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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2019)년 08월 24일 토요일
청보 총무부장 스님: “태고종, 이대로는 안 된다.”
청보 총무부장 스님: “태고종, 이대로는 안 된다.”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9.05.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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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무행정마비 누구의 책임인가?
총무부장 석 청보스님이 종단사태를 걱정하면서 집무에 열중하고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총무부장 석 청보스님이 종단사태를 걱정하는가운데 집무에 열중하면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미묘한 시기에 총무부장이란 중책을 맡아서 총무원에 출근하고 있다. 불문에 들어온 본사는 송광사이지만, 태고종으로 전종한지도 어언 30여년이 됐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포교활동을 하다 보니 국내에는 진출이 늦었다. 그러므로 태고종에 몸 담으면서도 사실 종도들과는 별로 넓게 접촉하지는 못했다. 아는 스님들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격이 아니면서도 종단행정부에 참여한 것은 뭔가 나름대로 소신이 있어서이고, 미력한 힘이나마 종단에 일조를 할 수 있겠다는 작은 바램에서 능력이 모자란 줄 알면서 부처님에게 회향한다는 신념으로 총무소임을 맡았다.

밖에서 듣던 총무원 집행부가 그렇게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게다가 지금 상황이 여간 불편한 입장이 아님에도, 총무원 집행부에서는 종도들을 위해서 최선의 행정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볼 때, 눈물 날 지경이다. 말이 총무부장이지 지금 무슨 일을 체계적으로 집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종무행정을 임의대로 처리할 수도 없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된다고 할지라도 종무행정은 원칙과 양심에 입각해서 집행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리 앞서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태고종 이대로 안 된다는 생각이다. 누가 총무원장이 되고 종회의장이 되고 총무부장이 되어도 지금과 같은 체제와 제도로는 희망이 없다고 본다.

 

종단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대와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종단체제가 되어야 한다. 너무 과거 체제에 안주해서도 안 되고, 더군다나 극단적인 대치국면의 종단운영 체계로는 한국불교를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 스스로 체제정비와 제도개혁을 하지 않으면 종단 그 자체가 존립하는데도 힘들다는 생각에는 모든 종도가 동감 하리라고 본다.

태고종은 한국불교에서 결코 과소 평가해야할 종단이 아니다. 한국불교의 역사성으로 비추어 보면 전통적 대승불교 종단인 태고종이 살아야 한국불교가 산다. 이런 차원에서 1만 태고종도와 4천 사암이면 거대 종단이다. 이런 거대 종단이 식물화되어 있다면 말이 안 되는 일이며 한국불교의 손실이면서 태고종단의 큰 불행이다.

4천개 사암이 이렇게 행정적으로 마비가 되어서야 될 말인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행정은 돌아가게 해 놓고 싸워야지 전산망까지 다운 시켜버리면 종도에게 큰 죄를 짓는 꼴이다. 종단 내에서 자율적으로 해결이 안 되니 사회법에 기대어서 심판을 요청한 것이겠지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다 같이 참회하는 자세로 정의로운 법원 판결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 반드시 공정한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언젠가는 종무행정이 정상화되고 종단이 다시 가동되겠지만, 태고종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본다. 뭔가 변화가 와야 하지, 현재와 같은 체제와 제도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 종단을 다시 세운다는 자세로 새롭게 출발하는 개혁종단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모르긴 해도 다수의 종도들이 동감을 표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실 우리 종단의 권력구조를 근본서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3권 분립도 총무원-종회-호법원이 아니라, 우리 종단의 실정에 맞는 총무원(행정)-교육원(교육)-포교연수원(포교)과 같은 3원 체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99%가 사설사암인 우리 종단의 현실에서 J종과 같은 체제는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태고종에 맞는 옷(체제)을 입어야지, 대승 재가종단인 태고종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대립과 갈등을 계속 한다면, 사회적 지탄은 물론 종단은 오히려 더욱 퇴보케 되어 급기야 종단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이르고 말 것이다.

이제 우리 종단 구성원들도 의식의 변화가 와야 한다. 기존의 불교체제를 당장은 바꾸지 못한다고 해도 점진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시대에 부응하는 불교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사회와 대중이 외면하는 종교집단은 금방 사라진다는 역사적 교훈을 뼈저리게 통감해야 한다.

오늘의 니전투구식 종단상황으로 만들고 전산망을 다운 시켜 식물종단으로 마비시킨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분명 책임소재가 가려지겠지만, 종도와 제불조사에게 지은 죄가 너무나도 크다. 나무아미타불! 합장삼배

석 청보<총무원 총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