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파불교와 아비달마 불교

불교3대 부파; 적색은 상좌부(소승), 주황색은 바즈라야나(금강승:밀교), 노란색은 마하야나(대승불교).
불교3대 부파; 적색은 상좌부(소승), 주황색은 바즈라야나(금강승:밀교), 노란색은 마하야나(대승불교).

불교가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 한국 일본에 전파되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불교 본고향인 인도에서는 불교가 극대화 한 다음에는 쇠퇴기에 들어가는데, 인도에는 이미 6파철학이라는 인도 정통 철학 내지는 신념체계가 강하게 뿌리박고 있었다. 불교나 자이나교는 일종의 비정통 신념체계로 정의되고 있었다. 불교는 스스로 부단한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하게 된다. 경전결집은 바로 불교 자체의 이런 변화의 산물이다.

 

붉은 색(스라바스티와다): 남인도와 중부 인도, 스리랑카, 오렌지색(상좌부), 대중부(황색), 독자부(녹색), 회색(법장부).
붉은 색(스라바스티와다): 남인도와 중부 인도, 스리랑카, 오렌지색(상좌부), 대중부(황색), 독자부(녹색), 회색(법장부).

제3결집은 인도 내에서 이루어졌지만, 제4 결집은 스리랑카와 카시미르에서 각각 개최됐다. 부파불교란 불교의 다양한 수행학파이다. 현재 세계불교를 살펴보면 3대 불교로 나누어진다. 상좌부(소승), 마하야나(대승불교), 바즈라야나(금강승 밀교) 불교로 범주화 된다. 상좌부는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대승불교는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이다. 바즈라야나는 티베트 몽골이 대표적이다. 바즈라야나는 카스피안 해 연안의 칼미크와 중국 청해성 사천성 감숙성과 내몽골에 분포되어 있다.

불교가 3대 불교로 정립되기 전에는 부파불교시대가 있었다. 오늘날의 대승불교는 스타비라와다(Sthaviravāda)에서 연원하고 있다. 스타비라와다는 상좌부(上座部) 부파이며, 11개의 세부 부파로 갈라졌다.

이 가운데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 Sarvâsti-vāda 스라바스티와다)는 부파불교 시대의 종파 또는 부파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부파이며, 부파불교의 사상적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파이다. 줄여서 유부(有部)라고도 한다. 한역에서는 음역하여 살바다부(薩婆多部)라고도 한다.

‘설일체유부’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모든 법(一切法)이 존재하다(有)고 설명하는 부파(部)로, ‘과거, 현재, 미래의 3세에 걸쳐 법의 실체가 존재한다. 즉, 법의 실체는 항상 존재한다’라는 뜻의 삼세실유법체항유(三世實有法體恒有)는 설일체유부의 주장을 대표하는 명제이다.

설일체유부의 대표적인 논서는 2세기 중엽 인도에서 카니슈카(재위 127~151)의 보호 아래 500인의 아라한이 편찬한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과 4세기에 세친(316?~396?)이 설일체유부의 설을 근간으로 하면서 필요시 경량부(經量部)의 설로 설일체유부의 설을 비판한 《구사론(俱舍論)》으로, 《구사론》에서는 일체법을 오위칠십오법(五位七十五法)으로 설명하고 있다.

스라바스티와다(說一切有部 설일체유부)는 기원전 3세기 아소카 치세에부터 막강한 부파였다. 설일체유부파는 아비담마 전통이 특이한 부파이다. 설일체유부는 북인도 특히 카시미르와 중앙아시아에서 흥성했다. 7세기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설일체유부파의 정통 카시미르 분파에서 결집한 마하비바사 사스트라(Mahāvibhāṣa Śāstra) 《阿毘達磨大毘婆沙論》이 유명하다. 제 4차 경전결집은 바로 쿠샨제국의 카니슈카 대왕(127〜150 CE)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결집회의였다.

설일체유부의 분파로서는 분별부와 경량부가 있다. 담마굽타카(법장부)도 설일체유부파에서 분파했다. 이렇게 본다면 모든 부파불교의 뿌리는 상좌부에 닿게 되고, 설일체유부파에서 갈라진 것이다. 남인도와 스리랑카로 전해진 상좌부는 빨리어가 경전어가 되었으며, 북부 인도로 전해졌던 상좌부인 설일체유부파는 산스크리트어가 경전어가 됐다.

