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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2020)년 07월 13일 월요일
【승한 스님의 집중 인터뷰】“목숨 걸어서라도 선암사 반드시 수호해낼 터”
【승한 스님의 집중 인터뷰】“목숨 걸어서라도 선암사 반드시 수호해낼 터”
  • 승한 스님(주필)
  • 승인 2020.06.30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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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

선암사 수호 위해 주지 출마
불보살님과 종도님들
가피 염원으로
1심에서는 승소
하지만 항소심은 4년째 계류 중
종도님들의 많은 도움 필요

서로가 주인이 되고
서로가 주인공이 되는
행정 펼치는 것이 평소 소신
寺中 ‘중진위’ 설치
공신력 확보해
사업 추진하고 있어

80, 9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 알리기 위해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도 창립
선암사 특별강원 등 통해
태고총림 선암사를
승려교육 요람으로 만들 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암사를 수호하고 싶어서 선암사 주지로 출마했다”는 시각 주지 스님은 “(앞으로도) 목숨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선암사를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형정숙 선암사 주재기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암사를 수호하고 싶어서 선암사 주지로 출마했다”는 시각 주지 스님은 “(앞으로도) 목숨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선암사를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형정숙 선암사 주재기자

 

선암사는 언제가도 편안하다. 밝고 친숙하다. 그 편안함과 밝고 친숙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문화유산답사의 대가 유홍준도 그에 대한 대답을 선뜻하지 못했다. 대신 짧게 한마디만 했다. “굳이 말하자면 선암사는 우리나라 산사의 전형”이라고. 그리고 그 “전형이라는 것은 평범하다는 뜻이기도 하여 그 특징을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선암사가 밝고 편안하고 친숙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으리라.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어떤 꾸밈과 가식도 허락하지 않은 ‘평범한’ 자연 그대로의 산사(山寺) 본연의 모습. 산사 입구부터 시작되는 해묵은 굴참나무 숲길이 그런 마음을 더 깊게 해준다. 오랜만에 마주한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의 모습도 해묵은 굴참나무 숲길처럼 그런 마음을 더 깊고 풍부하게 해준다. 밝고 편안하고 친숙한 마음으로 우리의 대화는 시작됐다.

승한 스님: 2019년 8월 27일 태고총림 선암사 31세 주지로 취임하신 뒤 1년 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소감 한 말씀 해주십시오.

시각 주지 스님(이하 시각 주지): 시간에 구속됨이 없이 여여롭게 살아가는 것이 수행자의 삶이라고 하는데 선암사에 들어와 산 뒤론 늘 시간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더욱이 주지로 취임한 지 몇 달 지나지도 않아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주지가 되면 실현하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있어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그렇다고 작금의 현실을 원망할 수 없기에 작은 성과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승한 스님: 2019년 10월 17일 선암사 대웅전 앞에서 봉행된 취임법회에서 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선암사 소유권을 둘러싼 대한불교조계종과의 소송 승소를 위해 전심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소송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돼 있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2019년 10월 17일 선암사 대웅전 앞에서 봉행된 취임법회에서 시각 주지 스님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년 10월 17일 선암사 대웅전 앞에서 봉행된 취임법회에서 시각 주지 스님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시각 주지: 소승이 선암사 주지에 출마 하게 된 동기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숨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선암사를 수호해야 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였습니다. 이유는 소승의 노스님이신 용곡 정호 대종사 때문입니다. 선암사가 한국불교태고종단의 유일한 총림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노스님의 역할이 매우 지대했습니다. 그러기에 후손으로서 당연히 노스님의 뜻과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1차로 진행된 소송판결은 불보살님과 종도님들의 가피력과 염원으로 훌륭한 변호사들과 양심적인 법관을 만나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항소심은 4년째 계류돼 있어 언제 재개돼 어떻게 결론이 날지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의 변호인단을 잘 유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조계종 측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재판비용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종도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지지와 성원 보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승한 스님: 스님은 또 그날 취임사에서 “본사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기획위원회를 두고 재적 스님 모두가 참여하고 함께 고민하여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구축해 재적 스님 모두가 주인이 되는 열린 행정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자평(自評)을 하신다면,

