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들은 거의가 요가수행을 포함하고 있다.

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들은 거의가 요가수행을 포함하고 있다. 인도철학의 정통파나 비 정통파나 관계없이 요가수행에 대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불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불교는 인도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할 때, 인도 밖으로 전파되었는데, 불교전파의 핵심은 ‘부처님의 말씀’인 경장(經藏) 위주로 전해졌고, 차츰차츰 승가가 형성되면서 율장(律藏)이 뒤따랐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행방법으로 명상과 요가가 전해지고 수행자들은 요가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요가는 더욱 발전되고 대중화되기에 이르렀으며, 인도정통파 6파 철학의 하나인 요가학파로 체계화되었다. 요가학파에서 요가 경전으로 삼는 경전은《우파니샤드》,《바가바드 기타》,파탄잘리의《요가 수트라》,《하타 요가 프라디피카》,《시바 삼히타》등의 힌두교 경전은 요가의 여러 측면을 기술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서구에서 하타 요가가 주로 전파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요가가 행해지고 있으나 스포츠 다이어트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습하고 있다. 인도에서의 행해졌던 요가의 정신적 부분은 빠져있는 것이다.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다보면 요가본래의 의미도 알게 될 것이고, 정신적인 희열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일반인들에게는 요가 경전에 대한 무슨 이해가 필요 하겠는가 만은 그래도 요가나 명상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서 요가경전을 간단하게 차례로 소개해 보겠다.

《우파니샤드》

《우파니샤드उपनिषद् उपनिषतUpanishads》는 힌두교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헌이다. 이 경전은 힌두교의 철학적 문헌들의 집성체로서 힌두교의 사상적 이론적 토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철학서이다.《우파니샤드》는 베다의 끝이란 뜻에서 베단타(Vedanta)라고도 한다.《우파니샤드》는 베다의 정수(精髓)를 해설하는 주해서이기도 하다. 200편 이상이 《우파니샤드》에 속하지만, 10편 정도가 가장 오래된 것이며, 이를 고(古)우파니샤드라고 한다. 우파니샤드는 ‘가까이’를 뜻하는 우파(upa-), ‘적당한 장소에서’ 또는 ‘아래에서’를 뜻하는 니(ni-), ‘앉다’를 뜻하는 샤드(ṣad)에서 유래한 낱말로,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가까이에 앉는다’로, 가르침을 받기 위해 스승의 가까이에 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인도에 가면 힌두고전을 공부하는 학교가 있는데, 그들은 스승과 제자가 아주 가까이 앉아서 학습이 이루어진다. 인도사회에서 이런 전통은 최근세까지도 전해져 내려왔고, 현재도 지역에 따라서 부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8세기 인도 최고의 철학자인 샹카라가 그의 제자들과 우파니샤드의 주해서를 놓고 설명하는 모습이다. 제자들은 스승의 주위에 둘러앉아서 학습하는 모습인데, 이런 모습은 인도에서 스승과 제자와의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이다. 샹카라는 남부 인도에서 출생하여 베다를 학습하고 유행자(遊行者)로서 여러 지방을 편력하면서 다양한 기적을 행하였다고 하며, 또한 승원(僧院)을 건설하여 제자들을 양성했으며 많은 철학저서를 저술하였고, 최후에는 북부 인도에서 영면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미미하기는 하지만 힌두 성자들은 집을 나와서 유행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특히 와라나시의 갠지스 강변에 가면 이런 성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인도 최고의 철학자로 알려진 샹카라(Shankara 788〜820CE)가 제자들에게《우파니샤드》의 주해서를 설명하고 있다.
인도 최고의 철학자로 알려진 샹카라(Shankara 788〜820CE)가 제자들에게《우파니샤드》의 주해서를 설명하고 있다.

《우파니샤드》에서는 요가명상의 원리가 내재되어 있으며, 또한 요가수행에 대한 근거를 발견하게 되는데, 요가수행자들은 이 경전을 요가의 경전으로 삼고서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요가학파의 기본경전인《요가 수트라》가 있지만, 요가수행자들은《우파니샤드》를 요가철학의 주요경전으로 의지하고 있다.

