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곡 스님, 전문적 학자 수준 발휘
“간결하고 분명한 문장” 읽기 수월

‘서하(西河)의 사자(獅子)’로 유명한 석상 초원(石箱 楚圓, 987~1040) 선사의 어록이 국내 최초로 발간됐다.

 

석상 초원 선사는 임제종의 정맥인 분양 선소의 제자로서 임제종 7세 조사다. 임제종의 선풍을 천하에 크게 떨쳐 ‘서하의 사자’로 불렸던 초원 선사는 스승 분양 선사에게 꾸지람과 욕을 먹고 망신을 당하며 깨달음을 열었다는 인물이다. 그로 인해 자신도 제자들에게 준열한 기봉으로 자비의 꾸짖음을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초원 선사가 선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그의 어록이 번역 출간된 적이 없다. 『임제록』이나 『육조단경』등 중국의 선어록이 수없이 번역돼 출간됐지만 『석상초원선사어록』이 번역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어록은 구어체로서 문장이 매우 어렵다. 뜻도 어렵다. 아무런 주어가 없이 추상적인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웬만한 실력이 아니고선 번역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책을 번역한 영곡 스님은 선어록 번역에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는 스님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어록을 보는 남다른 안목을 갖고 있는 스님은 2019년에 『분양선사어록』 3권과 『동산수초어록』 1권을 완역한 데 이어 이번에 『석상초원선사어록』을 번역했다. 이책들 모두 국내 초역(初譯)이다. 국내 출간 도서가 없다는 건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영곡 스님은 오로지 자신의 실력에만 의지해 이 책들을 번역해 냈다.

영곡 스님의 장점은 문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어려운 선어록의 의미도 분명하게 처리하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해 읽기가 수월하다. 주석을 다는 솜씨와 해제를 붙이는 솜씨도 전문적 학자 수준으로 탁월하다는 평이다. 영곡 스님 번역/민족사/값 32,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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