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충에 의해 종단이 유사 이래 가장 어려운 암흑기에 봉착

법장(편집국장, 총무원 문화부장)
법장(편집국장, 총무원 문화부장)

노자(老子)가 말하길 “가장 으뜸가는 처세술은 물의 모양을 본 받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강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물처럼 되어야 한다. 장애물이 없으면 물은 흐른다. 둑이 가로 막으면 물은 멎는다. 둑이 터지면 물은 다시 흐른다. 네모진 그릇에 담으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된다. 그토록 겸양하기 때문에 물은 무엇보다 필요하고 또 무엇보다 강하다. 가장 이상적인 생활 태도는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 혜택을 주면서 상대를 거역하지 않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물처럼 거스름이 없는 생활태도를 가져야 실패를 면할 수 있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머물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있게 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천하의 지극히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강한 것을 지배한다. 강한 군대로는 천하를 지배할 수 없다. 강한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물과 같아야 한다.

사자(獅子)는 죽어도 아무도 그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그 몸속에서 스스로 기생한 사자충(獅子蟲)에 의해 먹힐 뿐이다. 부처님은 불교의 미래를 사자충에 의해 불교승단의 세력이 급격히 약해질 것을 일찍이 예견하시고 승단의 화합을 당부하셨다.

대의명분(大義名分)도 없이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종회의 3.14 총무원장 불신임 탄핵안을 번갯불에 콩 볶듯이 기습적으로 해치우고 3,20 원로회의 인준 또한 도망자의 회우(會遇)처럼 밀실야합 형식으로 처리하여 전산망을 마비시켜 놓은 것도 모자라 종도들의 피해는 아랑곳없이 종단의 미래 지향적 마인드는 물론이요, 애종심과 종단관도 없는 일부세력들로 또다시 총무원장을 다시 뽑겠다고 난리를 피우고 있는 지경이다.

종단의 주요기관인 중앙선거 관리위원회의 위원장 월봉스님이란 분이 엄중한 중립을 지켜야 할 판에 총무원장을 또다시 선출하겠다고 악성언론인 법보신문에 직인 개인(改印)을 5월7일자로 公告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오랫동안 빚에 허우적거리던 종단의 부채를 청산하고 낡은 제도를 정비하여 새로운 태고종으로 거듭나고자 애쓴 보람도 없이 사자충에 의해 종단이 유사 이래 가장 어려운 암흑기에 봉착해 있는 현실에서 이제 종도들은 불조의 혜명을 계승코자 한다면 묵빈대처만 할 것이 아니라 분연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불의에 항거해야 옳다고 본다.

법장<총무원 문화부장, 한국불교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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