 되는 인구를 품은 중국의 문화는 긴 세월 우리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아 우리 문화유산을 보는 큰 거울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중국편 1~2권에서 실크로드를 찾아 여정을 서안에서 시작해 하서주랑과 돈황을 거쳤다. 이번 3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신강 위구르 자치구 오아시스 도시들과 타클라마칸 사막을 탐방한다. 현장법사와 손오공이 불경을 찾아 지나간 길이자 고대 동서 문명 교역의 중심으로 꼽히는 신강 지역 실크로드에는 환상적인 풍광과 다채로운 이야기가 넘쳐난다.

저자가 찾은 신강 위구르 자치구는 광대한 타림 분지를 중심으로 광활한 타클라마칸 사막과 고비 사막, 천산 산맥 ․ 곤륜 산맥 ․ 파미르 고원 등 거대한 산맥이 이어지는 대초원, 오아시스 도시들로 이루어진 중국 최대의 성(省)이다. 이곳은 실크로드를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눌 때 중부 구간에 해당한다.

사실상 실크로드라는 개념을 낳은 거대한 장애물인 타클라마칸 사막을 관통하는 구간인 만큼 좁은 의미로는 이 지역을 실크로드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또한 여기서 실크로드 북로(천산북로)와 중로(천산남로), 남로(서역남로)가 본격적으로 뻗어나가 동서 문명이 만나는 땅의 길을 이룬다. 즉 이곳이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실크로드 중에서도 진수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답사기’ 일정은 실크로드 중로의 오아시스 도시들을 거쳐 타클라마칸 사막을 종단한 뒤 남로를 달려 중로와 남로가 만나는 카슈가르에서 마치는데, 먼저 이제는 사라진 고대 오아시스 도시 ‘누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누란은 현재 없는 지명으로, 한때 실크로드 남로 상에서 번성했던 유럽 계통 사람들의 고대 왕국이다. 20세기 제국주의 탐험가들이 ‘누란의 미녀’ 미라와 거주지 등을 발굴하면서 ‘방황하는 호수’로 알려진 로프노르 호수 인근에 실존했음이 밝혀졌다. ‘누란을 지배하는 자가 서역을 지배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중국과 흉노 등 강력한 세력 사이에서 시달리다 5세기 중국 북위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다른 오아시스 도시들이 강국들에 지배되어도 삶의 터전을 존속해온 것과 달리 누란은 완전히 자취를 감춰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산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그 슬픈 사연이 답사객의 ‘로망’이라고 불릴 만하지만 군사지역으로 지정된 탓에 답사 일정에 포함되지 못했다”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저자의 실크로드 답사는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 투르판과 화려한 고대 불교문화를 간직한 도시 구차를 거쳐 옥과 불교의 도시 호탄, 파미르고원의 신비로운 설산과 호수를 앞에 두고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출간 이후 잠시 답사기를 멈추고 전공인 한국미술사로 돌아가 미뤄뒀던 작업에 매진하겠다는 저자는 “중국 답사기 세 번째 책으로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편을 펴내면서 제1권 돈황과 하서주랑, 제2권 막고굴 실크로드의 관문과 한 세트로 해 실크로드 답사기를 세 권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면서 “힘든 여로였지만 그만큼 실크로드 답사는 유익한 학승장이이었고 한 없이 즐거웠다”고 술회했다. 유홍준 지음/창비 펴냄/값 20,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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