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남아있지만, 전교구가 참여하여 새 총무원장 뽑는다면 방하착하겠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이 집무를 보면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이 집무를 보면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태고종도 여러분과 불자여러분에게 참회합니다.

이유와 원인이 어디에 있던지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자체에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으로서 부끄럽기 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저는 이런 상태로 누명을 쓰고는 물러가지 못하겠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 불이성 법륜사 현관문(일주문)을 걸어서 나갈 수 없습니다. 저는 이미 각오했습니다. 내 나이 70세입니다. 내가 무엇이 두렵고 과오가 많다고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 불이성 현관문을 나간단 말입니까.

문제는 불신임 당했으니 나가라, 저는 수용 못합니다. 민주 법치국가에서 힘의 논리에 의해서 종회에서 탄핵했다고 해서 그만둔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불신임을 당할만한 과오를 저질렀으면 당연히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종회에서는 절차적 하자를 생략하고 무조건 저를 주저앉히려고만 하는데 이것은 종헌종법에도 어긋날뿐더러 민주자유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월권이며 비민주적인 무질서의 극치입니다.

종단 내에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됨으로 사회법에 의한 판결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입니다. 법은 냉정합니다. 아직도 우리 종단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적당히 주먹구구식으로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일부 지도급 스님들이 다수인 것 같지만, 사회와 법은 결코 이런 어리석은 착각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이 상황에서 사회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불신임 무효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법의 심판에 따라서 결과에 승복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민주적 직선제로 새 총무원장을 뽑는다면 임기가 남아 있지만 과감하게 방하착하겠다고 이미 선언해 놓고 있습니다. 수용한다면 종회 새로 구성해서 새 판 짜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는 끝까지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종도 20%에 의해서 유령종이선거로 당선됐다고 하면서 총무원장 행세를 할 수 있으며, 물리적으로 총무원 사무실을 100번 불법으로 점거한다고 한들, 이 다툼은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설사 강제로 나를 밀어 낸다고 해서 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천명합니다.

최후에 나 혼자 남는다고 할지라도 저는 이런 식으로 누명을 씌워서 주저앉히는 데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태고종도와 불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종단이 안정되고 종무정상화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불기 2563(2019)년 9월 5일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