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례로서의 영산재계의 현대적 의의

한국불교신문사 주필동방불교대학 총장
한국불교신문사 주필. 동방불교대학 총장

 

I. 시작하는 말

II. 종교의례의 보편적 인식

III.종교의례로서의 영산재계의 현대적 의의

IV. 맺는 말

 

1. 시작하는 말

종교의식(宗敎儀式 Religious Rite)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 신앙, 신조, 종교에 따라, 사람이 하는 일상생활에서의 활동과는 다른 인간생활의 특별한 종교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 주제가 종교의례로서의 불교의식 특히 영산재의 의의를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종교의례를 논하기 전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통의례도 여러 가지가 있다. 보통의례라고 하면 통과의례(通過儀禮), 정화의식, 충성선서, 대관식, 대통령 취임식, 결혼식, 장례식, 학교동호에서의 신고식, 졸업식, 클럽미팅, 스포츠행사. 할로윈 데이(성인 대축일 전날), 참전용사 가두행진, 크리스마스, 사형(극형), 학술회의, ‘하다못해 악수하면서 안녕하세요?’ 등도 일종의 의식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양력이나 음력으로 표시되는 어떤 특정한 날짜의 행사, 예를 들면 양력설이라든지, 음력설 등이 다 종교의례가 아닌 인간의 보통의례가 된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어떻게 보면 많은 보통의례에 둘러싸여 살아가지만, 일상생활에서 종교적 색채가 얇은 것은 행사이지 어떤 신앙이나 신조에 따른 종교의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종교의례라고 하면 어떤 특정한 종교공동체의 전통에서 규정한 일정한 법식(法式)을 의미한다. 종교공동체란 여러 종교의 공동체를 말하는데,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교 도교 신흥종교 등을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종교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의례는 숭배(崇拜)의식만이 아니라, 종교단체의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모든 생활의례까지도 종교적 의례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광의적 정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전통의 예를 든다면 남방 상좌부 전통은 승가생활 그 자체가 바로 종교적 의식의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보통사람들의 일상과는 다른 생활양식이다. 해가 뜨기 전에 탁발을 나간다던지 오후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다던지 하는 생활규칙은 일종의 의식인 것이다.

중국에서 확립된 선불교의 독특한 청규에 따라서 규정되는 선가의 생활방식 등이다. 기독교에서도 성례(聖禮=세례식)도 하나의 의식으로서의 보통 생활양식과는 다르므로 종교의례에 포함한다.

II. 종교의례의 보편적 인식

일반적으로 종교의례라고 했을 때의 의례(ritual)는 베다종교의 르타(Ṛta)에서 유래했다. 산스크리트(범어)의 ‘르타’란 ‘명령, 규칙, 진리’ 등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 말은 라틴어(ritualis)-영어(ritual)가 되었는데, 어원적으로는 범어에 기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교의 의례는 인도에서부터 유래된 것이 분명하고, 특히 베다종교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브라만교(Brahmanism) 또는 베다 시대 종교(Historical Vedic religion)는 베다 시대(1500〜500 BC) 동안 인도 아 대륙에서 전개된 종교로서 브라만(바라문·婆羅門)이라고 불리는 사제 계급을 중심으로 전개된 종교를 말한다. 브라만교는 《리그베다》·《야주르베다》·《사마베다》·《아타르바베다》의 4종의 베다의 종교적 가르침을 토대로 하여 우주의 근본적 최고 원리로서의 브라만(梵)에 대한 신앙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된 종교로, 훗날 힌두교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브라만교가 그 포괄 범위를 명확히 그을 수 있는 종교 체계는 아니어서, 흔히 브라만교라고 칭할 때는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특정한 범위를 가진 한 종교 체계를 가리킨다기보다는, 인도의 전통적인 민족 생활과 사회 구조에 기반 하는 전통적 철학·사상·신학·제사 의례 등의 종교 현상 전반을 총칭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브라만교는 불교와는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초기불교나 바즈라야나(금강승) 불교의 전통에서, 브라만교의 의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종교학적 관점에서 종교학 연구가 서구 학자들에 의한 종교적 정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편견이 있을 수 있다. 동양권에서도 특히 아시아에서의 종교적 의례의 실제적 기원은 인도 아 대륙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전개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학술적으로 종교의례에 대한 어원적인 차원에서, 또 불교의례란 관점에서 볼 때, 인도적인 종교의례의 기원을 도외시 할 수 없다.

