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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2018)년 12월 13일 목요일
태고총림 방장 혜초 종정예하 특별인터뷰: “부처 찾아 참 모습 깨달아야”
태고총림 방장 혜초 종정예하 특별인터뷰: “부처 찾아 참 모습 깨달아야”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8.11.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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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무술년 동안거 결제를 앞두고 특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조계산 도인 태고총림 방장이신 혜초 종정예하께서 편백운 총무원장스님과 말씀을 나누고 있다.

종정원을 찾은 것은 1117일 오전 830분경이었다. 선암사는 언제 와도 싫증이 나지 않는 천년 가람의 원초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런 선불장(選佛場)에서 공도(空道)를 닦는 빈도(貧道)는 세세생생 공덕을 많이 쌓아야 이런 승처(勝處)에서 무량복덕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 한국불교 17백년사에서 한반도에는 천년 가람이 많지만, 본사 가운데서는 조계산 장군봉 아래 선암사만이 6방의 사격을 갖춘 고풍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선암사는 시대상황의 인연소치에 따라서 흥하기도 하고, 다소 침체상태를 면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고려 때 대각국사의 주석사찰이었을 때가 최전성기였지만, 조선후기에는 선교겸수의 화엄종장스님들이 주석하면서 지혜용장들을 길러 냈던 때가 불일이 증휘하고 법륜이 상전했던 때가 아니었을까. 다행하게도 태고종 총본산으로 태고총림이 설치되어 불조의 혜명을 면면히 계승하고 태고종조의 종통과 법통을 이어가는 총림도량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선암사의 자랑이요 태고종의 얼굴로서 체통을 살려주고 있는 성지가 아니랴!

총림산문에 들어서면 총림의 어른이신 방장예하가 주석하고 계시기에 총림이 총림다워 보이고, 산이 더 높고 골이 깊어 보인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리라고 했던가. 조계산 장군봉아래 태고총림 방장이신 혜초 종정예하가 종정원에 주석하고 있어서 선암사는 든든해 보이고 태고종도들에게 태고총림은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산중에는 어른이 계셔야 산문 안에 들어서면 뭔가 가람 안이 가득하게 느껴진다. 종정원에 들어가 삼배를 올리고 앉았다. 종정예하와 총무원장스님은 긴 말씀이 필요 없다. 총무원장 스님은 종단현안을 간단하게 보고말씀 드린다. 종정예하는 이미 사판의 일을 떠나 있지만, 총무원장스님의 보고를 청취하고, 총무원장스님은 하교를 기다리는 것이 상호간의 예의요 신뢰다.

최근 불거진 불경행위에 대해서는 말씀을 아끼지만, 종정예하께서는 말문을 여신다. “썩은 가지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법이라고 의미 있는 한마디를 하시는데, 너무나 함축성 있는 말씀이다. 종정법통은 우리 종단의 생명과 같은 문제이다. 감히 누가 이런 권위에 도전하고 함부로 종정예하께 불경을 저지른다만 말인가.

덕암 종정 다례재가 12월 6일(음력 10월 29일)이라면서 총무원장스님에게 묻자, 총무원장스님은 “역대 종정스님들의 다례재는 총무원이 주관하여 불이성 법륜사에서 봉행한다.”고 보고했다.

혜초 종정예하께서는 흡족해 하시고, 덕암 노사의 말씀을 한동안 하신다. “대륜 노사나 덕암 노사는 불이성의 사자였다.”고 몇 번이나 반복하여 말씀 하신다. 사자는 사자 새끼를 낳아서 키우고 하이에나는 하이에나 새끼를 양육한다. 지난 10여 년 간 불이성문을 드나드는 용상들 가운데는 사자들도 있지만, 하이에나 같은 존재들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제발 126일 덕암 종정예하 다례재에는 종문의 사자새끼들이 모여서 불이성의 전통을 어어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은근히 비유하여 말씀하신다. 종정예하께서는 요즘 종단이 좀 시끄러워 지려는 기미를 아셨는지 편백운 총무원장은 1원 짜리 한 장 착복한 것이 없으니, 소신껏 종단을 잘 이끌어 가도록 하라고 하신다. 더 이상 종단의 사판 일에는 언급을 자제하셨다. 모든 종단사의 사판 업무는 총무원장이 알아서 하는 일임을 아시고, 더 이상 언급을 자제하신 것이다.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이라는 이판의 경계로 돌아가셔서 아래의 글귀를 보여주시면서 태고종도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경책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씀하신다.

종정예하께서 손수 쓰신 《자경문》 게송 글귀다.
종정예하께서 손수 쓰신 《자경문》 게송 글귀다.

身心把定元無動하야 黙坐茅菴絶往來로다.

신심파정원무동 묵좌모암절왕래

寂寂寥寥無一事하니 但看心佛自歸依어다.

적적요요무일사 단간심불자귀의

몸과 마음 정에 들어 헐떡임을 그치고 토굴 속에서 묵묵히 왕래를 끊을지어다.

고요하고 고요해서 한 가지 일도 없으니 마음 속 부처 찾아 참 모습을 깨달으리라.

