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따라 불교장례도 변화

고인의 제자들이 법구에 거화(擧火)를 하면서,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고인의 제자들이 법구에 거화(擧火)를 하면서,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법구에 불이 붙자, 스님과 신도들이 나무아미타불! 나무 지장보살! 을  염송하면서 고인의 왕생정토발원을 하고 있다.
법구에 불이 붙자, 스님과 신도들이 나무아미타불! 나무 지장보살! 을 염송하면서 고인의 왕생정토발원을 하고 있다.
법구가 화염에 휩싸여 불에 타고 있다.
법구가 화염에 휩싸여 불에 타고 있다.
법구가 거의 타고 마지막 불꽃이 타고 있다. 덧없는 인생무상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법구가 거의 타고 마지막 불꽃이 타고 있다. 덧없는 인생무상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화장이 거의 마무리되고 제자들이 습골을 하고 있다.
화장이 거의 마무리되고 제자들이 습골을 하고 있다.
오색영롱한 사리 7과(치아사리 2과포함)가 수습되었다.
오색영롱한 사리 7과(치아사리 2과포함)가 수습되었다.

서울서 아침 7시에 출발, 12시 30분경 도착한 곳은 울진 영명사였다. 조그마한 사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법 규모가 있는 태고종 소속 사찰이었다. 영명사는 재단법인 우리추모공원 사찰이었다. 말하자면 사찰이 추모공원을 설립하여 납골묘와 납공당을 운영하는 시스템이었다.

친환경 자연장지의 조성으로 건전한 장묘문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추모공원이다. 재단법인 우리추모공원 홍보책자에 의하면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상생의 공간을 창조한다’는 취지로 설립되었고, 보건복지 가족부, 경상북도가 허가한 재단법인으로서 대외적인 공신력과 신뢰로 장묘문화 발전에 기여함을 내 세우는 비교적 건실한 남골 공원이다.

불교에서는 생사불이라는 교리적 철학적 사생관(死生觀)에 따라서 장례식도 여법하게 불교의례에 입각해서 행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화장을 ‘다비’라고 한다. 불교의 교주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유래한 전통이요 관습이다.

 

다비(화장)는 장작 위에 시신을 안치하고 종이로 만든 연꽃 등으로 가린 후 불을 놓아 화장한다. 승려의 경우 화장 후에 유골을 부수어 유골함을 만들고 부도에 안치한다. 이때 사리를 수습하기도 한다. 티베트 지역에서는 시신을 수습하여 특별한 대에 안치 한 후, 새들이 쪼아 먹도록 하는 조장을 하였다.

인도 쿠시나가르에 있는 라마바르 탑으로 부처님은 이곳에서 다비(화장)되었다.
인도 쿠시나가르에 있는 라마바르 탑으로 부처님은 이곳에서 다비(화장)되었다.
영명사(재단법인 우리추모공원)의 납골묘와 와불상.
영명사(재단법인 우리추모공원)의 납골묘와 와불상.
영명사 주지 원명스님(한국불교태고종)
영명사 주지 원명스님(한국불교태고종)

다비가 끝난 다음에는 사리가 수습되는데, 이것은 부처님의 법체를 다비(화장)한 다음, 몸에서 나온 사리를 말한다. (舍利)는 불교 용어로서, 원래는 신체 또는 석가모니나 성자의 유골을 지칭하는 용어였으나 오랜 수행을 한 스님을 화장한 결과 나오는 구슬을 이르기도 한다. 원래 산스크리트어에서 ‘사리라(Śarīra)’는 시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사리를 오랜 기간 수행한 공덕의 결과물로 이해하고, 사리는 전신사리, 쇄신사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신사리란 온 몸이 사리인 것을 말하고 쇄신사리는 구슬처럼 낱알로 된 것을 말한다. 사리는 보통 절 탑 속에 보관되는데 한국의 5개절에 부처의 사리가 보관되어 있다. 이 절들을 5대 적멸보궁이라 하는데 양산의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가 있다. 불교계에서는 반드시 오랜 기간 수행하고 그로 인해 공덕이 쌓여야만 그 증거로 사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불교사적으로 보면, 부처님이 열반하고 다비한 다음 나온 많은 양의 사리를 당시 강력했던 8명의 왕이 분골(分骨)해 가서 봉안했다. 이후 아소카 대왕이 인도 아 대륙을 통일하고 인도와 관련국에 8만 4천 불 사리탑을 세웠다고 한다.

이후 남북방 할 것 없이 부처님 진신사리 신앙이 생겼고,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게 돼서 현재 여러 사찰에서는 부처님 진신 사리 봉안, 친견법회를 갖고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큰 사찰에서는 전통적인 다비장이 있었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다비를 해왔다. 이후 한동안 이런 전통적인 다비의식은 몇 개의 큰 사찰에서만 그 전통과 다비의례가 전수되어 왔다.

이번에 방문했던 영명사의 경우는 전통사찰이 아님에도 이런 전통적인 다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군소종단 소속 스님들에게는 매우 관심 있는 사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은 장작 위에 법구(시신)를 올려놓고 화장을 했는데, 이제는 주 화력을 가스 불에 의존하는 것도 변화라면 변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이런 업무를 전담해서 하는 전문업체가 있어서 앞으로 스님들의 다비문화가 새로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진 영명사=원응<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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