인도 브라만교의 현대적 형태의 야즈나(불 앞에서 행하는 의식)와 힌두 혼인의식과 신을 찬양하는 수많은 축제의식이 힌두 종교의 중요한 의식이다. 기독교나 이슬람 역시 각기 종교의례를 간직하고 있으며, 유교에는 《예기》(禮記)라는 경전이 있는데, 중국 고대 유가(儒家)의 경전인 오경(五經)의 하나로, 예법(禮法)의 이론과 실제를 풀이한 책으로서 유교의 예를 설명해 놓은 책이다. 중국의 삼례(예기, 주례, 의례) 중 하나이며, 왕조(王朝)의 제도, 상복(喪服), 동작(動作)의 규칙, 예(禮)의 해설, 예악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세계의 모든 종교들은 각 종교마다 특별한 의식을 갖추고 있다.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 드루즈교(이슬람교의 시아파) 만다야교(급진적인 이원론적 세계관을 가진 유일신교적 영지주의 종교) 바하이교(바하이 신앙은 유일신을 믿는 종교로서 모든 인류의 정신적인 융합을 강조), 영지주의 등의 종교의식은 대개 신을 찬탄하는 의식에 근거해서 각종 의례가 발달했다.

다르마(法) 계통의 종교는 불교 힌두교 시크교 자이나교는 인도에서 출발한 종교로서 다소 의례상의 공통성이 있지만, 이 가운데 불교의례는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다르게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지리적 기후와 풍토의 영향을 받았으며, 지역문화와의 융합도 무시할 수 없는 변용이다.

도(道) 계통의 종교인 도교 유교 선불교 천도교 원불교 증산도 등도 제각기 의식이 존재하며, 선불교는 불교의 한 종파로서 매우 간단한 의식으로서 법맥상속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계통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야지디교(쿠르드인이면서 야지디교를 믿는 민족종교집단. 야지디교는 조로아스터교와 옛 메소포타미아 종교들의 영향을 받았으나, 야지디인들은 독자적인 종교 커뮤니티와 그들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마니교 마즈다크교(마즈다크교는 5세기말에서 6세기에 걸쳐 사산 왕조에서 발생한 종교. 당시의 주류였던 조로아스터교를 비판), 이 종교들은 불의 의식을 갖고 있으며, 지금도 조로아스터교는 인도로 공간이 이동되어 신봉되고 있다.

신흥 종교인 사이언톨로지교(Scientology는 L. 론 허버드가 1954년에 창시한 신흥 종교. 인간은 영적 존재라고 믿으며,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와 윤회도 믿고 있는 종교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사이언톨로지’의 뜻은 ‘진리탐구’이다. ‘라틴어: scio 스키오(깨달음)’과 ‘그리스어:logos(로고스)’ <신의 계시 혹은 이성>을 모티브로 한 종교.) 천리교 코피미즘(코피미즘 선교 교회는 2010년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이사크 게르손이 창시한 스웨덴에 있는 종단으로서 파일 공유에 치중. 코피미즘(Kopimism)이란 "Copy-Me-ism"에서 나온 말로 "나를 복사하라"는 의미의 사상을 담고 코피미즘 선교 교회에서는 이 코피미즘을 신봉한다. 파일 공유(영어: file sharing)는 이를테면 컴퓨터 프로그램, 멀티미디어 (오디오, 비디오), 문서,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로 저장된 정보로의 접근을 제공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까오다이교(1926년 베트남 남부의 떠이닌에서 응오 반 쩨우(Ngô Văn Chiêu)에 의해 창시된 혼합적 유일신교로서 호아하오교와 함께 베트남의 양대 신흥종교) 증산도 현대이교(현대 이교 (Modern paganism) 또는 신이교 (Neopaganism, Neo-Paganism)는 기독교 이전에 유럽에서 믿던 종교에서 영향을 받은 다양한 종류의 현대 종교 부흥 운동을 일컫는 말. 네오파간운동은 다신교, 애니미즘, 범신론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종교를 포함하고 있다.)

