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교주가 구원자” 메시지 담아
종교평화위원회, 법적 대응 성명 발표
7월 30일 방송 삭제했지만 파장 커

신천지 기관지인 <천지일보> 산하 <천지TV>가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를 배경으로 제작한 동영상에서 불교를 폄훼하는 내용을 담아 물의를 빚고 있다. 통도사는 이에 대해 법적조치 강구 등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통도사 소임자들은 <천지TV> 방영내용과 관련 지난 7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동영상이 당초 촬영 허가 조건과 다르게 진행되었으며 불교를 크게 왜곡하는데 이용했다고 지적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TV>는 당초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계약서를 토대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상제작 취지를 크게 벗어나 불교를 왜곡하고 신천지를 홍보하는데 이용했다. 이에 통도사는 지난 7월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와 공문으로 해당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했으나 <천지TV>측이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동영상은 불교문화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신천지의 당위성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성경의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불이문을 설명하며 “불이문은 신과 인간의 합일, 영과 육의 합일이다”, 사천왕을 기독교의 천사장과 동일시하는 한편 “천왕문은 신앙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시련과 방해, 그 가운데 영들의 도우심이 있음을 일깨워준다”라는 등 해괴한 자의적 해석을 늘어놓고 있다.

진행자가 통도사 금강계단에 대해 성경의 구절을 덧붙여 자의적으로 왜곡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불교신문
진행자가 통도사 금강계단에 대해 성경의 구절을 덧붙여 자의적으로 왜곡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불교신문

 

결국 <천지TV>의 통도사 관련 방송은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것이 아닌 “성경의 요한계시록과 구원의 과정을 풀어 해석할 자가 구원자이고, 그가 이만희 교주라는 것을 불교교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요내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통도사는 ‘통

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함’ 이라는 목적에 주목해 촬영을 허가했고, 촬영은 지난 5월 11일과 12일 통도사와 영축산 일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7월 12일 <천지일보>와 <천지TV>에 올라온 ‘신앙의 노정 담은 천년고찰 통도사’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는커녕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가 세상을 구원할 진리’라는 그들만의 교리를 펴기 위한 도구로 통도사와 불교를 이용하는 내용이어서 불자들의 충격과 분노를 샀다.

<천지TV>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 7월 30일 오전 방송을 삭제했다고 <천지일보>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천지일보>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기관지로 알려져 있으며,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을 재림예수로 믿는 기독교 교단으로 최근 대구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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