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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2019)년 03월 21일 목요일
석가의 딸들 수행도량-가지산 보덕사
석가의 딸들 수행도량-가지산 보덕사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9.03.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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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비구니 전문 강원을 찾아서-①
외호를 맡은 법선 주지스님과 강사 성인스님이 학인들 앞에서 니승(尼僧)으로서의 꿋꿋한 자세를 갖고 수행 전법포교에 최선을 다할 것을 훈시하고 있다.
외호를 맡은 법선 주지스님과 강사 성인스님이 학인들 앞에서 니승(尼僧)으로서의 꿋꿋한 자세를 갖고 수행 전법포교에 최선을 다할 것을 훈시하고 있다.

가지산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보덕사는 태고종 비구니 전문 강원 도량이다. 종파를 초월해서 비구니 스님들이 살고 있는 도량은 항상 깔끔하다. 보덕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10여명 이상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경학(經學)을 탐구하는 도량이다 보니 다른 사찰들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마침 졸업식 입학식이 있다고 해서 총무원장스님을 모시고 보덕사에 당도하니, 매사 활발하기로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워할 법선 주지스님이 일행을 맞이한다. 법선스님의 당찬 모습은 듬직해 보인다. 태고종 전국비구니 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 회장 재임 시에 보덕사 주지로 임명 받으면서 비구니 강원이라는 큰 짐을 함께 물려받았다고 한다. 비구니 회장 직은 임기가 만료되었지만, 보덕사 주지는 그대로 맡기로 했고 비구니 강원도 그대로 운영하기로 하여 주지 겸 강원장으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도량에 들어서니 강주 성인스님과 학인들이 반갑게 원장스님 일행을 맞이하고 예를 표한다. 학인스님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의 자태가 절도가 있고, 수년간 내공을 쌓은 경학 실력이 얼굴로 나타난다. 촌음(寸陰)이 아깝다는 자세가 역력하다. 이제 공부 맛을 알고 한문독해 실력도 상당하다는 것을 모습에서 느껴진다. 하여서 선배 스님들께서는 학교 공부보다는 강원 공부를 장려했다. 조석예불을 하면서 경을 보는 것과, 학교에서 강의식으로 경을 보는 것과의 차이점이다.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을 것이다. 학인들의 사정과 형편과 여건에 따라서 선택할 일이지만, 대체로 공동체 대중생활을 하면서 경 공부를 하는 것은 수행이면서 동시에 경학 공부과정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10대 때 두륜산 가야산에서의 학인시절이 떠오른다. 그 때만해도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큰 방에서 공부하던 시절이다. 반세기가 지나면서 학인 수도 줄고 출가자 수도 줄고 절 문화, 강원 문화, 대중생활 문화도 많이 변했지만, 경의 내용과 공부하는 목적과 태도에는 별다른 변화나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대중생활이라는 공동체 생활문화가 좀 변했고 수가 좀 줄어 들었지만, 경 공부하는 근 본 목적과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고 본다.

보덕사에서는 초심(初發心自警文)부터 대교(華嚴)까지 과정을 두고 소수 정예 교육을 시키고 있다. 강주 성인스님은 정통 선암사 강원 출신으로 태고종에서만이 아니고 전국강원에서는 이름 있는 강백(講伯)이다. 엄격한 규율과 온축된 내공 실력으로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사적으로야 한없이 자상한 어머니요 언니지만 강학(講學)에 임해서 훈독(訓讀)할 땐 깐깐하기로 말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라고 한다.

 

대교반의 마지막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경학의 최고과목인《華嚴經》까지는 제대로 봐야 이력을 마쳤다고 할 수 있으며, 비로소 경에 눈을 뜨고 한문경전 독해력(讀解力)에 힘이 붙어서 장경바다에 입문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교반의 마지막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경학의 최고과목인《華嚴經》까지는 제대로 봐야 이력을 마쳤다고 할 수 있으며, 비로소 경에 눈을 뜨고 한문경전 독해력(讀解力)에 힘이 붙어서 장경바다에 입문할 수 있다고 했다.

강주 성인스님은 인연을 강조한다. 동진 출가한 니승도 있지만, 나이 좀 들어서 출가했으면 그만큼 힘이 든다는 것쯤은 각오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고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염의와 가사를 수한다면 출가사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치문(緇門=승가)에 들어 온 빈도(貧道=승니)들은 세속 사람들과는 외모부터가 다르고 속마음도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경학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인들에게 신출가 심출가(身出家 心出家)를 침이 마르도록 강조한다고 한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둔다면 공부가 제대로 되겠는가하는 노파심에서 제자들에게 하루에도 몇 차례씩 귀에 거슬릴 정도로 잔소리를 한다고 했다.

 

가지산 보덕사= 원응<주필>

 사진= 법승<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