통일교 라스타파리 운동(라스타파리 운동(Rastafari Movement)은 1930년대에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신흥 종교이다. 라스타파리안이라고도 불린다. 그들은 머리털을 꼬아서 길게 늘어뜨린 드레들록(dreadlock)의 모습으로 알아볼 수 있고, 대마초(그들의 말로는 간자‘ganja’의 사용과 레게 음악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뉴에이지,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Invisible Pink Unicorn, 줄여서 IPU)은 일신론을 비꼬아 만들어진 패러디 종교에서의 여신으로, 유니콘의 모습에 모순적이게도 투명하면서도 분홍색을 띄고 있는 형상으로 표현된다.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의 형상은 무신론자나 종교적 회의론자들에 의해 러셀의 찻주전자와 동일한 원리로 설명되고 있으며, 때때로 비슷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과 연관지어 언급되기도 한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lying Spaghetti Monster, 간단히 FSM, Spaghedeity, 또는 비행 스파게티 괴물)은 캔자스 주 교육 위원회가 지적 설계를 생물학적 진화론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결정한 것에 항의하는 목적으로 오리건 주립대학 물리학 석사인 바비 헨더슨이 2005년에 창시한 기독교를 패러디하여 만든 종교이자, 그 종교가 숭배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은 일반적으로 눈자루 두 개와 미트볼 두 개, 많은 면 가락으로 이루어진 면발 뭉치(스파게티를 닮았다) 모습으로 묘사된다. FSM을 종교로 가지는 사람을 파스타파리안(Pastafarian)이라고 부른다.)

마라도나교(마라도나교(Iglesia Maradoniana, 약자 IM)는 아르헨티나에서 창시된 기독교계 신흥 종교이다. 디에고 마라도나를 신으로 숭배하며, '여호와를 영의 아버지로, 마라도나를 육체의 아버지로' 숭배하는 기본 이념을 갖고 있다. 이 종교의 신앙적 모티브는 로마 가톨릭교회였다.) 디스코디어니즘 세이초노이에교 유니테리언 보편주의 이쿠안타오교 등도 나름대로의 종교의식을 갖고 있으나 다소 단순한 면이 없지 않다.

전통 종교 및 민간 신앙이라고 할 수 있는 부두교(부두교는 서아프리카의 종교이다. 부두(voodoo)의 원명은 보둔(vodun)이며, 일반적으로 부두교로 불린다. 보둔은 ‘영혼(soul 또는 spirit)’을 뜻하는 서아프리카말로서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두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현재 부두교의 신자가 많은 곳은 서인도 제도 (특히 아이티)와 미국 남부 (특히 루이지애나 부두교가 유명)이다. 좀비가 탄생한 곳도 부두교라 한다.)

