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은 개인의 번뇌 해탈에 중점을 두고 수행하며, 老莊은 만물과 하나 됨 을 주장한다. 두 사상의 공통점은 삶의 실존적 통찰 즉 현상계의 삼라만상을 체용일여(體用一如)의 세계관으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깊은 철학적 사유가 들어있고, 禪사상도 같은 입장이다. 靑山녹수 山河대지 모두가 부처의 법신이고 장광설이며 禪家의 현성공안(現成公案)은 공(空)과 색(色) 유(有) 와 무(無)양쪽 둘 다를 초월한 절대 긍정의 존재인 두두물물 삼라만상을 모두 포용 한다고 할 수 있다.

노장과 선불교가 서로 통하는 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치는 바로 이러한 삶의 실존적 통찰이다. 道와佛法 진리는 세상 어디에나 흩어져 있다.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공안 가운데, 뜰 앞의 잣나무' 간시궐(똥 젓는 마른 막대기)에서 엿볼 수 있듯 삼라만상 두두물물, 심지어 오줌 똥 속에도 진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 선과 노장의 공통된 진리관이라 볼 수 있다.

선에서는 극과 극이 하나이며 사물이 사물이면서 사물이 아님을 아는 것이 깨달음의 본질이며 해탈로 가는 것이다. 노자는 복(福)속에 화(禍)가 깃들어 있고 禍속에 福이 숨어 있다는 설법으로 양극이 하나임을 일깨운다. 장자는 낙관주의적인 사유인 道(자연)와 더불어 하나가 되는 체험을 추구하며 광활한 우주와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고자 했다.

그는 생사의 구별을 꿰뚫어보고, 영욕의 득실을 잊으며 초연히 스스로 즐거워하고 자유분방한 일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속의 모순과 투쟁을 잊고 정신적 쾌락을 얻어 향유할 수 있게 한다.

선 수행의 내용과 목표도 이와 같은 맥락의 정신적 자유와 무소유의 쾌락을 향유 하고자한다. 운문 선사의 화두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날)이 바로 낙관주의를 대표한다.

견성한 사람은 현재의 삶에 충실하다 결코 세상을 혐오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禪은 시끄러움속에서 정적을 즐기고 고요 속에서 움직임을 보는 지혜로 날마다를 소중하게 살아간다. 수행자가 지향하는 세외지심 (世外之心)또한 이 세상 속의 삶에 있는 것이며 지구 밖 이나 바다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선불교는 중국에서 생산된 불교다. 불교가 중국문화를 만나서 이루어진 중국화 된 불교다. 그 속에는 중국문화가 배어 있을 수밖에 없다. 인도불교에는 우파니사드, 바가바기타 등 힌두이즘과 인도문화가, 일본불교에는 神道와 武士 문화가, 중국 선불교에는 도가사상과 유교문화가 있다. 부처와 중생은 간절한 기도만이 통한다. 一切哀魂離苦得樂 아미타불!

법장<총무원 문화부장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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