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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2019)년 12월 08일 일요일
혜초종정(방장)예하 기해년 해제법어
혜초종정(방장)예하 기해년 해제법어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9.08.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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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山谷)과 봉운(峯雲)은 옛 그대로인데 인심은 시절인연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 때때로 변하니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
혜초 종정(방장) 예하
혜초 종정(방장) 예하

종문(宗門)과 회상(會上)이 어지럽고 시비(是非)가 부절(不絶)하니 무리(宗徒)들이 불안해하고 불법홍포에 장애가 많으니, 명색(名色)이 종문의 수장(首長)으로서 체통(體統)이 말이 아닙니다.

산곡(山谷)과 봉운(峯雲)은 옛 그대로인데 인심은 시절인연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 때때로 변하니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본래 납승(衲僧)은 잡사(雜事)에 초연하여야 본분종사(本分宗師)의 도리입니다. 불조(佛祖)의 혜명(慧命)은 벼락이치고 폭풍이 몰아쳐도 물 흐르듯 여여 하게 상속(相續)되는 법, 하여서 금선석가(金仙釋迦)께서 연꽃을 들어 보이신 이심전심(以心傳心)은 시공을 초월하는 불변의 진리입니다.

동토(東土)의 명안종사(明眼宗師)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공문(空門)의 도를 닦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조당집 祖堂集>에 보면 옛 선사들의 명언절구(名言絶句)가 너무나 많습니다.

 

사공산(司空山) 본정(本淨) 화상의 사대무주게(四大無主偈)

 

4대 무심하기가 저 물과 같아서

굽어진 곳에 이르든 곧은 곳에 이르든 이것이다 저것이다 함이 없다.

깨끗하고 더러운 두 곳에 마음 내지 않으니

막히고 뚫림에 언제 두 뜻이 있은 적이 있으리오.

경계에 닿으매 다만 물같이 무심하면

세상에서 종횡(縱橫)한들 무슨 일이 있으리오.

四大無心復如水 遇曲逢直無彼此

淨穢兩處不生心 雍決何曾有二意

境觸但似水無心 在世縱橫有何事

 

견문각지게(見聞覺知偈)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 걸릴 데 없고

소리, 냄새, , 닿음 늘 삼매라네.

새가 공중에서 다만 힘써 나는 것과 같이

가질 것도 버릴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사랑할 것도 없어라.

만약 처소에 따라 본래 무심함을 알면,

바야흐로 관자재(觀自在)라 이름 할 수 있으리라.

 

見聞覺知無障礙 聲香味觸常三昧

如鳥空中只沒氣 無取無捨無憎愛

若會應處本無心 方得名爲觀自在

 

옛 본분납승들은 이처럼 갈고 닦아서 심전(心田)을 계발(啓發)했거늘, 종문도 불안하고 회상도 옛날 같지 않으니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두문불출(杜門不出)이 상책이나, 눈썹 떨어져 큰스님들 뵈면 질책(叱責)받을까 두려워 사지(四肢)를 부여잡고 가사(袈裟)입고 비로관(毘盧冠)을 정제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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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2019)년 기해년 음 71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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