신도(神道는 일본의 민속 신앙 체계로, 일본 고유의 다신교 종교이다.)인도 민간 신앙(민속 힌두교 또는 대중적인 힌두교(Popular Hinduism)는 민간 신앙(Folk religion)적 측면의 힌두교이다. 민속 힌두교는 애니미즘과 결합된 명목상의 힌두교로, 브라만교·베단타 학파·힌두 철학(Hindu philosophy)과 같은 힌두교의 학문적·신비적 측면과는 대치된다. 민속 힌두교는 완전한 다신교로, 일원론이나 일신교적 교의를 강조하는 브라만교나 베단타 힌두교와는 반대 된다. 민속 힌두교의 많은 민간 신앙적 측면이 힌두 철학의 형성 이전에 성립되었기 때문에 ‘민속 힌두교’보다는 ‘인도의 민간 신앙’이 더 정확한 용어라 할 수 있다.) 중국 민간 신앙, 마다가스카르 종교, 아메리카 원주민 종교, 아프리카 전통 종교, 아프리카-아메리카 종교, 자바 섬 종교, 폴리네시아 종교, 필리핀 종교, 한국 민간신앙(무속신앙(巫俗信仰), 또는 간단히 무속(巫俗), 무(巫)는 한국의 전통적인 샤머니즘(Shamanism) 즉, 무당으로 불리는 중재자가 신령과 인간을 중재하는 종교이다. 숭배 대상은 자연의 정령이나, 중국의 유명 인사, 토착 신령과 조상신 등의 귀신이 숭배된다. 고대 몽골 지역에서 처음 발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토착 종교 등도 다 일종의 종교의식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샤머니즘을 무속(巫俗), 무교(巫敎),무(巫)라고 하는데, 이들은 고유의 관점이 존재하는 말들이다. 무속은 불교학자 이능화가 샤머니즘을 전통적인 관습으로 이해하여 처음 사용한 말이며, 지금은 국문학자들과 민속학자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무교는 개신교 신학자 유동식이 처음 사용한 단어이며, 샤머니즘을 기독교, 불교, 이슬람처럼 독립된 종교로 존중하는 중립적 입장의 종교학자들이 사용한다. 무(巫)는 인류학자 조흥윤이 사용한 말이며, 한국의 샤머니즘을 독특한 개성을 가진 전통으로 존중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무속은 일종의 샤머니즘, 애니미즘 등 원시 신앙과 기타 종교 요소가 결합한 형태로 그 기원은 원시인들의 샤머니즘 의식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한국무속의 기원은 일반적으로 고조선 때로 잡는다. 무속은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된 종교인데, 무속의 기원은 우리 역사의 시작인 고조선 시대부터로 보는 것이 보통이다. 고조선 시대를 상징하는 우리의 건국 신화인 단군신화를 보면, 곰과 호랑이가 나오고 천신의 자손 환웅이란 용어가 나온다. 이외에도 태백산, 신단수 등을 신성시하는 것으로 보아, 애니미즘, 토테미즘 등을 그 시대에 믿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시는 제정일치 사회였으므로 종교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가 일치했다. 애니미즘과 토테미즘, 샤머니즘은 지금도 무속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광복 이후 세습무들은 조선시대 때 무당이기 때문에 받던 괄시를 피해, 무당 집안임을 숨기는 일이 많아졌고, 한국전쟁 때 미신과 종교를 금지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서 대한민국으로 옮긴 강신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무당이라고 하면 대부분 강신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나, 아직도 대한민국의 동해안 지역과 호남지역에는 세습무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으며, 세습무가 하는 강릉 단오굿과 동해안 별신굿, 진도 씻김굿 등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근동 지역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종교는(고대 그리스어 'Μεσοποταμία'에서 온 말로서 '메소'는 중간이라는 뜻을, '포타미아'는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기원전 4세기 후반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 이래로 역사, 지리학 및 고고학적 명칭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메소포타미아는 지리학상 중동의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의 주변 지역(현재의 이라크)을 일컫는다. 메소포타미아는 두 강이 자연적으로 가져 다 주는 비옥한 토지로 인하여 기원전 약 6000년 구석기 시대에 인간이 정착 주거하기 시작한 이래 점차 인류 고대 문명의 발상지의 하나로 발전하였다.)수메르 종교(수메르 종교는 수메르 문명의 신화, 판테온, 의식, 우주론 등의 총체를 가리킨다. 수메르 종교는 메소포타미아 신화 전반에 영향을 끼쳤으며, 그 흔적이 후르리인·아카드인·바빌로니아인·아시리아인을 비롯한 다른 민족 및 문화 집단들의 신화와 종교 속에 남아 있다.

우르 제3왕조(2150~2000 BC 시대 동안, 수메르 도시 국가 라가시에는 ‘애도를 바치는 62명의 사제(62 lamentation priests)’가 있었으며 180명의 성악가들과 악기 연주자들이 이 사제들과 함께 의식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고대 셈족 종교(고대 셈족 종교(ancient Semitic religion)는 고대 근동과 북동 아프리카에서 셈어를 말하던 민족들의 다신교적 종교를 가리킨다. 고대 셈족 종교의 기원은 메소포타미아 신화와 서로 간에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언어사적인 아닌 문화사적으로 셈족이라는 낱말은 엄밀히 정의된 낱말이라기보다는 대체적인 범주를 나타낸다. 따라서 ‘고대 셈족 종교’의 범위도 마찬가지로 대략적이다.)고대 이집트 종교(이집트 신화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확산되기 이전에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생각해온 신들의 체계를 의미한다. 고대 이집트인의 신앙은 대략 3000년에 걸친 긴 기간에 그 사이에 여러 번 변화를 거듭해왔다. 일반적으로는 헬리오폴리스에서 신앙되고 있던 엔네아드를 바탕으로 말해지는 것이 많다.)

