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에 주는 교훈은?

현대 대만 불교를 리드해 온 불교지도자는 네 분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 우리는 우선 대만 불교의 외형에 관심을 많이 갖는데, 그 배후에는 네 분의 지도자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엄선사(聖嚴 禪師)
성엄선사가 창건한 대만 법고산
법고산에서 법회가 열리고 있다.

석성엄법사(釋聖嚴法師,Sheng-Yan,1931〜2009)는 선사로 더 잘 알려진 분이다. 그는 중국 대륙의 강소성 남통 출신으로 매우 어린 나이에 불문에 귀의했다. 중국 선종의 양대 산맥인 조동종 임제종에서 수학했다. 선문 조동종의 51대를 이었으며, 선문 임제종은 57대를 잇고 있다. 동초선사(東初 禪師) 원적 후에, 농선사(農禪寺) 주지가 되었고, 그 후 법고산 도량을 창립해서 대가람으로 발전시켰다.

대륙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스님으로서 조동.임제 양 법맥을 잇고, 일본 입정대학에서 학위도 받는 등, 선교율을 겸수한 학덕을 겸비한 고승으로서 대만 뿐 아니라 해외에도 법고산 지부를 설립하여 전법 포교에도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2009년에 입적했다.

불광산 성운대사는 전회에서 이미 소개한 바이고, 다음은 자제기금회(慈濟基金會)의 증엄(證嚴) 스님이다.

증엄 스님이 1966년 초창기에 시작한 자제기금회.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시리아 난민학교를 돕고 있는 자제기금회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모습.

증엄법사(證嚴法師1937〜)는 신종교운동으로서 인간불교운동을 창립한 석인순 법사(釋印順1906〜2005)의 제자로서 박애주의자이다. 증엄 법사는 자신의 얼굴마저 알리기를 싫어하는 분이다. 자제기금회는 대만뿐이 아니고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지부를 두고 있다. 여기서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자제기금회의 활동은 너무나 유명해서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비구니의 원력과 신심으로 인간불교를 실천에 옮긴 전설적인 대승보살을 우리는 대만에서 볼 수가 있다. 증엄 비구니에게는 위대한 스승이 계셨다. 그가 바로 인순 대장로스님이다.

자제기금회에서 운영하는 자제종합병원.

인순 장로스님은 절강성 항주 출신으로 보타산 복천암 청념화상을 은사로 천동사에서 수계 득도했다. 

석인순 법사(釋印順1906〜2005).

인순 법사는 대학승이다. 삼론 유식의 대가이면서 《아함경(阿含經)》에서 《광율(廣律)》에 이르기 까지 대.소승경율론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 대정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인순법사는 중국불교의 조사 태허법사(太虛法師1890〜1947)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허법사(1890〜1947)

태허법사는 중국 근대불교의 조사로서 임제종 정통 선맥을 이은 분이다. 대만불교의 산증인들인 인순 동초 대용 자항법사의 입문 사부이기도 하다. 성엄 법사에게는 이런 훌륭한 스승들이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법맥을 살펴본 것이다. 스승 없는 제자가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 여기서 긴 설명을 할 수 없지만, 오늘의 대만 불교는 그냥 이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다음은 중대산 유각법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중대선사는 세계최고층 사원으로 136미터 높이에 37층 건물이다.

유각법사(惟覺法師;Wei Chueh 1928〜2016)는 중대선사를 창립했다. 중대선사의 유각법사는 중국근대불교의 산증인이며 선종 고승인 석허운(釋虛雲1840〜1959)화상의 수법제자 가운데 한분이다. 허운 화상은 조동종 47대, 임제종 43대, 운문종 12대, 법안종 8대, 위앙종 8대를 이은 중국 5대선종의 법맥을 계승한 조사이다.

유각법사(1928〜2016).
허운화상(1840〜1959).

허운 화상에 대해서는 별도로 소개해야 할 정도로 비중 있는 고승이다. 한마디로 대만불교는 중국불교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하며 중국대륙 불교가 대만에 와서 꽃을 피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 대만 불교연수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밖에도 세계불교승가회 본부가 대만에 있다. 세계불교승가회장과 중국불교회장을 역임한 석백성(釋白聖1904〜1989) 대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백성법사(白聖法師).
백성법사(白聖法師).

백성법사는 16세 때 안휘성 구화산으로 출가했다. 20세 때 구족계를 수지하고 무창 홍산에서 3년간 폐관(무문관) 수행을 했다. 이후 대장경을 열람하고 상해법장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전법포교활동을 하다가, 1948년 국공내전(國共內戰)으로 대만에 도착, 1957년 중국불교삼장학원을 설립했다. 1960년부터 1986년까지 중국불교협회이사장을 역임했으며, 대만과 동남아시아 화교권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다수의 제자들이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끝으로 대만불교연수기를 작성하는 데에 한국불교신문 주필 원응 스님의 도움으로 원고를 정리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대만=벽송 송운 스님<중앙승가강원 총동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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