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반수의경과 금강영관의 상합관계

선무도 사범 진목스님의 전성기 때 족 술 시연. (가평세계 캠핑대회 대한민국 전통무술 경연대회 2008년)
선무도 사범 진목스님의 전성기 때 족 술 시연. (가평세계 캠핑대회 대한민국 전통무술 경연대회 2008년)
족 술과 낙법을 시연하고 있는 진목스님 (가평세계 캠핑대회 대한민국 전통무술 경연대회 2008년)
족 술과 낙법을 시연하고 있는 진목스님 (가평세계 캠핑대회 대한민국 전통무술 경연대회 2008년)

불교 금강영관은 명상과 신체수행을 동시에 닦는 고도의 고급 무술이다. 대개 불교 수행하면 마음 수련만을 의식하지만 신체수행체계와 그 과정에 나타나는 신체관을 고찰해야 한다. 요가도 일종의 신체 수련이라고 하겠지만, 선무도에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못한다. 마음과 신체를 동시에 수련하는 것이 선무도이다. 선무도는 단순히 범어사 청련암에서 양익 대선사가 창시했다라고 하기 보다는 불교 전래의 전통 금강영관법을 재발견해서 불무도-선무도로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불교본래의 명상법은 무엇이었는가를 알아보자. 부처님은 처음 사티(Sati)를 했다. 사티는 염(念)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나중에 정념(正念)으로 체계화됐다. 나중에는 《염처경(念処経)》으로 발전됐다. 빨리어로는 싸티빠따나 숫따(Satipaṭṭhāna-sutta:중아함경 10)라고 한다. 다음에는 마하사티빠따나 숫따(Mahāsatipaṭṭhāna Sutta)로 진화했는데, 한역에서는 《대념처경(大念處經): 장아함경 22》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처음엔 사티(念)에서 시작한 것이다. 염을 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요즘 한국불교에서 남방 불교 수행관법이라고 해서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이라고 하는데, 한역에서는 아나빠나싸티 숫따(Ānāpānasati Sutta)를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라고 불렀다. 후한 시대 안세고가 한역을 한 것이다.

안세고(安世高,148년〜180년)는 후한 시대에 중국에 들어온 역경승(譯經僧)들 중 한 분이다. 안세고는 안식국(파르티아 이란)의 왕자였으나 왕위를 버리고 불교에 귀의했다. 세고(世高)는 자(字)이며 성(姓)인 안(安)은 그의 출신국인 안식국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특히 소승불교의 전적(典籍)인 아비달마와 선경(禪經)에 정통하였다고 한다.

AD 200년의 안식국(Parthian Empire: BC 238~AD 226)과 중국의 후한(後漢: 25~220)
AD 200년의 안식국(Parthian Empire: BC 238~AD 226)과 중국의 후한(後漢: 25~220)

안세고는 148년에 뤄양(洛陽)에 들어와 《안반수의경(安般守義經)》을 비롯하여 34부 40권의 불교 경전을 번역하여 소개하였다. 그의 불경 번역은 중국 역경사에서 최초기에 해당한다. 후한(後漢: 25~220) 시대에 번역된 불교 경전들은 대체로 딱딱하며 세련되지 못하고 난해한데, 안세고가 번역한 경전들도 그러하다.

여기서 길게 소개할 수는 없지만, 결국 금강영관은 《안반수의경(安般守義經)》에 맥이 닿는다고 보면 된다. 나의 할아버지뻘 되는 양익 대선사가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 중의 하나인 범어사의 청련암을 중심으로 발굴 복원된 ‘금강영관’이라는 불교의 신체수행체계가 선무도, 금강승 선관무, 대금강승문 관선무, 금강승 불무도와 같은 명칭으로 전국사찰과 포교원에서 불교의 수행과 건강수련의 목적으로 시행되고 전파되었지만, 연원해 올라가면 부처님께서 닦았던 《안반수의경(安般守義經)》의 명상법인 사티(念)에 이른다고 생각하면 간단히 이해가 될 것이다.

요즘은 선무도로 거의 통일이 되었는데 이것은 저의 스승이신 설적운 스님께서 명명하신 이름이다. 사티- 안반수의경-금강영관-불무도-선무도로 맥이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금강영관의 수련체계는 크게 정․중․동의 움직임을 아우르고 있으며 특히 영동행관의 수행체계는 근력을 필요로 하고 움직임이 매우 역동적이라는 점에서 유연성과 호흡에 중점을 둔 요가와 차별화된다. 그러면서도 금강영관은 무예 그 자체에 중점을 둔 중국의 소림무술과는 달리 신체수행을 통해 불교의 궁극 목적인 깨달음과 해탈의 경지를 추구하였다는 것으로 특징적이다. 이와 같이 금강영관은 관법수행이라는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을 바탕으로 호흡을 통하여 몸과 마음의 조화를 추구하는 통일체적 신체관을 지향한다고 사료된다.

선무도를 창시한 설적운 선사
선무도를 창시한 설적운 선사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선무도 시범을 보이고 제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진목스님(선무도 공인 6단 사범)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선무도 시범을 보이고 제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진목스님(선무도 공인 6단 사범)

선무도는 한마디로 선과 무도의 결합으로 보면 된다. 선무도는 기존의 금강영관법이나 불무도와는 조금 다르게 발전했다고 보면 된다. 선무도는 필히 선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선무도는 선과 무도의 결합으로서 선무도로 탄생한 것이다. 불교의 모든 명상전통 플러스 무술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차회에서 좀 더 부연하여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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