인도-유럽 고대 그리스 종교(고대 그리스 종교(Ancient Greek religion)는 고대 그리스(기원전 1100년경~기원전 146년)에서 신앙되고 실천되었던 믿음들과 의식들을 통칭하는데, 여기에는 대중적인 공공의 종교들과 이들과는 차이가 있는 컬트 종교들이 모두 포함된다. 비록 이들 종교들의 대다수에 공통되는 유사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서로 간에 뚜렷이 구분되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 종교들’ 또는 ‘고대 그리스 컬트 종교들’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일 수도 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종교는 그리스 외부의 다른 지역과 섬들로 확산되어 믿어지고 실천되었다.) 신화(고대 그리스의 종교적 의식(儀式)들은 주로 제단에서 거행되었다. 제단은 하나 혹은 두세 명의 신에게 바쳐진 경우가 많았으며 제단에는 그 특정한 신의 동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음식, 술, 귀중품과 같은 봉헌물은 제단의 왼쪽에 놓였다. 때로는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동물 희생 의식(Animal sacrifice)이 제단에서 행해지곤 했는데 제물로 바쳐진 동물의 살코기의 대부분은 의식의 참가자들이 먹었으며 동물의 내장은 불로 태워 봉헌물로 신에게 바쳤다. 신에게 바치는 제주(祭酒)인 신주(神酒) 또는 헌주(獻酒)는 주로 포도주로 만들어졌는데 성소뿐만 아니라 심포지움(Symposium)과 같은 일상생활에서도 신들에게 바치곤 했다.

밀의종교(밀교(密敎, Mysteries, μυστήρια) 또는 밀의종교(密儀宗敎, Mystery religion)는 해당 가르침 또는 종교의 입문자 또는 비전가(initiates, 이하 비전가)에게만 그 가르침의 내용이 알려진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컬트 종교들을 통칭한다. 이 종교들은 비전(祕傳· initiation)과 종교적 수행과 실천의 세부 내용을 외부로 밝히지 않는 비밀엄수주의를 주된 특징으로 한다. 신플라톤주의는(3세기 이후, 플로티노스의 《엔네아데스》를 기초로 전개해 오는 사상 체계로서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스토아학파 등 고대 여러 학파의 사상을 종합화하기 위해 성립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이데아계-현상계(現象界)라고 하는 플라톤적 2원론을 계승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를 세분화하여 전 존재를 계층적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 특색이다. 신플라톤주의의 학파로서의 존재는 529년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에 의한 이교도(異敎徒)의 학원폐쇄령과 함께 막을 내리지만, 사상 자체는 중세·근세의 철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르네상스시대에 있어 플라톤주의 부흥이라 일컬어지는 것도 실제 내용은 신플라톤주의 색채를 진하게 갖는 것이다. 고대 로마 종교:로마 신화(神話; Roman mythology)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부분은 그리스 신화에서 그대로 옮긴 것으로 후기에 지어지고 기록으로 전해졌다. 다른 한 부분은 더 오래되고 종교적인 성격이 더 강했는데 그리스 신화와 매우 다른 기능을 수행하였다.

