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담 스님 저 ‘고타마 붓다의 정관명상’
불교의 기본교리도 일목요연하게 설명
현상 너머 관조하는 통찰의 지혜 강조

고타마붓다의 정관명상 표지
고타마붓다의 정관명상 표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명상의 뿌리는 불교와 불교의 교조 석가모니 부처님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의 명상은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 등 지엽적이고 방편적인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바로 지적하고 정법의 길로 안내하기 위한 『고타마 붓다의 정관명상-현상과 생각 저 너머를 보는 길』이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저자 혜담 스님은 올해로 출가득도한 지 50년을 맞았다. 일찍이 일본에 유학해 ‘공(空)사상’과 ‘반야(般若)사상’을 연구해 왔다. 스님은 요즘의 명상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본말이 전도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책을 저술하게 됐다고 말한다. 세속적인 욕망에 기인한 건강이나 성공 등이 아닌,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삶인 수행으로서의 명상,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인 명상의 본래 모습을 찾아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자 명상이라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따라서 이 책은 누구나 명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처방전이다.

저자 혜담 스님
저자 혜담 스님

 

그렇다면 표제를 왜 ‘정관명상(定觀冥想)’이라 했을까? 저자 혜담 스님은 한글세대가 알아듣기 쉽고 위빠사나의 본래 의미인 ‘관찰’이나 ‘분석’의 뜻을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사용해왔던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번역한 ‘지관명상’이나 ‘정혜명상’이 아닌 ‘정관명상’이라고 명명했다고 설명한다. 부처님이 ‘정관겸수명상’의 경우에 있어서 정(定 사마타)과 관(觀 위빠사나)은 서로가 동시적으로 밑받침이 되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혜담 스님은 이와 관련 “정명상을 의지하여 관명상에 도달하고, 정명상을 통해서 얻어진 선정을 바탕으로 관명상에 의한 지혜가 발현된다”고 강조했다.

정관명상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번뇌와 망상, 근심 걱정 등 온갖 번민을 없애고 편안하고 활기찬 삶을 살기 위해서 꼭 해야 할 명상법이다. 즉, 정이라는 약으로 생사의 병을 치료하고 관이라는 약으로 번뇌의 병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교의 기본교리인 사성제와 팔정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정관명상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깨닫고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체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번뇌의 밑바닥에는 갈애가 있고, 갈애를 멸하면 다른 번뇌도 따라서 멸해지고, 번뇌의 완전한 멸진이 해탈이며 바로 열반의 자리다. 그러나 이를 체득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마음 속의 번뇌를 소멸하고 참된 자유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명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즉 부처님의 정관명상을 규명하기 위해 사성제와 팔정도 뿐 아니라 연기법 등 불교의 기본교리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범부로 자처하며 미혹으로 인해 현상 저 너머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토로하고 있다. ‘현상과 생각 저 너머’를 중도(바라밀)라고 하면서 명상을 하든 참선을 하든 염불을 하든 생각하고 생각해서 생각할 것이 없는 데까지 가버리면 그곳이 바로 ‘현상과 생각 저 너머’라고 안내한다. 혜담 지음/민족사/값 13,8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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