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불교 잡지 『불교』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교』는 일제강점기 불교계 주요인사들의 기고문을 중심으로 편집해 발행된 불교계의 대표적인 진보 잡지였다. 특히 만해 한용운 스님이 『불교』를 인수받아 1931년부터 편집 및 발행을 맡아 발간하면서 일제의 종교 간섭을 비판하는 등 불교가 미래사회를 어떻게 개척해 나가야 할 지 밝혔던 소중한 역사적 자료다. 만해 스님이 경영난에 직면해 폐간 위기에 몰린 『불교』를 인수한 배경은 이렇듯 일제강점기에 잡지로서, 언론으로서 민족의 입 역할을 해온 『불교』가 사라져선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만해 스님도 재정난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일제의 탄압과 핍박도 극에 달했다. 정간과 복간을 반복하던 『불교』는 결국 1944년 폐간되고 말았다.

이를 다시 살린 것은 한국불교태고종이다. 한국불교의 적통임을 자부하는 태고종단은 1970년『불교』의 복간신청을 해 1971년부터 월간으로 발행해 오고 있다. 현재는 잠시 종단 내부사정으로 정간된 상태지만 곧 재발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교』는 일제강점기 우리 겨레와, 또 불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제시했던 민족지로서의 혼이 담겨 있다. 한국불교의 적통장자임을 자임하는 태고종단으로선 이를 잘 보존하고 유지하며 계승해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월간 불교』의 재발간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종도들도 『불교』에 대한 자긍과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인 후원에 나서야 한다. 민족지로서의 『불교』는 우리 종단이 함께 가야 할 영원한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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