신화 태양신 숭배 황제 숭배 미트라교(미트라 밀교(Mithraic Mysteries 또는 Mysteries of Mithras)는 미트라(Mithras)라는 신을 주된 신앙 대상으로 하는 밀의종교(mystery religion)이다. 미트라 밀교는 기원후 1세기부터 4세기까지 로마 제국에서 로마 군인들 사이에서 널리 믿어진 컬트 종교였다. 로마인들은 또한 이 종교를 페르시아 밀교(Mysteries of the Persians)라고도 칭하였다. 현대의 역사가들은 이 종교를 미트라교(Mithraism)라고 부르며 때로는 로마 미트라교(Roman Mithraism)라고도 한다. 미트라 밀교 숭배자들은 7계위로 이루어진 복잡한 비전 전수(initiation)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미트라 밀교의 비전가들은 자신들을 ‘신덱시오이(syndexioi)’라 불렀는데 이 낱말은 ‘악수로 하나가 된 사람들’을 뜻한다. 미트라 밀교의 숭배자들은 지하 신전에서 만나 예배 의식을 가졌는데, 이 지하 신전의 유적이 지금도 다수 존재한다. 미트라 밀교의 예배 장소 또는 지하 신전을 미트라에움(Mithraeum)이라 한다. 미트라 밀교의 중심지는 로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古)발칸반도 종교 독일 이교 베다 힌두교 슬라브 종교 에트루리아 종교 켈트 다신교 하니피즘 등에 이르기 까지 실로 지구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종교가 있으며 이런 종교들은 크든 작든 나름대로 다 어떤 특별한 종교의식을 갖고 있다. 크게 보면 불교의식은 이런 종교들의 의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III. 종교의례로서의 영산재계의 현대적 의의

불교의례는 불교 교리에 입각하여 행하는 불교교단 의례의 총칭인데, 불교에도 종파별로 의식이 다양하다. 우리가 영산재라고 하는 불교의례에 대해서 실제로 시연을 하고 있지만, 영산재의 의의를 살펴본다면 그것은 석가의 교학사상에 의거하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 사상을 표현하는데, 영산재를 시연함으로써 영산회상에서의 부처님 행적을 찬탄한다. 또한 선불교의 전통에서 영산회상에서의 염화미소란 특수한 전법의식을 그대로 전승하고 있는데, 한국불교만이 영산회상을 요소로 하여 법맥상승에서, 또는 불교의례로서의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보존하고 있는 불교전통은 한국불교, 그것도 태고종이 전통을 계승해 가고 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태고종은 어떻게 보면, 영산회상에서 있었던 부처님의 정신과 종교적 행위에 대한 교시(敎示)를 종교의례로서 가장 확실하게 잘 전승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같은 불교권이지만, 남방불교는 어떤 특이한 종교적 의례라기보다는 승가공동체의 일상적인 생활방식 자체가 의식화한 경우로서, 수계식이라든지 포살과 자자 같은 생활의식이 의례로 발전한 경우이다. 바즈라야나(금강승=히말라야 티베트 몽골계) 불교권의 의례는 인도 힌두교 의례와 유사한 전통을 갖고 있으며, 금강승 불교의례로 독특하게 발달되었다. 이처럼 한 뿌리에서 나온 불교이지만, 공간적·시간적 여건에 따라 한편으로는 불교 자체의 발전을 기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중적·사회적 수용에 따른 변천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도 자연스러운 불교의 교리발달사적 변천이다. 이러한 불교의 사회적·지역적 수용은 종교 관념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각 나라마다 고유한 불교 의례를 갖추고 있는데, 이를 민속불교 의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속불교의례란 것도 어떻게 보면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강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한국사회에서의 습합이 두드러진다고도 할 수 있다. 남방불교인 상좌부권의 불교의례는 지금도 인도 초기불교의 전통과 의식을 그대로 전승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의 의식만이 지역문화와 민속에 적응하여 변천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남방불교권이라고 해도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원형불교의 모습인 상좌부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다소의 변화가 있는 정도이다. 불교의 교리나 교단체계의 변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의식만은 그 나라의 특색에 맞게 쉽게 변질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에 불교를 수용한 계층은 귀족 특권계층이었으므로, 불교가 사회 전반에 수용되기까지는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즉, 불교문화 전체를 한 번에 전부 수용하지 못하고 처음에는 외국의 진귀한 지식 또는 학예로서의 일부를 수용하였으며, 수용하는 지역에 따른 조건적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재래신의 존재가 있는 이상 그와의 교섭관계가 불가결하게 되어 신불습합(神佛習合)이라는 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일부의 계층이라 하기 보다는 사회 전반의 풍속과 결합하여 구체화, 실천화되는 경우가 더 강하다. 교의적(敎義的)·원리적 변화보다는 신앙적·의례적 변화의 경우에 그 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불교의례는 사회에 수용되고 민중 사이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정착되었던 것이다.

