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영산재(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가 이스라엘과 미국LA에서 각각 시연을 하며 부처님의 상생과 화합의 메시지를 널리 알렸다.영산재보존회(회장 일운)는 7월 10~14일 이스라엘 카미엘 야외 대극장, 예루살렘 극장, 텔아비브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영산회상-니르바나’ 공연을 연이어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또 지난 6월 26일에는 미국 LA 포드 시어터(Ford Theatres)에서 장엄하게 펼쳐졌다. 한국전 참전 및 세계평화를 위해 생명을 바친 영령들을 추모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열렸다. 이스라엘 ‘니르바나’ 공연 행사에 동참한 성지스님의 동행기를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영산재 공연에 동참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우려가 많았다. 이스라엘은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릴 정도로 테러가 빈번한 지역이었고 ‘전쟁발발’등의 말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불안한 지역’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7월 9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막상 도착하니 불안한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었고 뿌듯한 마음뿐이었다. 우리 한국의 자랑인 불교문화의 정수 영산재를 ‘기독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이스라엘에서 시연하여 부처님의 화합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이리라.이번 공연의 주제는 ‘영산회상-니르바나’이다. ‘니르바나’, 세상 인간들의 탐욕, 분노, 어리석음 등 세상을 어지럽히는 모든 고통을 번뇌의 불이 꺼지고 지구촌에 평화와 행복이 오기를 기원하기 위한 염원이 담겨있는 주제이다.이번 이스라엘 공연은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을 단장으로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이성헌 국회의원등 각 종단과 사회의 지도자도 대거 동참했다. 인천에서 11시간 50분여의 비행을 한 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창 옆에 앉았기에 이스라엘 건물들위에 십자가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십자가는 보이지 않았다. 공연팀은 공항에서 전용버스로 네타니아에 있는 네타니아 아일랜드 스위트 호텔에 도착하였다.현지시간 9일 밤 11시 40분에 도착된 100명이 넘는 단원들은 방 배치를 받으면서도 아무런 피곤함이 없이 이방나라의 모든 것에 너무도 잘 적응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햇살에 창을 여니 지중해 바다가 바로 발코니 앞에 있었다.조식을 끝낸 팀들은 대표단과 기술진팀, 공연팀으로 나뉘어 조명 및 음향장비 팀은 저녁공연장인 예루살렘 극장으로 출발하고 대표팀과 공연팀은 감람산과 예루살렘 주변답사로 오전시간을 보냈다. 각 종단 지도자 대거 동참대표팀은 이스라엘 외무부 주관으로 오찬을 하였다. 한국측에서는 인공 스님을 비롯한 각 종단 총무원장님과 이성헌의원, 주 이스라엘 마영삼대사, 김법현스님, 김향금교수 이스라엘 측에서는 랍비 데이비드 쉴로모 로젠 종교간 화합담당국장를 비롯해서 최고랍비위원회 차관, 외교부 종교담당국장, 외교부 한국담당관이 참석하였다.오찬에서 영산재 니르바나 소개와 공연단 구성을 설명하고 한국 내 종교간 화합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스라엘 신문과 TV 등에서 대거 기자들이 와서 한국문화공연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었다. 통역은 진각종 통리원장 비서실장인 수각정사가 맡았다. 각 종단 총무원장은 이스라엘 총리공관 앞에서 군대 보낸 아들이 전쟁지역에서 상대편에 납치되어 돌아오지 못하여 이스라엘 총리 공관앞에서 항의를 하고 있는 길라드 쉴츠(gilad shilts) 부모를 방문하고 위로하였다.BC20년 헤롯당이 유대민족을 멸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유대인의 성지인 통곡의 벽을 둘러보며 유대인과 기독교인들간의 대립을 직접 느끼게 되니 세상 살아가면서 어떤 믿음하나로 모두를 이끌어 강요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종교, 믿음, 사상, 인물, 여론만을 맹신한다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에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생각 할 수 있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들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러 가던 길이라는 비아 돌로로사 거리 아랍어로는 홀리 세풀처(신성한무덤)은 알 케야마흐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것은 부활을 의미한다. 기독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성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죽고 묻히고 그리고 다시 죽음에서 부활한곳이 홀리 세풀처다. 성지마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줄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아랍시장이었다.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보다 그들이 중국말로 인사를 해오며 무엇인가 안내해 주겠다는 표정이 흥미로웠다. 필자가 “코리아”를 외치자 그들이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 아직은 중국보다 한국이 덜 알려져 있다는 방증이라라. 그러나 이렇게 문화교류를 계속 하다보면 한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과거의 전쟁의 상처를 딛고 한층 가까워지고 세계평화를 이루어나가는데도 앞장 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주재국인 관광부 주최의 만찬 장소인 하하제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스라엘 아시아담당관, 국제협력 담당관이 참석하여 종단원장님들과 선물을 주고 받으며 문화교류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끝없이 나오는 그곳 음식 메뉴가 놀라웠다. 종류는 달랐지만 맛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양국 문화교류 의견 나눠저녁9시 공연준비를 위해 예루살렘극장으로 도착한 대표단과 큰스님들은 공연준비로 분주했다. 이성헌 국회의원의 인사말로 시작된 공연은 새벽을 여는 타종, 허공중생과 축생 등 모든 고통 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홍고와 법고춤, 김향금 교수의 비천무와 법현스님의 범패 반주가 어우러졌다. 관중들이 한복 입은 한국소녀의 가야금 소리에 숨 죽이고 있을 때 고려시대 불화와 조선시대 감로탱화의 복식을 재현한 스님들의 의상이 거령산 범패소리로 예루살렘 극장은 인도 영취산의 불법도량이 되었다.사계절을 그리며 범패소리와 한량무, 가야춤, 바라춤, 등춤, 부채춤, 800석의 예루살렘 관중들은 공연이 끝나도 떠날 줄 모르는 채 기립박수를 치고 있었다. 요즘 세계적으로 ‘한류(韓流)’가 대세라고 하더니 이스라엘에서도 ‘한류’가 인기있음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이번 이스라엘 공연은 3년전부터 추진하여 카미엘 국제무용조직위원에서 확정되었다. 카미엘 국제 무용제는 세계 최고 무용제로 각 나라 최고 무용단만 초청되며 이 공연을 통해 공연기획자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예술이 오묘하게 어우러진 이번 작품의 매력에 매료돼 있는 관중들을 보면서 이틀 후 있을 카미엘에서의 공연도 성공할 수 있음을 예감하는데 주위 이스라엘 관광객들의 박수는 끝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계속>이스라엘 / 글·사진= 성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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