 

태고종도들은 무술년 동안거 결제는 각자의 절에서 하도록 말씀하시면서, “부처 한번 되어 보려고 절에 들어왔으면 부처 찾아서 참모습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결제가 다가오니, 종단이 시비에 휘말리지 말고 조용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메시지다. 종정예하께서는 일평생 이판사판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동진 출가하셔서 젊은 시절에는 선교겸수의 수행으로 일관하셨고, 중장년에는 사판(事判)으로 종단 일을 많이 보셨다. 법륜사 주지나 총무원장 소임이 다 사판의 경계다. 종정의 지위에 오르시면서 사판의 경계는 접어두시고 이판(理判)의 본분종사로서 태고종문(太古宗門)의 정안종사(正眼宗師)로 사자후를 우렁차게 외치신지도 어언 10여 성상이 지나가고 있다. 태고종문의 1만 종도들은 종정예하이시며 태고총림 방장이신 혜초 대종사님의 임제정맥의 적통적자로서 태고법손의 수장임을 분명코 인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감히 종정법통에 불경을 저지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문하에는 100여명도 넘는 제자들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혜초 종정예하의 회상(會上) 용상방(龍象榜)에 법호(法號)를 올릴 자가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전법게(傳法偈)만 받고, 사진만 주지 실에 걸어놓고 신도용으로 방편을 삼으면서, 종정예하의 문도네 하면 다가 아니다. 스승의 심인(心印)을 전수받고, 옆에서 항상 가르침을 받는 납자가 되어야지 이름만 따먹고 본분에 어긋나는 제자가 있다면 스스로 경책하고 참회하는 문하가 되었으면 한다.

돈사탐진치 상귀불법승 (頓捨貪瞋癡 常歸佛法僧)

염념보리심 처처안락국 (念念菩提心 處處安樂國)

탐진치 삼독을 버리고 항상 불법승 삼보에 귀의한다면

한 생각 한 생각이 보리심이요, 있는 곳곳이 극락이라네!

 

정예하께서는 말씀하신다. 석문의범에는 참 좋은 게송들이 많이 실려 있다고 하신다. 재만 지내는 데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이 게송에 담겨진 무진법문을 읽을 줄 알아야 출가사문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신다. 태고종도들이 염불을 잘하면서도 이런 수행자의 본분을 너무 모르고 경거망동한 일부 종도들을 겨냥하신 것 같아서 마음이 찡했다.

종정예하께서는 이판의 경계에서 태고종도 모두에게 무진법문의 경책을 하시다가도 총무원장스님에게 사판의 경계에서 가끔 한마디씩 던지신다.
종정예하께서는 이판의 경계에서 태고종도 모두에게 무진법문의 경책을 하시다가도 총무원장스님에게 사판의 경계에서 가끔 한마디씩 던지신다.

태고종은 그동안 시시비비가 많았다. 이제는 그칠 때가 됐다. 빚도 갚고 했으니, 종도들이 단합하고 화합해서 종단발전을 해야 한다.”라고 하시자, 총무원장스님은 일부종도가운데는 시비꾼들이 있어서 아직도 저를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썩은 가지는 저절로 떨어지지만, 때로는 가지를 쳐줘야 나무가 잘 자라는 법이라고 바로 응수하신다. 소신껏 밀고 나가라는 메시지다.

종정예하께서는 이번 삼동결제에 납자들이 십여 명이 방부를 들어서 칠전에서 정진하니,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니 방장 체면이 서게 되었다면서, “총무원장스님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종단에 일들이 많이 있지만, 태고종도들이 태고총림 선암사에 와서 한철씩 나는 운동을 벌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이제 공부하는 태고종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종정예하께서는 또 써 놓으신 글귀를 내놓는다. 종정스님은 잠시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신다고 시자스님은 말한다. 촌음(寸陰)을 아끼시고 노구이시지만,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그대로가 종정예하의 수행이요 정진이신 것이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들어가면서 종정원에서 한가롭게 세월을 낚고 계시지만, 종단을 걱정하는 마음은 잠시도 내려놓은 적이 없으신다. 태고종도들은 이런 종정예하의 행화(行化)에 엎드려 절을 올리면서 떠받들어도 모자란다. 감히 코앞에서 예도 올리지 않는 경거망동은 용납될 수가 없다. 태고종도라면 한번 가슴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아봐라! 있을 법이나 한 불경인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종도들의 여론이 들끓자, 발로참회는커녕 협박성 면담까지 하는 후안무치의 행위는 설상가상으로 장계수위만 높여가고 있는 어리석음이다.

물론 종정예하께서야 이 문제에 대해서 무슨 말씀을 하겠는가. 종도들의 입장에서 한번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너무나 방자한 경거망동이 아니리요. 옆에 있으면서 방관하는 자와 경거망동한자와 동행한자의 처신을 한번 생각해보자. 종도들로부터 응분의 책망을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종정예하께서는 최근의 심경을 글귀로써 대변하신다.
종정예하께서는 최근의 심경을 글귀로써 대변하신다.

세간여허공 (處世間如虛空)

여연화불착수 (如蓮花不着水)

세간 속에 자리해도 걸림 없는 허공 같고

아름다운 저 연꽃이 더러움에 물 안 들 듯

 

태고종도들은 이런 자세로 수행하고 포교 전법하는 종도가 될 것을 은연중 강조하시고 경책하시는 말씀으로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이어지는 계수게(稽首偈)의 글귀를 더 소개해 보면,

 

심청정조어피 (心淸淨超於彼)

계수례무상존 (稽首禮無上尊)

청정하온 마음으로 저 언덕에 건너나서

오체투지 머리 숙여 부처님께 귀의하세.

 

참으로 새겨두고 명심할 금언(金言)이다. 종단사무를 처리하고 사판의 중심에 서서 종단을 운영해야 하고 종도들을 통솔할 책무가 있어서 가지를 쳐 낼 일이 있으면 쳐 내더라도 출가사문의 본분사(本分事)는 이렇다는 상당법문을 하신 것이다. 인터뷰를 끝내고 종정원 대문 밖에 나오면서 총무원장스님과 부장스님들이 시자스님을 격려하신다.

총무원장스님과 부장스님들이 태고총림 선암사 총무 승범스님과 재무스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총무원장스님과 부장스님들이 태고총림 선암사 총무 승범스님과 재무스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원응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