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하착하시기를...”

도광스님!

이제 방하착하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종단현안보고가 있던 올 여름 어느 날 대불보전에 들어서면서, 가사장삼을 수하지 않은 것을 의식한 듯, “선당에 앉아서 참선하다가 오느라고 평상법복으로...”라고 하면서 상석에 착석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나는 그때 속마음으로 “아! 참으로 종회의장 스님이 다 내려놓고 화두와 씨름하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도광스님을 한 때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누구도 하지 못하는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스님으로 생각해서였고, 풍채로 보더라도 우리 같은 왜소한 스님들과는 다르다는 위압감이 있는 스님으로 우리들의 우상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내가 제26대 집행부에서 총무부장의 소임을 보게 되고, 스님께서는 종회의장으로 피선되어서 막상 종단사를 논하는 집행부대 종회의 파트너 십이 되면서, 논의도 하고 협상도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직접 또는 전화상으로 수차례 하게 됐습니다. 긴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때 평소에 우리들의 우상으로 생각했던 스님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고, 이제는 “도광스님은 종단의 지도자로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집행부가 추진했던 또는 추진하고 있는 종무에 대해서 따질 일이 있으면 내부에서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을 사회법에 까지 확대한 것은 정말 도광스님의 가장 큰 실책이었다고 봅니다. 6월5일의 막말과 7월17일의 폭언과 폭행에 가까운 행위와 7월18일 대전에서의 일들을 보면서, 너무나 실망했었습니다. 종정예하에 대한 불경은 도광스님의 도덕적 인격적 문제이기에 더 이상 논외로 하겠지만, 종도들이 판단하겠지요. 다만 도광스님께 드리는 충언은 이제 도광스님은 지금까지의 집행부에 대한, 종단에 대한, 종회에 대한, 종도에 대한 관점을 바꿔주셨으면 합니다.

도광스님!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스님처럼 그렇게 완력과 보스기질로서는 종단을 이끌어 갈수 없습니다. 명분과 합리적인 주장과 판단을 하셔야지, 그렇게 어떤 선입견을 갖고 사감으로 종단사를 논하고, 종회를 사견에 의해서 강제로 이끌고 운영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정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말씀을 들으면 싫어하고 역정을 내시겠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라는 속담이 도광스님을 두고 종도들 사이에서는 회자 된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어디서 흘러나온 말이겠습니까. 스님이 워낙 언행이 거칠고 마음대로 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런 말이 전북교구에서부터 연원했고, 종회의장을 맡으면서는 더더욱 확산된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공적인 일을 오기와 개인의 성질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확언컨대 도광스님이 집행부를 대표해서 총무원장스님을 사회법에 제소했는데, 백 프로 무혐의 처리될 것입니다. 승패는 곧 갈릴 것입니다. 판결 전에 뒤엎으려면 집행부인들 가만히 있겠습니까. 정말 안타깝습니다. 종회의장을 하고나면 총무원장 한번 하시면서 부종수교의 이상을 펴보시고, 원로의장, 종정까지도 할 수 있다는 야망을 갖고 계실 것인데, 어쩌지요. 분명코 이런 꿈이 깨지게 되어서. 하지만 기회는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방하착하시고 덕을 쌓으신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불가능이란 없다고 봅니다.

스님의 건투를 빕니다.

정선 <총무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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