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공광규 ‘서사시 금강산’
9천6백 행, 총 129편 장시
아름다운 경관과 비화 소개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울렁이게 하는 천하의 명승, 금강산을 과연 나는 시로 써낼 수 있을까?”

 

등단 초기부터 맑고 투명한 일상 서정과 함께 민중의 현실을 시로 담아 온 공광규 시인이 그의 여덟 번 째 시집 『서사시 금강산』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2004년 7월 진달래 필 무렵에 금강산 외금강과 해금강을 다녀온 이후 시를 쓰기로 마음먹고 이뤄낸 것이다. 시인은 금강산 여행을 시로 담아내기 위해 비무장지대 평화 행사 참가, 철책 인근 통일 걷기, 파주 · 고성 일대 · 철원 등지 탐방, 남북 노동자 축구 대회 응원, 서울 평양 마라톤 대회 참가, 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토론회 등을 통해 남북한 시 어휘에 대한 연구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나름대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지속해온 시인은 남북 대중들의 정서와 정신의 근원이 같음을 금강산을 통해 확인했다고 한다. 이러한 바람을 시에 담아 금강산 중심의 대역사(大役事)를 이뤄냈다.

이 시집은 시적 화자이자 주인공인 남한의 남성 시인이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해설원의 금강산 탐승 안내를 받으며, 금강산의 봉우리와 계곡, 폭포와 담소, 내려오는 전설과 일화, 수목과 화초 등을 이야기하며 금강산 전체를 둘러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집의 전후, 그리고 이야기의 중간 중간 남북의 현실과 평화와 통일 문제를 언급하는 시인은, “젖은 모래밭에서/ 할아버지와 손녀가” 세대를 건너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듯, “이념을 분단을 잊어버린 모습”의 평화를 표현하며 “동족 간 대결 없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것으로 시집을 마무리하고 있다.

직접 다녀 온 금강산을 9천6백 행의 총 129편으로 써 낸 이 시집은 시적 공간은 금강산이지만 이를 통해 남북이 하나라는 걸 상기하고 남북간의 대결이나 갈등을 지양하자는 시인의 생각이 시 속에 배어있다.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누가 금강산의 비경을 제대로 노래할 수 있을까? 이 점은 예부터 내려오는 이 땅의 질문이고 과제였다”면서 “18세기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기억이 아득할 따름인데, 마침내 우리의 시인 공광규가 서사시 『금강산』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로 인해 금강산의 절경은 물론 해와 달의 영겁 아래 화석처럼 바래고 스며든 수많은 설화와 역사의 곡절들이 생생하게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면서 “공광규의 서사시 『금강산』의 메아리가 한반도 전역으로 울려 퍼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출간 의의를 강조했다.

윤일현 대구시인협회 회장은 “공광규는 『금강산』 속의 그리운 금강산을 통해 남북과 북남 민중의 ‘정서와 정신의 근원’이 서로 다르지 않고 같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광규 저/(주)천년의 시작/값 13,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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