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담〔悉曇, siddhaṃ, 성취(成就), 또는 성취길상(成就吉祥)이라 번역 한다〕문자는 표의문자이므로 글자 자체에는 뜻이 없으나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을 부여한 것이며, 중국에서 실담범자를 암기하는 방법으로 글자의 뜻을 부여했다고 한다.

 

실담자기의 자의와 대반열반경의 자의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실담자기는 (실)로 표시하고, 대반열반경은 (대)표시한다.〕

실담자기(悉曇字記)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지광(智廣, ?~806년 지음) 스님이 오대산에서 남인도 출신의 반야보리(prajñā-bodhi) 스승에게서 사사한 범어의 자형과 발음을 정리한 문헌으로서, 실담문자의 자음과 모음의 결합과 자음과 자음이 결합하는 방식을 최초로 18장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문헌을 말한다.

실담자기는 자모음 중 모음을 통마다(通摩多)라 하여 12자를 말하는데 다음과 같다.

1. 아(阿, a) 단음(短音) 본 불생(本不生, ajāta-pūrva, asaṃskŗta)

 

(실) 아(阿)자에는 단음과 장음이 있는데, 단음 아자부터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단음 아자는 본 불생(本不生)이라고 한다, 본래 생겨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몸은 인연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생겨나기 이전의 몸은 불생불멸인 것이다. 밀교에서는 아자가 말(언어)과 소리의 근본이며 어떠한 말과 소리에도 아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 아자는 파괴하지 못함이요, 흐르지 않음이요, 공덕이라 한다. 아자를 파괴할 수 없으므로 삼보(三寶)라 하고, 흐르〔遷流〕지 않으므로 여래(如來)라 한다.

2. 아(阿 ā) 장음(長音) 적정(寂靜, nirvāņa) 허공(虛空, ākāśa)

 

(실) 장음(長音) 아자는 적정(寂靜)이라한다. 곧 열반의 고요하고 편안한 모습을 말한다. 번뇌를 여윈 것을 적(寂, 고요)이라하고 고통과 우환이 끊어진 것을 정(靜, 조용하고 잠잠하다)이라 한다. 또는 허공(虛空)이라하기도 한다. 허공은 일체 제법이 존재하는 공간을 말한다. 허공에는 어떠한 것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대) 장음 아자는 아사리라고 한다. 세간에서는 성인(聖人)이라고도 한다. 아사리는 집착이 없고 욕심이 없으므로 만족할 줄 알아서 청정이라고도 한다. 또는 가르침이라 한다. 잘되고 못됨을 알아서 위의를 지키기 때문이다.

3. 이(伊, i) 단음 근(根)

 

(실) 단음 이(伊)자는 근(根, 인드리아, indriya)이라 한다. 지배적인 힘 혹은 생장시키는 힘을 뜻한다. 여기에서 ind 뛰어난 힘을 갖다. 즉 최승자재(最勝自在, 빠라마이슈바르야, paramaiśvarya)의 뜻이 있으며, 빛을 발하다 는 뜻도 있다.

근(根)에는 22근이 있다.

6근: 안, 이, 비, 설, 신, 의근의 인식기관

3근: 여근, 남근, 생명근을 생명을 낳고 유지하는 기관

5수근: 낙근, 고근, 우근, 희근, 사근을

5력근: 신근, 근근, 염근, 정근, 혜근을

3무루근: 미지당지근, 이지근, 구지근을 말한다.

(대) 단음 이는 불법(佛法)을 말한다. 범행(梵行)이 넓고 크고 깨끗하여 때가 없음이 보름달 같으며 이것을 부처님의 말씀이요 행이라 한다.

4. 이(咿, ī) 장음 재화(災禍, niryāņa)

 

(실) 장음 이(咿, ī)자는 재화(災禍)라 한다. 수행자의 생활에 어떠한 재앙에서도 벗어난다는 자재(自在)의 의미이다.

(대) 장음 이(ī)자는 부처님 법이 미묘하고 깊어서 얻기 어려우니 마치 자재천과 대범천왕의 법을 자재라고 하는 것과 같다. 자재란 걸림이 없는 것을 말하니 해탈과 열반을 이르는 말이다.

5. 우(塢), u) 단음 비유(譬喩, upamā)

 

(실) 단음 우자는 비유(譬喩, 우빠마, upamā)라 한다. 부처님의 교설의 의미와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례나 우화 등을 들어 설명 하는 것이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륜에 비유 하는 것과 같다.

(대) 우는 여래의 성품이여서 성문이나 연각은 듣지 못하는 것이니 보살이 이경을 들어 가지면 모든 중생에게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한 교설이 되는 것이다.

6. 우(오(嗚 ū) 일본 발음은 오(汙), 장음 손감(損減, apacaya)

 

(실) 장음 우자는 손감(損減, 아빠짜야, apacaya) 감소, 절제 줄어들다의 뜻 인데, 대칭어로는 증익(增益) 이다. 손감과 증익이라는 생각은 중도를 구현하기 위하여 극복해야 할 양변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즉 두 가지 모두 집착에 따르는 잘못된 견해이므로 이 두 가지 극단이 움직〔行〕이는 그때 바로 중도는 허물어 진 것이다.

(대) 우유가 모든 맛 가운데 상품이 되듯이, 여래의 성품도 이와 같아서 모든 성품 가운데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 되는데, 만약 이를 비방 한다면 이 사람은 소와 다를 것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런 사람을 지혜가 없다고 한 것이다.

동방불교대학교 교수⦁실담범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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