중국에는 설일체유부파의 《아비달마구사론》도 전해졌지만, 대승불교의 경전들이 무차별적으로 한역되었다. 화지부파에서 분파한 법장부파는 중앙아시아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율장의 사분율이 중국에 전파되고 승려가 지켜야 할 계율에 관한 조항을 모아둔 바라제목차(〖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산스크리트(Prātimokṣa), 빨리어(Pāṭimokkha)〗는 승려가 지켜야할 계율에 관한 조항을 모아둔 것으로 목차(木叉)로 줄여 부르거나, 계본(戒本)이라고도 한다.

법장부파의 계본인 사분율이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에 전해져 오늘날 한국불교 승단의 계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다시 정리한다면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은 4세기 인도의 세친 스님이 지은 불전이다. 약칭하여 《구사론》(俱舍論)이라고도 부른다. 세친 스님과 그 맏형인 무착 스님은 중기 대승불교인 유식불교를 창시한 스님이다. 유식불교는 7세기 당나라 현장 스님이 경전을 한역해 오면서 당나라에 법상종이 유행하게 된다. 손오공으로 유명한 스님이다. 신라의 의상 대사는 당나라로 유학을 가서, 이 현장스님이 수입해 온 유식불교를 배워서 신라에 돌아온다.

아비달마는 불법연구라는 뜻이며, 구사론은 창고라는 뜻이다. 4세기 부파불교 중 최대 종파인 설일체유부의 교리를 정리한 것이다. 600편의 시와 그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작 세친 스님은 이 교리들을 수용하지 않고 비판했다. 구사론은 이후의 대승불교 교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한국불교의 전통 강원에서는 구사유식(俱舍唯識)의 체계를 세워야 비로소 불교교리 와 교학의 체계를 세운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겼다. 통칭 전통 가원에서 구사 7년 유식 3년이라고 말해 왔다.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경전을 구해 오는 모습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경전을 구해 오는 모습

유식사상은 유가행파(瑜伽行派) 또는 요가차라(Yogācāra)로서 4세기 인도의 무착스님이 만든 대승불교 종파이다. 대승불교를 창시한 3세기 용수스님의 중관파와 함께 대승불교의 양대 축이다. 3세기 용수는 반야경, 4세기 무착은 유가사지론을 널리 배포했다. 유가행파는 유식파(唯識派, Vijñānavāda 비즈냐나바다), 유식종(唯識宗), 유가행유식학파(瑜伽行唯識學派), 유식유가행파(唯識瑜伽行派), 유가불교(瑜伽佛敎, 요가불교)로도 불린다. 《해심밀경(解深密經)》은 유가행파의 근본 경전이다. 미륵(彌勒)의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과 더불어 무착(無着: c.300〜390)의 《섭대승론(攝大乘論)》과 세친(世親: c.320〜400)의 《유식이십론(唯識二十論)》·《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십지경론(十地經論)》·《섭대승론석(攝大乘論釋)》이 유가행파의 주요 소의 논서이다. 또한 세친의 《유식삼십송》에 대한 문하의 십대 논사의 학설을 호법(護法: 530〜561)의 학설을 중심으로 하여 현장(玄奘: 602-664)이 번역·편집한 《성유식론(成唯識論)》도 주요 소의 논서에 포함된다.

인도 불교의 유가행파에 대응하는 중국·한국 또는 일본 불교의 종파로는 《십지경론》을 소의 논서로 하는 지론종(地論宗), 《섭대승론》을 소의 논서로 하는 섭론종(攝論宗), 《성유식론》을 소의 논서로 하는 법상종(法相宗: 자은종·유식종)이 있다.

따라서 불교교학과 논서는 부파불교부터 연원하는 것이지 중간에 독자적으로 체계화된 것이 아니다. 한국불교의 가장 모순은 이런 초기 부파 불교의 교리나 논설을 모두 무시해 버리고 오직 대승경전이나 선불교의 선어록만이 최고라고 고집하는 것이다.

결국 동아시아 불교는 실크로드 불교에 다 연결되어 있다.

보검<세계불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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