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윳따니까야 1편과 2편은 하늘사람과 하늘아들에 대한 것이다. 사람이 아닌 하늘사람을 등장시켜 부처님과 대화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하늘사람과 하늘아들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주석에 따르면 하늘아들은 하늘사람의 품에서 화생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하늘사람은 대부분 익명이지만 하늘아들은 언제나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다르다. 이렇게 하늘사람과 하늘아들이 다른 것처럼 되어 있지만 어른과 청년을 구분할 수 없듯이 내용역시 쉽게 구별이 안 된다는 것이다. 데와상윳따(하늘사람상윳따)에서는 광범위한 주제의 스펙트럼을 보여 주고 있고,2편인 데와뿟따상윳따(하늘아들 상윳따)에서는 수행과 관련된 모음이라는 것이 차이다.

케마(Khema)경에서 주로 수행과 관련된 게송의 모음으로 되어있는 2편 데와뿟따상윳따에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게송이 있다. 하늘 아들 케마도 한 쪽에 서서 세존께 시를 읊었다.

(케마)“어리석어 지혜가 없는 사람은 자신을 적으로 만들며 쓰디쓴 열매를 가져오는 사악한 행위를 지어가네. 지은 행위가 착하지 않으면 지은뒤에 후회하고 슬픈 얼굴로 울면서 그 열매를 거두리. 지은 행위가 착하면 지은뒤 후회스럽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즐거워 하면서 그 열매를 거두리.“

(세존)“슬기롭고 지혜로운 자는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알아서 어리석은 마부를 본받지 않고 올바로 실천하고 정진하네. 참으로 어리석은 마부는 평탄한 큰길을 벗으나 평탄하지 않은 길을 가다가 차축을 망가뜨려 걱정하네. 어리석은 자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가르침 아닌 것을 따르니 죽음의 문턱에 떨어지네, 차축을 망가뜨려 걱정하듯이.“(케마경-상윳따니까야)

상윳따니까야 1.2편은 하늘사람과 하늘아들에 대한 것이다. 주로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이처럼 하늘사람과 깊은 밤중에 대화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깊은 밤중은 몇 시 쯤 되는 것일까. 우리는 부처님의 일과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오전6시에서 12시까지는 天眼으로 세상을 관찰하여 고단한 중생들의 삶을 도와주시며 탁발하시고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셨다. 그리고 12시에서 오후6시까지는 대자비삼매(大慈悲三昧)에 들어 수행승과 뭇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괴로움을 살피고 그들을 돕거나 가르침을 설한 후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오후의 수면에 들기도 하고 일반사람들을 제도 하거나 신도들 에게 가르침을 설했다.

초저녁인 오후6시에서 밤 10 시까지는 수행승들이 방문하면 친견을 허락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한밤중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하늘사람이나 악마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을 제도했다.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에 (經行)을 하였으며 새벽 3시부터 4시 사이에는 취침을 했다.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는 열반에 들어 아라한의 경지에 드시고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는 慧眼 으로 뭇 삶들의 괴로움을 살펴보았다.(상윳따까야 제1권 해제) 부처님의 일과를 보면 일정이 매우 타이트함을 알 수 있다. 마치 주요 요직에 있는 사람들의 일과 못지않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하루 일정으로 본다면 하늘 사람이나 하늘의아들 등 인간이외의 존재들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그런데 이들 천신을 비롯한 삼계의 모든 존재들은 교화의 대상이다. 탐진치로 대표되는 번뇌가 남아 있어서 삼계를 윤회할 수밖에 없는 뭇 삶(중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부처님은 이들과 대화를 통하여 인간과 똑같이 제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법장<총무원 문화부장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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