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직선제해서 새로운 태고종 건설합시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존경하고 사랑하는 1만 종도와 4천 사찰 주지 교임 전법사 여러분!

요즘 종단사태를 생각하면 너무나 죄송하고 미안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누구도 종단이 이 지경까지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종단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총무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종무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일념뿐입니다.

저는 취임할 때 새로운 태고종을 건설해 보겠다는 발원으로 몸과 마음 다 바쳐서 종단과 종도를 위해서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임했습니다. 부채종단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오직 빚 청산하는데 골몰했고, 당장 발등의 불을 꺼야 한다는 심정으로 신용불량 종단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종단에서 설립했던 종단 재산을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재단법인 태고원(천중사) 문제에 개입하여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지금 천중사는 종단에서 완전히 멀어진 망실 재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회는 지나친 월권과 파행으로 결국 저를 불신임하는데 이르렀습니다. 종회에서는 저를 검찰에 고소했지만, 저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종회에서는 절차적 하자를 안고 불신임까지는 가지 않았었어야 했는데, 도광스님을 비롯한 종회꾼들은 나를 제처야 자신들의 입지가 강화된다는 착오에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때부터 종단은 혼란과 종무행정 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종단과 종도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각고 정진해 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에게 누명을 씌어서 추방시키겠다는 종회꾼들의 강압에 밀려서 밀려난다면 나는 영원히 태고종에서 죄인이 될 것이고 낙인 찍혀서 몹쓸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나는 이런 억울한 누명을 쓰고 태고종을 떠날 수는 결코 없다는 것을 모든 태고종도 앞에 선언합니다. 종단 내에서 해결이 안 되면 법치국가에서 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멸빈자 전성오를 직무대행으로 내세우고, 나중에는 호명스님을 밀실에서 야합에 의해서 서류 장난으로 허수아비 총무원장으로 앞세워서 종단을 망치고 있습니다.

종도여러분!

우리 종단에는 원로스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종도화합과 종단 발전을 위한 어른 노릇을 솔직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로의장스님부터가 잘못된 종단관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승가에는 종헌 종법을 떠나서 승가고유의 전통과 질서가 있고, 종통과 법통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문율을 무시하고 어떤 자리에 마음대로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대로는 그냥 물러날 수는 없고, 법의 정당한 심판을 받아서 거취를 정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소송의 결과만을 기다리기에는 총무원장으로서 도덕적 책임감과 태고종도로서의 의무감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종단이 이 상태로 간다면 임기를 채우고도 남고 그 이상도 갈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자리를 지키고만 있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종단과 종도를 위한 총무원장이지 나 자신과 측근들만을 위한 직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리만 지키면서 시간만 채운다고 해서 종단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종회나 호명 측과의 대화는 더 이상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여서 저로서는 종도 여러분에게 종단 사태 수습방안을 제시하여 방책을 말씀드리오니, 좋은 지도 편달 바랍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종도여러분!

이제 종단이 그나마 수습될 수 있는 출구는 제15대 종회를 구성해서, 종회에서 어떤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지역 교구 종무원의 의사가 반영된 종회의원을 선출해서 제15대 종회를 구성해서 해법을 모색하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종회의원을 선출해서 종회를 열어서 종단사태 해법을 찾자는 것입니다.

저는 소송의 결과에 관계없이 민주적 직선제로 새 총무원장을 뽑는다면, 방하착할 용의가 있습니다. 밀실에서 야합으로 서류 장난에 의해서 총무원장이 되었다고 설쳐대는 호명스님에게는 솔직히 사무를 인수인계할 의향은 추호도 없습니다. 호명스님을 전제한다면 더 이상의 타협은 없습니다. 호명스님도 진정한 총무원장이 되고 싶다면 전 종도의 의사가 반영된 참종권을 가진 종도들로부터 검증된 심판을 받아서 당선된다면 인정하겠지만, 지금처럼 밀실에서 야바위로 총무원장이 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저는 끝까지 간다는 말씀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44일간 총무원 사무실에서 공존한 바 있습니다. 호명 측의 실체와 그들의 진의를 파악한 이상 저는 종단과 종도를 보호하고 총무원 청사를 더욱더 철통 경비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들은 오직 하나, 총무원과 종권을 탈취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종도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과 성원으로 제15대 종회를 원만히 구성해서 해법을 찾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을 호소 드리면서 종회의원 선출을 11월 30일까지 연장하였으므로 참신하고 유능한 스님들을 뽑아서 총무원에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기 2563(2019)년 11월 6일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장 편 백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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