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신도들과 염불기도 정진해야

고오타마 싯다르타는 한 밤중에 성문을 나와 왕사성으로 향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엾은 라훌라가 잠든 사이 말을 몰았다. 목적은 단 한 가지 ‘인생이란 무엇인가?’하는 철학적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부귀영화와 권력도 그에게는 무의미한 것이었다. 인생과 우주의 근원적인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구도의 길을 나서야 했다. 세속적 향락과 복록이 넘쳐나고 향기로운 궁성의 찬란함은 결코 고오타마 싯다르타의 근원적 물음에 그 어떤 만족감도 주질 못했다. 대 결단이 그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었다. 물질적 풍요와 안락은 오히려 고통의 연속이었다. 출가란 대방기(大放棄)만이 탈출구였다.

출가의 다른 말은 ‘대방기’이다. 크게 버렸다는 뜻에서 이런 용어를 쓴다. 버렸지만 크게 얻기 위함이었다. 카필라성에는 비극을 안겨주었고, 야소다라 부인과 라훌라에게는 슬픔을 안겨주었지만, 사해의 중생들에게는 크나큰 지혜와 자비를 구족해 주는 인천의 스승으로 화려하게 등극하여 세존(世尊)이 되셨다.

석존의 위대함은 필설로 다 형용하기 어렵다. 출가가 있었기에 성도가 있었고, 전법륜(轉法輪)을 굴려서 비로소 불교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불교 4대 명절의 하나인 부처님 출가재일을 불제자들은 당연히 기념하고 부처님 출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도 부처님처럼 출가의 참뜻에 따라서 철야 용맹정진을 해야 한다.

다른 날은 몰라도 부처님 출가재일만은 절에서 신도들과 부처님을 우러러 보면서 그 위대한 대방기(출가)의 결단에 찬탄을 보내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 몰라도 너무 모른 일부 몰지각한 사문들의 행태는 지탄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이런 날도 모르고 ‘종회를 연다, 시위를 한다.’하는 경거망동은 태고종사에 오점으로 남을 일이다. 관계자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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