《바가바드 기타》

《바가바드 기타 भगवद्गीत Bhagavad Gītā》는 성스러운 신에 대한 기타(Gītā:歌頌)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신에게 바치는 노래란 의미이다. 찬가를 신에게 바치는 것인데, 지금도 인도의 힌두교에서는 《바가바드 기타》는 중요한 경전으로서 읽혀지고 있으며 구송하고 있다. 《바가바드 기타》는 영어를 비롯해서 많은 서구어로 번역되어서 연구되고 있다. 인도인이 아닌 서구인들이 이 경전을 많이 읽고 연구하면서 구송하고 있는데, 실제로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많은 서구의 힌두교도들이 인도를 찾고 있으며, 이 경전을 지참하고 다니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다수의 인도인들은 이런 힌두고전이나 요가를 한가롭게 연구하고 수행하고 구송할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 인도인의 상층구조에서는 이런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인구 또한 상당하기도 하다. 유교나 도교의 경전을 중국이나 한국에서 서구인들이 공부하면서 실천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가끔 서울이나 지방에서 서구인들이 회색 승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분들은 한국불교의 간화선(看話禪) 참선법을 닦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이 분들 당사자는 심각한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이상하게 볼 것이 아니라, 한번쯤은 진지하게 그 분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구도행각을 하는 그런 용기에 박수를 쳐주는 아량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도에서도 똑같은 해프닝이 연출되는 것이다. 7세기 당나라 현장법사가 인도로 구법여행을 갔을 때는 그는 결코 이방인 취급을 받지 않았다. 당대 인도는 불교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1세기인 지금은 오히려 인도 땅에 살고 있는 인도인들이 낯선 이방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회색 승복을 입은 서구인들은 이방인 취급을 받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인들은 신라나 고려시대의 불교국가였던 한국인과 비교하면 분명 이방인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종교의 변천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연출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사회의 종교지형은 어떻게 변화해 갈지를 상상해 본다면, 무서운 생각이 들 것이다. 특히 불교지도자들의 안목과 비전이 아쉬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바가바드 기타》로 돌아가 보자. 이 경전은 기원전 4-2세기경에 성립된 것으로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실천은 카스트(계급)나 남녀의 구별을 초월하여 모두 최고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정통적 브라만교 사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경전에서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열렬한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정은 사상적 입장의 차이를 초월하여 브라만교가 이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바가바드 기타》는《마하바라타》속에 수록되어 있으나 원래는 별개의 것으로 성립되었던 것이다. 인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평상시에 늘 암송할 정도로 인도인들에게 친숙해져 있는 경전이다. 요가학파나 수행자들은 다른 힌두 정통파와 마찬가지로《바가바드 기타》를 요가 경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쿠루쉐트라에서의 크리슈나와 아르주나의 모습.
요가수트라의 저자 파탄잘리 상.
요가수트라의 저자 파탄잘리 상.

《요가 수트라》

파탄잘리의《요가 수트라》는 고대 요가의 근원이 되는 문헌으로서 기원전 2세기 파탄잘리가 저술했다. 파탄잘리(पतञ्जलि Patañjali 기원전 2세기 경)는 요가학파의 창시자이다. 《요가 수트라》는 라자 요가(Raja Yoga: ‘왕의 요가’라고 해석)의 수행과 관련된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 경전은 라자 요가의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는 힌두 경전이다. 이 경전은 요가 경전의 본령으로 인정되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힌두교 전통에서 ‘요가(Yoga)’는 내적 관조(contemplation)와 명상(meditation) 수행, 윤리적 실천, 형이상학적 앎 또는 지혜, 우주의 궁극적 실재인 신(God) 인 브라만(Brahman)에 대한 헌신 등을 포괄하는 수행 체계이다. 요가에 대해서 이론적 철학적으로 연구하고 이해하려면《요가 수트라》를 읽어야 한다. 요가를 단순하게 스포츠 차원에서 접근하여 다이어트 정도로 실습한다면 모르겠으나, 적어도 명상 차원에서 수행하려면 이 경전을 연구해야 한다. 인도 철학에서 요가는 6대 정통철학학파 중의 하나이다. 이 경전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요가 철학과 운동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이다. 요가의 정통 경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타 요가 프라디피카》

《하타 요가 프라디피카 Haṭha Yoga Pradīpikā हठयोगप्रदीपिक》는 하타 요가에 대한 고전 산스크리트어 안내서이다.《요가 수트라》가 라자 요가의 안내서라면《하타 요가 프라디피카》는 하타 요가 안내서이다. 이 책은 요기 스왓마라마(Yogi Swatmarama, 15세기 인도)에 의해서 저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타 요가 안내서는 이밖에도 두 개의 책이 더 있지만,《하타 요가 프라디피카》가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한국에 알려진 요가는 이 하타 요가이다. 하타 요가도 요가이므로 《요가 수트라》에서 말하는 최종적인 목표인 삼매를 얻기 위한 훈련과정이다. 그러나 하타 요가는 정신적인 부분 보다는 육체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하타 요가가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서구사회에 진입하는데 종교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고 접근하게 된 것이다.

하타 요가 자세.
하타 요가 자세.
​라자 요가 자세.
​라자 요가 자세.

하타 요가는 엄격한 자세나 정신적 삼매(집중)보다는 육체적인 훈련에 치중하고 라자 요가는 보다 정신적이면서 엄격한 자세와 삼매를 위주로 한다. 대개 서구인들은 하타 요가 수련을 한 다음 어느 정도 요가와 친숙해지면 라자 요가로 단계를 높여서 수행하는 것이 순서이다.

마정 보검(磨汀 寶劍)<해동임제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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