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사 연구의 대가 성본 스님
“불교는 자각의 종교” 실천론 강조

 

중국선종사와 선어록 연구의 대가 성본 스님이 이번엔 선불교 입문서 『선불교 개설』을 출간해 주목받고 있다.

『선불교 개설』은 선불교의 사상 및 철학의 토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선불교 입문서이다. 이 책은 선불교의 개념, 선사상이 뿌리내리게 된 환경과 풍토, 역사적 배경, 자각의 종교로서의 선불교, 깨달음의 내용, 깨달음의 구조, 깨달음의 세계, 선의 교육, 선의 수행과 실천, 간화선의 성립과 수행 구조 및 실천 체계, 선의 전법 등 선불교에 대한 전반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인간성의 말살과 인간 소외 문제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에 자기 존재에 대해 새롭게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사상, 철학, 종교로서 선불교가 매우 가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선불교란 무엇인가? 불교와 선은 인도에서 발생했지만 선사상은 중국에서 완성됐다. 선불교는 인도에서 발전된 요가나 불교의 선정법이 아니라 중국 당나라에서 완성된 조사선(祖師禪)의 선사상을 말한다. 저자는 중국에서 완성된 조사선의 선불교는 단순히 산란된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신집중의 요가 명상이나 번뇌망상을 없애고 텅 비우기 위한 좌선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선불교는 불교를 비본래의 중생심에서 본래의 진여본성(본래면목)을 회복하는 발심수행과 청정한 진여본심의 지혜로 지금 여기, 시절인연에 따른 자기 본분사의 일을 창조하는 일상의 종교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사선의 완성자인 마조 도일(馬祖道一, 709~788) 선사는 이런 선불교의 입장을 “평상심이 바로 도[平常心是道]”라는 말로 정의했다.

저자는 선불교의 사상을 ‘각자 인생관의 혁신’으로 요약한다. 즉 선불교는 일체의 권위나 형식 관념에서 탈피하여 인간 각자의 본래 자연 그대로의 참된 자아[불성]를 깨닫고 지금 여기에서 지혜로운 삶을 창조하는 현실성의 종교라는 것이다. 즉 선불교는 제불여래와 조사가 일체중생은 모두 여래와 똑같은 불성과 지혜를 구족하고 있다고 설한 진여법[불법]을 각자가 여법하게 수행하고 깨달아, 각자가 제불여래의 지혜와 덕성을 이룰 수 있는 참된 인생관을 확립해 안심입명의 삶을 실천하는 생활의 종교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해도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날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물질 만능주의, 경제 중심의 사고는 생명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인간 상호 간의 신의와 인격적인 교류를 사라지게 했다. 물질 만능주의는 자기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상실하고 정신없이 경제적인 가치관에 매달려 허둥거리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상을 여실하게 드러낸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신체와 생명체가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과학적인 구명은 불가능하다.

종교의 세계는 육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종교는 체험을 통해 깨달은 마음의 눈으로 확인하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 전신(全身)으로 보이지 않는 자기의 인생을 무한하게 창조적인 삶으로 만들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의 눈을 갖는 것이다.

선불교는 각자 선의 체험으로 정법의 안목을 체득하라고 가르친다. 이런 선불교는 유일신, 절대자를 신봉하는 종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선불교는 나 자신의 번뇌 망념, 분별과 집착, 무지와 무명에서 벗어나 지혜를 터득하고, 괴로운 삶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선불교를 자각의 종교라 부르는 이유다.

저자는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지혜로운 삶을 사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정성본 지음/민족사 간/값 13,8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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