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는 전염성이 강한 악질 바이러스 괴질과 많이 닮았다.

 

음습한 곳에서 급속하게 전파되며, 자객처럼 숨어 있다가 간헐적으로 드러나 인류에게 참담한 상처를 주고 사라져간다. 둘 다 치료약을 찾기가 어렵다. 괴질은 인간의 육체를 집단적으로 병들게 하는데 반해, 사이비 종교는 인간의 정신을 집단적으로 파탄시켜 범죄·성폭행·금품·노동력 착취, 사기 등 사회적 질병을 야기 시킨다.

『맛지마 니까야』 전유경(箭喩經)에서 부처님의 제자인 만동자는 자신이 부딪힌 딜레마의 답을 부처님에게 요구한다. 그 딜레마는 ① 세상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지, ② 세계의 끝이 있는지, ③ 영혼의 존재 유무, ④ 부처님이 다음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지 여부다.

이에 부처님은 저 유명한 화살의 비유를 든다. “어떤 사람이 몸에 독화살을 맞았는데 독화살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이것을 본 친족들이 가엾게 생각하여 그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서 화살을 뽑는 의사를 데리고 왔다. 그러나 화살에 맞은 사람이 ‘아직 화살을 뽑을 수 없다. 나는 먼저 그 활과 화살이 어떤 활과 화살인지 알아야한다’고 주장하면 그는 결국 알지 못하고 그런 생각을 하다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부처님이 강조하신 것은 지금 현재의 이 시공간 속에서 올바르게 사는 방법이었다. 성인들은 공통적으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중시한다.

이에 반해 사이비 교주들은 공통적으로, 항상 ‘나중에, 거기’를 필사적으로 강조한다. 또한 교주를 병적으로 숭배하고, 전지전능하다고 믿게 하면서 ‘나중에, 거기’에서 복락을 누리려면 교

주에게 자신의 재산이나 노동력, 심지어 성(性)을 헌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판의 날 불구덩이 지옥에 떨어질 거라는 공갈을 친다.

2011년 사후 세계를 다룬 영화 『히어애프터(Hereafter)』란 영화가 주목을 끌었던 적이 있다. 영화를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에서는 죽음이란 주제를 다뤘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다.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소중한 삶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사이비 종교와 성인들의 가르침을 식별하는 구분법은 간단하다. ‘지금, 여기’를 강조하면 정견이요, ‘나중에, 거기’를 필사적으로 강조하면 사견이자 사이비다. 소설가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