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퇴전의 결의로 화두와 맞서길”

청산부동본래정 불염초충만난성

 

靑山不動本來靜 不厭草蟲萬亂聲

창해부주본래청 불선지류니탁수

滄海不住本來淸 不選枝流泥濁水

나무아미타불.

 

청산은 움직임 없이 본래 고요하나,

어지러운 풀벌레 소리 꺼리지 않고,

창해는 머무름 없이 본래 청정하나,

만 갈개 흙탕물 가리지 않네.

 

오늘은 하안거 결제일입니다. 앞으로 석 달간 수좌들은 참선에 전념하게 됩니다. 수행으로 불도를 이루는 것이 납자의 본분사이기에 안거와 비안거의 구분이 본래 없다 하겠습니다만, 굳이 안거 기간을 정하고 납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수행하는 것은 그 나름의 큰 의미가 있기 때

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탁마상성에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공부를 도반과 나누고 점검함으로써 서로의 공부가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자백집(紫栢集)』에서는 ‘수행은 쉬우나 오심(悟心)이 어렵고, 오심은 쉬우나 치심(治心)이 어렵고, 치심은 쉬우나 무심(無心)이 어렵고, 무심은 쉬우나 용심(用心)이 어렵다(修行易而悟心難 悟心易而治心難 治心易而無心難 無心易而用心難)’라고 하였습니다. 안거에 임하는 수좌들은 불퇴전의 결의로 화두에 맞서십시오. 혹여 좀처럼 공부가 나아가지 않는다고 하여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잘 안 되니 하는 것이 수행이고, 그러기에 계속하는 것이 수행이기 때문입니다.

태고총림의 대중들은 안거에 임하는 수좌들이 오로지 참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산재심산수여호 해재심수수여호

山在尋山誰汝乎 海在尋水誰汝乎

화중생연무명인 기인즉시본래여

火中生蓮無名人 其人卽是本來汝

나무아미타불.

 

산에서 산을 찾는 그대는 누구인가?

바다에서 물을 찾는 그대는 누구인가?

불 속에서 연꽃 피우는 이름 없는 사

람, 그 사람이 바로 본래의 그대라네.

 

불기 2564. 음 윤4. 15.

태고총림 선아사 방장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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