금강승불교권인 히말라야 티베트 몽골계 불교권의 의례는 동아시아 불교의례와는 아주 다르게 전개되었는데, 남방 상좌부 불교, 바즈라야나 불교와 동아시아의 불교의례는 아주 다른 종교의례처럼 변천되었다. 그러므로 ‘어느 불교의 전통과 전승에서 행해지는 불교의례가 정통이다’하는 문제는 고려의 여지가 너무 많으며,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동아시아 불교권인 중국 한국 일본도 한역불교에 의한 한자문화권으로서의 불교교학상의 내용과 전통은 어느 정도 공통된 부분이 많지만, 의례에 있어서는 아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영산재계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영산회상을 상징화한 의식절차이다. 영산회상을 열어 영혼을 발심시키고, 그에 귀의하게 함으로써 극락왕생하게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산재는 국가의 안녕과 군인들의 무운장구, 큰 조직체를 위해서도 행해진 것이 우리나라에서의 영산재 발달 진행 역사이다. 1973년 11월 5일 중요무형문화재(현 가곡780) 제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49재 가운데 하나로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에는 상주권공재·시왕각배재·영산재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영산재는 가장 규모가 큰 의례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영산재가 진행되는 절차는 매우 복잡하다. 우선 의식도량을 상징화하기 위해 야외에 영산회상도를 내어 거는 괘불이운(掛佛移運)으로 시작하여 괘불 앞에서 찬불의식을 갖는다. 괘불은 정면 한가운데 걸고 그 앞에 불단을 세우는데 불보살을 모시는 상단, 신중(神衆)을 모시는 중단, 영가를 모시는 하단 등 삼단이 있다. 그 뒤 영혼을 모셔오는 시련(侍輦), 영가를 대접하는 대령, 영가가 생전에 지은 탐 ·진 ·치의 삼독의 의식을 씻어내는 의식인 관욕이 행해진다. 그리고 공양드리기 전에 의식장소를 정화하는 신중작법(神衆作法)을 한 다음 불보살에게 공양을 드리고 죽은 영혼이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찬불의례가 뒤를 잇는다. 이렇게 권공의식을 마치면 재를 치르는 사람들의 보다 구체적인 소원을 아뢰게 되는 축원문이 낭독된다.(홍윤식 교수)

영산재는 전통문화의 하나로,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부처님의 참 진리를 깨달아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하고 공연이 아닌 대중이 참여하는 장엄한 불교의식으로서 승화되어 예술로서의 가치가 향상되어 서구인들에게도 어필되고 있다.

이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범패(梵唄), 화청(和唱) 등을 연주하며,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을 춘다.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 전통 민속음악과 민속 무용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영산재는 우리 태고종에서 전해 내려오며 태고종 서울 3사를 비롯한 전국의 대소 사찰에서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IV. 맺는 말

불교의례의 관점에 본 불교의례로서의 영산재계는 태고종에 그 전통과 실제 시연 작법을 보존하고 있음은 태고종의 자랑이요 한국불교의 불교예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영산재계의 의미는 단순하게 불교의례로서의 재의식이라는 관념보다는, 석가부처님께서 이심전심으로 불법의 진수를 마하가섭에게 전했던 염화미소법을 상기해야 한다고 본다. 일명 독수리 봉은 빨리어로 기자쿠타, 산스크리트어로는 그르다하르쿠타라고 부르는데, 영취봉을 말한다. 불교전통에 의하면 석가 부처님은 많은 경전을 이곳 영취봉에서 설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곳은 마치 독수리가 두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형상이어서, 이렇게 독수리 봉이라고 부르고 유래되었다. 석가 부처님은 실재로 재세 시에 이곳 토굴에서 오랫동안 선정에 들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법화경》을 위시해서 이곳에서 많은 대승경전을 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반야경》 《수능엄삼매경 首楞嚴三昧經Śūraṃgama-samādhi-sūtra》 등을 설했다고 전해진다. 동아시아의 선종불교에서는 영산회상에서 그 뿌리와 유래를 찾고 있다. 태고종도 선교밀정(禪敎密淨)을 포괄한 통불교 전통에서 영산회상은 그 의미가 자못 크다고 할 것이다. 영산재계의 의의도 이런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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