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총무국장 법진스님(가운데)과 전산원 간사 지안스님(좌측), 사서실 사서 법원스님(우측)이 2005학년도 동방대 수련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배움은 수행의 일부, 끝이 있나요”
종단 백년대계 교육불사, 종무직원이 행동으로 보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데 끝이 있겠습니까. 수행과 행정업무를 병행하며 부족할 수밖에 없는 배움에 대한 갈망을 동방불교대학에서 찾았습니다. 특히 타 대학과 달리 종단의 종지종풍과 전통의식까지 체득할 수 있다는 장점에 큰 환희심을 느낍니다.” 
속세의 연을 끊기도 쉽지 않지만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보다 더욱 고된 수행과 불사의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출가수행자다. 하지만 고된 길이 곧 행복의 길이라며 오직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올해 동방불교대학 불교학과(통신)에 입학한 총무원 동방대 삼인방 법진스님(총무원 총무국장)과 법원스님(총무원장 사서), 지안스님(전산원 간사)을 만나봤다.
세 스님은 한결같이 수행과 행정업무, 봉사활동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도 모자라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더욱 배워야 한단다. 그렇다고 그동안 배움에 소홀했던 것도 아니다. 
법진스님은 이미 1994년 국민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환경이 청소년 의식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당해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한 재원이다.  또 2000년 1월 대원불교대학에도 입학하여 불교 공부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법원 스님 또한 국내 굴지의 기업인 H그룹의 임원을 거쳐 건설업체를 7년이나 경영할 만큼 학식과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20여 년 넘게 출가에 뜻을 둔 채 틈틈이 불교 공부를 해왔다. 지안스님은 또 웹 전문가로서 종단의 정보전산화 작업을 총괄하는 핵심 구성원이자 광주불교문화대학에 재학했던 인재다.
세 스님은 학업과 행정업무, 자원봉사 등이 수행과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분들의 몸을 씻겨드리는 것은 곧 부처님의 몸을 씻겨드리는 것이고, 여러 스님들의 편의와 종단 발전을 위해 애쓰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널리 전하는 것이요, 학업에 정진하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인데 그게 어찌 다르다 할 수 있겠습니까.”
스님들의 말에는 오랜 세월 겪어 온 속세에서의 번뇌와 그에 따른 승가에서의 뚜렷한 사명의식까지 엿볼 수 있었다. 엘리트 중심의 조직사회와 치열한 시장 논리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중생의 번뇌가 출가 전의 세 스님이라고 크게 다를 기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며 여러 부대의 군불교 신도회장과 군법사 활동을 겸해온 법진스님은 누구보다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스님은 매주 주말마다 천수천안자원봉사단의 일원으로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을 찾는다. 여기서 스님은 10명 남짓한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000여명의 어르신에게 공양을 대접하고 묵은 빨래와 청소,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목욕까지 온종일 불보시행에 여념이 없다.
“그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의 향기와 말 그리고 따뜻한 손길”이라고 강조하는 스님은 청소년 및 노인복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조만간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과 군 포교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법진스님은 “젊은이는 이 나라의 재산이자 희망”이라며 “이들을 이끌어, 이들이 부처님처럼 자비보시행을 실천한다면 폭력과 부도덕이 만연한 이 세상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참선한 끝에 지난 해 출가한 법원스님은 현재 장기기증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법원스님은 “가진 것도 없고 가질 것도 없는 내가 남을 위해 수행 할 수 있는 길은 이 뿐이었다”고 말했다.
지안스님은 역시 웹 전문가답게 스님들의 정보전산화 교육과 불우한 이웃들의 무료 컴퓨터 교육 등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지안스님은 “종단을 비롯한 불교의 발전을 위해 철저한 자기수행은 기본이고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마땅한 기회가 없어 배우지 못했던 스님들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내가 나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분야의 큰 뜻을 품고 종립학교인 동방불교대학에서 다시 또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세 스님은 “자리이타의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며 승가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총무원 동방대 삼인방의 다짐에 종단의 환한 미래를 본다면 너무 섣부른 판단일까. 적어도 세 스님의 가능성과 깊은 신심 만큼에는 기대를 걸어도 충분할 듯하다.
조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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