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담범자는 인도 고대 굽타문자에 속하는 문자
신라 8세기초 우리나라 최초외국어로 자리잡아
진언…만뜨라(mantra)…“진실해 거짓 없는 말”
670년 신인비법 행해 당나라 50만 대군 물리쳐

 

① 진언(眞言, 만뜨라, mantra)과 다라니(陀羅尼, dhāraṇī)와 주(呪, vidya)

법헌 스님
법헌 스님

 

`실담범자는 인도 고대 굽타문자에 속하는 문자로서 기원전 232년경에 아쇼까-부라흐미(aśoka-brāhmi) 문자가 기원이 돼 오늘날 인도의 여러 문자들이 만들어진 근원이 되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해진 경로는 크게 두 길로 나누어지는데 첫째는 빨리(pali)어로써 평민계급에서 구전되며 남방불교를 형성한 뒤, 훗날 경전의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한다. 둘째는 실담(siddham)문자로 상류계급에서 사용되면서 기원전후 1세기경에 문자화하여 불교경전이 널리 퍼지면서 대승경전 대부분이 서역을 통해 동아시아인 중국에 전파되면서 실담문자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당시 대부분의 경전이 실담문자로서 중국의 한자로 번역되었는데, 진언, 다라니, 주(呪) 등은 불번어라 하여 원형글자 그대로와 원음(原音) 음가(音價) 그대로 중국에서는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에 전해지게 되는데, 한자음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에 다소의 음소(音素) 변질이 있게 된다. 그러나 일반 경전에 비해서는 부처님의 음가 원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처님의 원음과 음가가 진언과 주문을 통해 삼국시대에 전해지는데 신라에서는 국가의 국란을 해결

해주고, 개인적으로는 병고액란을 사멸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기록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역사가 흐름에 따라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의 불교 억압정책 아래서도 밀교의식과 진언, 다라니, 주 등은 국가의 안위를 위하여 명맥을 유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선 실담자 원음 음가의 생명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어 이를 안타깝게 여겨오던 바, 필자는 적극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재생의 기회를 마련코자 애쓰고 있다.

진언, 다라니, 주 등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시기는 신라시대 8세기 초 명효, 의림, 현초, 불가사의 스님들에 의해 중기밀교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어로 자리 잡게 된다.

이 실담범자의 진언과 다라니와 주 등으로 인하여 신라 불교는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대표적으로 당나라에서 신라를 공격하기 위해 14만 대군을 이끌고 침입할 때, 신라에서는 만다라와 탑을 조성해 전 국민이 진언과 주 등을 독송하면서 국가의 안위를 기원, 서해 쪽 지금의 당진과 평택 사이 앞바다에서 당나라 14만 대군을 대다수 수몰시키는 성과를 올렸으며, 또 진언독송으로 개인들을 병고액난에서 무탈하게 하였다.

그렇다면 진언(眞言, 만뜨라, mantra)과 다라니(陀羅尼, dhāraṇī)와 주(呪, vidya)는 무엇인가? 불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불교의 인생관은 부처님의 교법으로써 인류의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염원하고 다시는 차안(사바세계)으로 돌아오지 않는데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천태(天台) 대사는 5시8교(五時八敎)라 하여 부처님의 설법에 따라 시기별로 5시로 나누고 있다. 5시는 화엄시(華嚴時), 녹원시(鹿苑時), 방등시(方等시), 반야시(般若時),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를 말하고, 8교는 돈교(頓敎), 점교(漸敎), 비밀교(秘密敎), 부정교(不定敎)를 화의4교라 하고, 장교(藏敎), 통교(通敎), 별교(別敎), 원교(圓敎)는 화법4교라 하여 부처님의 설법시기를 알기 쉽게 구분하고 있다.

이것은 또 현교(顯敎)와 밀교(密敎)로 표현하기도 한다. 수행방법으로는 참선, 염불, 기도, 사경, 진언, 주력, 다라니, 만다라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만다라와 진언, 주, 다라니에 대해서 누구나 보다 쉽게 접근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알리는데 이 글의 목적이 있다.

먼저 진언은 범어로 만뜨라(眞言, mantra)로 음역하며, 진언, 주(呪), 밀주(密呪), 밀언(密言), 다라니(多羅尼) 등으로 한역하고, “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말”이란 뜻으로써, 밀교에서 삼밀〔三密, 신밀(身密)·어밀(語密)·의밀(意密)이라 하고 현교에서는 삼업(三業), 즉 신(身)·구(口)·의(意)라 한다〕 중 어밀에 해당한다.

또 불보살과 제천(諸天) 등의 서원이나 덕과 부처님의 가르침의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비밀의 어구를 가리키거나 사유를 나타내며, 언어문자를 의미하는데 특히 성신(聖神)의 신성한 어구를 말하고, 또 명(明, vidyā)이라 하여 학문, 지식의 뜻을 갖기도 하고, 총지(摠持)라 하여

한량없이 깊고 많은 뜻을 섭지(攝持)하고 기억하여 잃지 않으며, 능지(能持)라 하여 갖가지 선법을 능히 갖추고, 능차(能遮)라 하여 갖가지 악법을 막아준다. 그리고 문구가 긴 것은 다라니

(dhāraņī)라 하고, 여러 구로 된 것은 진언이라고 하며, 짧은 것은 주라 하고, 한자 두자로 된 것은 종자(種子) 진언이라고 한다.

또 여래, 보살, 이승의 진언을 성자진언(聖者眞言)이라 하고, 제천(諸天) 지거천(地居天) 등의 진언을 제신진언(諸神眞言)이라 하며, 각종 주력은 대주, 중주, 소주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동방불교대학교 교수·실담범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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