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에서 유래한 불가전통 무예

선무도 사범 진목스님의 기본 발차기(足術)
선무도 사범 진목스님의 기본 발차기(足術)
진목스님의 점프 양발차기(양발과 양손이 천장에 닿는 고난도 족술)
진목스님의 점프 양발차기(양발과 양손이 천장에 닿는 고난도 족술)

나는 어릴 때부터 날고 싶었다. 차라리 새라면 저 하늘을 날아서 다닐 터인데 하는 조금은 엉뚱한 꿈을 꾸는 소년이었다. 나에게는 이상하게도 한순간이라도 이런 비상의 꿈을 꾸지 않으면 몸이 아플 정도로 빨려 들어갔다. 나도 모를 일이었다. 언젠가 소림사를 배경으로 한 무술 영화를 보면서는 미칠 것만 같았다. 무술영화나 무협지만 보면 힘이 나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는 것 같았다.

이런 꿈과 이상이 실현되려고 했던지 어릴 때부터 도장을 다녔고, 운동을 너무 심하게 했던 탓인지 몸이 망가졌고 회복이 어려운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는 삶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을 정도였다. 1년 6개월간 새우처럼 잔적도 있었다. 무조건 운동만 하면 되는 줄 알고 무리하게 힘(力)만을 믿고 운동을 했던 것이 몸을 너무 혹사시켰다. 누워서 생각하니 너무 자신이 초라했고 이러다가 그냥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비참한 몰골로 변해 버린 나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달마대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꿈속에서 달마대사가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 보니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누군가가 갖다 준 성철선사의 법어집이 옆에 놓여 있어서 무심코 집어 들었더니 ‘무심론(無心論)’이란 글을 읽게 되었다. 무심(無心)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확 들어왔다. 마음을 비우라는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

이때부터 이상하게도 기운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음을 느끼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혀서 명상을 하면서 기운을 회복하고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몸이 서서히 정상을 되찾으면서 몸이 균형을 잡기 시작했다.

몸이 정상화되면서 마음이 자꾸 절로 기울었다. 수소문해보니 범어사 청련암에서 무술을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려고 하다가 어느 날 경주 골굴사를 지나가다가 길이 막혀서 불현 듯 골굴사나 들려서 가자하고, 들렸었다.

골굴사에 이르니 너무나 마음이 편안하고 내가 마치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신기한 기분이었다. 누구에게도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입산동기를 말씀드렸더니 적운 스님께서 “범어사 까지 갈 것 뭐 있어, 나한테 배우면 되지!”라고 말씀 하셔서 골굴사로 출가하게 되었다.

진목스님이 24년간 선무도를 수련한 골굴사
진목스님이 24년간 선무도를 수련한 골굴사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적운 스님은 선무도(불무도) 창시자 양익스님의 수제자였다. 입문하고 나서 선무도를 하면서 명상(참선)을 하는데,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조선일보 신문에서 읽었던 적운스님의 불무도(선무도) 기사가 불현 듯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십 년 전 이야기를 했더니 적운 스님이 신문에 난 적이 있다면서 확인해 주신 신기한 일이 있었다.

선무도는 처음엔 불무도(佛武道)라고 했는데, 본래는 불교금강영관(佛敎金剛靈觀), 관법수행법에 연원을 두고 있다. 깨달음을 위한 실천적 방편으로서 관법수행법을 활용한 불교무예. 불교금강영관·관법수행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무도(불무도)는 신라시대 원광법사의 화랑도에 까지 맥이 닿게 된다.

천년이상 사장되어 있던 이 무예전통을 1960년대 양익(兩翼)스님이 흩어진 관법수련을 체계화하여 이를 승가에만 전수하였는데, 1970년대에 이를 설적운 스님이 전수받아 대중포교(大衆布敎)를 위해 1985년도부터 ‘선무도’라고 칭하게 되었다. 선무도의 수련방법에는 선요가, 좌관법, 입관법, 행관법이 있다. 현재 선무도는 해외보급과 전문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하여 골굴사와 국내 대학에 특강 및 교양과목으로 개설되어 있다. 또한 사단법인 세계선무도협회 산하에 국내외 지원과 지부를 두어 활동하고 있다. 차근차근 소개해 보겠다.

 

진목스님 약력

원광대학 요가명상학과 졸업

골굴사 출가, 설적운 스님으로부터 사사(선무도 공인 6단)

사단법인 세계선무도 총연맹 수석 지도법사(부회장)

경주 정국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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