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는 것은 108번뇌 소멸과 안락을 찾기 위해서

원법원로의 스님께서 차 따르는 법과 다음(茶飮)하는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진수를 직접 시연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좌우는 전수자 향수해 보살과 습의사 성담 스님.
원법원로의 스님께서 차 따르는 법과 다음(茶飮)하는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진수를 직접 시연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좌우는 전수자 향수해 보살과 습의사 성담 스님.
초의선사 저술 《동다송》 원본
초의선사 저술 《동다송》 원본
육우가 제자들과 차를 마시는 모습.
육우가 제자들과 차를 마시는 모습.

중국에 다신 육우가 있다면, 조선에는 초의선사가 있다. 초의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은 중국 다경에 대비되는 해동(조선)의 차이야기 노래이다. 동다송은 조선후기 대흥사 ㅇ리지암에 주석하고 있던 고승 초의선사가 저술한 우리나라 차에 대하여 송(頌)형식으로 서술한 다도서이다.

책을 지은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831년 이후에 찬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구 태평양박물관:서울 용산구 한강로 소재)에 소장되어 있다.

동다송은 모두 31송으로 되어 있고, 송마다 옛사람들의 차에 관한 설이나 시 등을 인용하여 주를 붙였다.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에 대한 송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의 토산 차에 대한 것은 겨우 6송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중국 차에 관한 신이(神異)한 전설을 중심으로 하는 차의 효험, 생산지에 따른 차의 이름과 그 품질, 차도의 구체적인 내용인 차를 만드는 일, 물에 대한 품평, 차를 끓이는 법, 차를 마시는 구체적인 법 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초의선사는 토산 차에 대해 색깔·향기·맛 등이 뛰어나 중국 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찬양하였다. 또, 지리산 화개동(花開洞)의 차밭은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지라고 하였다. 법도에 맞게 만들어지지 못한 차에 대해서는 “천하에 좋은 차를 속된 솜씨로 망치는 것이 많다.”고 안타까워하였다.

차를 따는 시기로 육우의 《다경(茶經)》에서 말한 곡우(穀雨) 전후의 시기는 토산 차에 적합하지 못하고, 입하 뒤가 적당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자신의 경험에 의한 주장이다. 그리고 “차를 딸 때 그 묘를 다하고, 차를 만들 때 정성을 다하고, 참으로 좋은 물을 얻어서, 중정(中正)을 잃지 않게 차를 달여야 체(體)와 신(神)이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건(健)과 영(靈)이 서로 화합하면 차도(茶道)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하였다.

체란 물을 지칭하고 신이란 차를 가리키므로 차는 물의 정신이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좋은 물이 아니면 차의 정신을 나타낼 수 없고, 참으로 좋은 차가 아니면 체가 되는 물에서 좋은 차맛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과 영은 차의 신이 건실함과 물이 신령스러움을 의미한다. 마지막 송에서는 다인(茶人)의 심회와 자부를 담은 시를 수록하였다.

이 책에 나타난 초의의 다도정신은 그의 다선일미사상(茶禪一味思想)과 통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경》 등의 옛 문헌이나 시 등을 많이 인용한 술작(述作)이지만, 우리나라 유일의 다서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참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원법원로스님은 차(茶) 자를 파자(破字=解字)하면 108수가 된다고 한다. 艹(초두머리) 20數 八=8수 木=(十+八)80數 合 108이 된다고 하셨다. 불교에서 108수의 의미는 백팔번뇌 또는 백팔결(百八結)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중생들의 번뇌 수가 108가진 의미이다. 육근(六根:안이비설신의)이 육진(六塵:색성향미촉법)을 대할 때 저마다 호(好),오(惡), 평등이 상이하여 18번뇌를 이루고 또 고(苦), 락(樂), 사(捨)의 삼애(三愛)가 있어 108버뇌를 내니 모두 36이 되고 또 이를 삼세(三世), 즉 과거 현재 미래에 배(倍=곱)하여 108번뇌가 된다는 논리적 설며이다.

원법원로스님은 기후에 다른 의미를 분석해 보면, 1년 12개월, 1년 24절기(節氣), 1년 72후(候)라고 해서 합이 108이 된다. 5일은 1후(候), 음으로 1년은 360일(360÷5=72)이며, 양은 1년 365일이다.

茶壽(다수)는 장수의 의미를 갖고 있다.

飮茶安樂 年逾茶壽(음다안락 연유다수)

‘차를 마시면 몸과 마음이 안락하고 수명은 108년(歲)을 살도록 강안하다’라는 뜻이다.

정리: 원응<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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