시각 주지: 임기 4년 동안 추진할 사업을 공식력을 확보해 연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중순께 가칭 ‘선암사발전중진위원회’를 24명으로 구성해 격식 없는 토론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 11월 사중회의를 거쳐 사업 당위성을 확보한 후에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1월 ‘중진위’를 재소집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세부적인 방법과 시기를 조정해 시행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현재까지 길을 막고 있는 형편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 소승의 입장은 언제나 공개와 소통입니다. 서로가 주인이 되고 서로가 주인공이 되는 행정을 펼치는 것입니다. 선암사 주지 소임을 하는 동안에도 그런 소신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승한 스님: 스님은 또 그날 취임사에서 “오랜 기간 수행하신 어른스님들의 역사적 고증과 가르침을 통해 선조사 스님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강좌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선암사가 지니고 있는 고요의 수행방법과 기도도량의 가치를 현대인들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미래불교를 선도하는 선암사로 거듭나겠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그 일환으로 선암사에 ‘전통강원 부설 특별강원’을 열고 2020년 4월 22일 입학식을 봉행했습니다. 스님께서 특별강원을 특별히 개설하신 이유와 앞으로의 교육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시각 주지: 현재 순천시는 문화도시를 추진하며 순천 고유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여 도시브랜드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순천시가 보유한 유형무형의 문화자산에 대한 활용 방안을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하고자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선암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사찰로서 세계적으로도 이미 인정된 곳인 만큼 선암사의 유·무형 자산을 순천시 문화도시 기반구축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순천시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선암사의 외형적 건축물과 함께 선암사만이 지니고 있는 불교전통의례(소리, 복식, 작법 등)와 생활방식 등 학술적 가치가 높은 여러 종류의 의식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원로 및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원형을 복원, 객관적 자료로 남김으로써 보존과 활용을 위해 지역 대학과의 연계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특별강원을 개설한 것은 종단에 구애 없이 시간이 없거나 기회를 놓쳐 교육을 받지 못한 모든 스님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며, 불교 전통교육과 시대에 맞는 혼용 교육을 통한 승려의 자질향상에 기여해 불교계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양성하려는데 있습니다. 현재 6개 종단 스님 27명(1학년 치문반 20명, 3학년 사교반 7명)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등교해 목요일 오전 11시에 하교할 때까지 엄격한 청규와 선암사 전통강원 습의 기준에 따라 공부에 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입학을 원하는 많은 학인 스님들이 등록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새 학년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더 많은 학인 스님들이 입학하리라 여깁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소승은 최소한 3년 뒤엔 백여 명이 넘는 학인 스님들이 선암사 강원으로 운집해 명실상부한 태고총림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더 뜻 깊은 것은 선암사를 방문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한 불자님들께서 후원회를 결성해 장학금을 기부해 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앞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고 교수진도 더욱 보강해 군소종단을 대표하는 위탁교육센터와 승려교육의 요람으로 태고총림 선암사가 거듭 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승한 스님: 스님께서는 2015년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활동해 오시는 등 환경운동에 대해서도 매우 열정적이십니다. 스님께서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동기, 이유는 무엇인지요.

시각 주지: 80, 90년대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군부독재정권의 폭압으로 세상에 바르게 알려지지 못하고 폄하되던 시절, 광주불교연합회의 젊고 의식 있는 스님 4명이 미래불교를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각사에 어린이법회, 청소년법회, 대학생법회, 청년회법회를 개설. 젊은 불자 육성에 매진한 결과 현재 그들이 광주·전남 불교계에 없어서는 안 될 인재들로 성장해 각 분야에서 훌륭하게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4명의 도반이 다시 중심이 돼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를 창립하였고, 사회사업의 표본이 되었으며, 현재는 지역 불교계를 넘어 각 사회단체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 불교 홍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선암사 전경.
선암사 전경.

 

승한 스님: 불교환경운동을 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시각 주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올해로 창립 13년이 되었습니다. 창립 초기부터 환경의 절대 필요성과 중요성을 성장하는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환경교육에 집중했습니다. 매년 약 6백여 명의 어린이·청소년들에게 환경교육은 물론 부처님 법을 전달함으로서 성장기 청소년들의 정서함양과 가치관 정립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 부모님들까지 자연스레 불교에 귀의하게 해 온 가족이 매주 진행하는 사업에 땀 흘리며 서로 돕고 함께 참여하는 모습에서 부처님의 위대한 법을 보고 느낍니다. 이 시대 어린이 청소년 포교는 진정으로 필요한 사업이며, 많은 투자를 해서라도 반드시·육성하고 장려해야 할 절대사업이라 생각합니다.

승한 스님: 스님의 출가인연이 궁금합니다. 몇 살 때, 어떻게 해서, 왜 출가하게 되셨는지요.

시각 주지: 소승은 28살에 출가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불교는 무지였죠. 모친께서는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수행을 하셨지만, 저는 사회생활에 파묻혀 정신없이 사느라 불교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모친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 그리 살면 죽는다.” 기가 막혔습니다. 결코 아들한테 할 말은 아니었죠. 하지만 하도 간곡하게 반복해 말씀하셔서 조건부로 수용했습니다. 3개월만 절에 들어가 피해있는 것으로요. 그래서 부처 불자도 모르고 죽는다니까 피해서 절에 들어 왔습니다. 그곳이 선암사였습니다. 지금의 은사 스님이신 상명 스님을 따라 아무 개념 없이 들어와 어떻게 하면 시간 보내기 좋은가 생각하며 어슬렁거리다가 5일째 되는 날 지금은 입적하신 모 스님으로부터 초발심자경문을 받아 읽던 중 그 내용과 뜻에 어찌나 감동받았던지, “그래, 이게 불교야”. “이게 부처님 가르침이구나”를 연발하며 마음을 굳힌 즉시 삭발을 해버렸어요. 제 머리를 깎아준 사람은 행자였습니다. 후에 “내가 네 머리를 깎아준 스승”이라며 놀리기 일쑤였죠.(웃음)

승한 스님: 끝으로, 평소 수행 지침 또는 생활 지침으로 삼는 경구나 선구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해석과 이유도 함께 들려주십시오.

시각 주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하라”입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누구나 자기 주관에 의한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나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 것, 나를 앞세우지 않는 것, 나의 언행에 책임질 수 있는 것, 이것이 법답게 사는 것이고, 수행자답게 사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시각 주지 스님은
1985년 선암사로 입산, 사미계 수지
2017년 중앙율원금강계단에서 구족계 수지
2006년 송원대학 사회복지과 졸업
2010년 광주·전남교구종무원 지방종회의원 당선
2011년 선암사수호대책위원 위촉
2013년 만덕사 주지
2014년 제13대 중앙종회 의원
2015년 광주·전남교구지방종회 제16대 의장
2015년 제14대 중앙종회 차석부의장
2019년 태고총림 선암사 제31세 주지
2019년 제15대 중앙종회 의원

-승한 스님(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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