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절의 본래 의미 되찾아야-

목련존상 상(기원전 486년에 입적)
목련존자 상(기원전 486년에 입적)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아들 라훌라의 교육을 목련존자(부처님 뒤에 앉아 있는 분)에게 부탁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아들 라훌라의 교육을 목련존자(부처님 뒤에 앉아 있는 분)에게 부탁했다.
목련존자의 입적하는 모습(태국)
목련존자의 입적하는 모습(태국)

올해는 양력으로 8월 25일이 된다. 음력은 당연히 7월 15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중은 본래 불교행사이면서도 민속행사가 되었다.

절에서는 우란분회(盂蘭盆会) 또는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도 하는데, 인도에서 울람바나(ullambana)라고 한 말이 한역되면서 인도발음을 그대로 음차해서 우란분(盂蘭盆)으로 표기했는데, 뜻은 ‘거꾸로 매달리다’의 ‘도현(倒懸)’이란 의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뜻을 가진 ‘우란분’이 불교행사로 또는 민간에서 하나의 민속절로 지내게 되었는가? 이다. 절에서도 우란분회나 우란분재 우란분절보다도 ‘백중’이라고 해야 얼른 알아듣고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불교에서는 우란분회 또는 우란분재 등으로 불러야 하고 이 우란분의 듯에 입각해서 법회를 열고 재를 지내야 하지만, 워낙 민간에서 크게 유행하고 하나의 세시 풍속이 되었기에 절에서도 우란분회란 용어 보다는 그냥 ‘백중’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우란분회 또는 우란분재 행사는 부처님 십대제자가운데 한분인 목련존자로부터 유래한다.

목련존자는 목건련(目犍連, maudgalyaayana)이라고 음사하는 데,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찬송의 뜻이 강하다. 부처님 십대 제자 중에서 목련존자는 신통 제일이라고 한다. 신통이라고 하면 대개 6신통을 말하지만, 《화엄경》에서는 십통(十通)을 말하고 있다. 목건련 앞에 ‘마하’ 란 대를 붙여서 대목건련 존자라고 호칭한다. 천하에 신통제일 목건련 존자도 설마 어머니가 지옥고에 시달리고 있는 줄을 몰랐다.

목련 존자가 어느 날, 먼저 죽은 친어머니인 청제녀가 천상계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어머니가 있는 곳을 천리안으로 관찰했는데, 청제녀는 천상계는 커녕 아귀계에 빠져 지옥과 같은 반대적리의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놀라 공물을 바쳤는데 공물은 불길을 올려 모두 불타 버려, 곤란한 목련존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 이 사실을 아뢰고 상담한 결과, 망자의 구제 비법을 전수해주었다. 목련존자는 석가 부처님께서 가르쳐준 비법대로 행해서 모친께서 지옥으로부터 빠져 나와 환희의 모습으로 춤을 추면서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스토리를 중국에서는 《우란분경》을 성립시켜서 하나의 불교명절화하기에 이르렀다.

인도에서는 비구들의 여름 안거가 끝나는 날,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행사가 열리면서 동시에 공양하는 불자들의 선망조선(先亡祖先)들의 영을 달래고 이고득락(離苦得樂)케 하는 축원을 하였다. 또한 아귀(餓鬼)들에게도 공양을 베풀고 좋은 법문을 들려주는 행법(行法)을 하여 고통에서 벗어나서 정토로 태어나도록 독경을 하고 많은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림으로써 선망부모의 혼을 달래서 극락정토에 태어나도록 한다는 의식으로 발전하였다. 이런 전설이 중국에서는 유교의 효(孝)의 윤리사상과 맞아 떨어지면서 하나의 불교행사로 정립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일찍이 우란분 행사가 전해져서 사찰에서는 물론이지만, 민간에까지 널리 유포되었다. 특히 우란분절인 음력 7월 15일을 백종(百種)날이라고도 했는데, 백중날로 발음이 되었고, 망혼일(亡魂日), 중원(中元)으로 불렀는데, 이 무렵에 갖가지 과일과 채소가 많아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또한 돌아가신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음식·과일·술을 차려놓고 천신(薦新=새로 나는 물건(物件)을 먼저 신위(神位)에 올리는 일)을 하였으므로 “망혼일”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스님들은 이날 각 사찰에서 재(齋)를 올리며 농촌에서는 백중날을 전후하여 백중장(百中場)이라고 하는 장이 섰다. 머슴이 있는 집에서는 이날 하루를 쉬게 하였으며, 지방에 따라서는 차례를 지내고 산소를 찾아 벌초와 성묘를 한다. 백중날은 대부분 일손을 놓고 하루 쉬지만 제주도 지방에서는 오히려 바다에 나가 일을 많이 한다. 백중날에 살찐 해산물이 많이 잡힌다고 믿기 때문으로, 이날 잡힌 해산물을 가지고 한라산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내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지옥과 아귀보를 받은 중생을 구제하는 우란분회(盂蘭盆會)라는 법회를 열어서 이고득락 시키는 천도의 의미가 강하다.

《盂蘭盆経》은 《父母恩重経》처럼 중국에서 성립한 위경일망정, 그 뜻과 의미는 효의 윤리적 사상에 부합하는 ‘경’들이다. 그렇지만, 이런 경들은 빨리어 경전인 《빼따와뚜Petavatthu》인 《餓鬼事経》에 근거하고 있다. 상좌부 장경(藏經)인 《小部 Khuddaka Nikāya》에 속한 경이다. 《우란분경》도 중국에서 전연 근거 없이 성립된 것이 아니고, 경전적 근거에 의해서 성립됐음을 알아야하고, 중국에서 《盂蘭盆経》은 서진(西晋=265-316)때 서역승려였던 축법호(竺法護=Dharmarakṣa239-316)가 한역을 했으며, 지금은 실역(失訳)됐지만, 《報恩奉盆経》은 동진(東晋) 때 번역된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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