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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2018)년 12월 17일 월요일
[파워인터뷰] 홍(紅)가사 전수자 제월 한미혜 보살
[파워인터뷰] 홍(紅)가사 전수자 제월 한미혜 보살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8.08.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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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신북면 기지리 ‘기원정사’(주지 경월 대원 스님), 제월 한미혜 보살이 30여 년 동안 갈고 닦은 홍가사 복원과 양봉 과정을 전수하고 있었다.

또한 ‘기원정사’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있는 8층 석탑이 가람을 아우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대웅전을 병풍처럼 아우르고 있는 천주산은 그 모양이 베틀처럼 생기고 그 아래에 못이 있어서 틀못이, 또는 기지(機池)라고 부르는 전설을 담고 있었다.

서쪽으로 포천천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천주산[424.6m]이 나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는 그곳 ‘기원정사’에서 한미혜 보살이 태고종 홍가사를 전수하는 동안, 온 우주의 기운이 경내에 가득 고였다.

홍(紅)가사는 오랜 역사가 흐르는 동안 종단마다 다양한 형태로 변했다. 유일하게 태고종 홍(紅)가사만이 옛 방식 그대로 전수되고 있다고 한다. 한미혜 보살이 홍(紅)가사를 복원하는 일에 첫발을 내딛었던 때는 대학에서 의상학과를 전공하던 무렵부터였다. 그러다보니 삼십년이 넘는 세월 가사 연구와 복원하는 일에 열중했다.

한미혜 보살은 1988년 중요 무형 문화재 제50호 영산재 기능 보유자 ‘장벽응 대종사’로부터 가사 양공 사사를 받기시작 해, 세종대 대학원 가정학 의상전공 석사를 받을 기점으로 가사 복원에 전념하기 시작한다. 한국 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제27회 전승공예대전 입선, 통도사 성보박물관 자장율사가사를 복원을 하였으며, 태고종 금루직성 가사까지 복원하였다. 2004년에는 제8차 샤카디타 세계여성불자대회에서 가사 양공 시연회 및 전시회를 해서 세계 각국에 한국의 전통 가사의 문화적 가치와 의의를 알려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동안 갈고 닦은 가사 복원을 ‘기원정사’에서 가르치고 알리게 되어 너무도 감사하다고 말한 한미혜 보살의 손끝이 조용하면서도 야무지게 느껴진다.

가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승려의 의복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식에 맞는 의복이라는 뜻에서 여법의(如法衣), 응법의(應法衣)라 불렸다. 인도에서는 날씨가 더운 관계로 가사만 몸을 가리기 때문에 옷(衣)이라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는 날씨가 추운 관계로 가사 속에 장삼을 입어 법복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삼은 입는다고 하며, 가사는 드리운다고 표현한다.‘기원정사’ 대원스님의 염불소리에 한미혜 보살은 합장을 하고 홍(紅)가사를 양봉하기 위해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는다. 기도가 끝나자, 한미혜 보살은 전수실 탁자에 자세를 바로잡고 앉아 홍(紅)가사를 양봉하는 도구들을 세세히 설명하기 시작한다.

‘질림자, 골무, 밀납으로 만들었다는 동밀, 적침, 시침실, 바늘’

가사 네 귀퉁이에 조그마한 4각의 천을 덧대고 그 위에 천(天), 왕(王)의 글자를 수놓거나 온 세계를 정화한다는 의미에서 ‘옴’자를 수놓거나 사천왕상을 수놓는다. 뒷부분에는 일광수. 월광수를 놓는다.

홍(紅)가사 색상은 천정(淸淨), 순수(純粹), 인욕(忍辱), 축귀(逐鬼), 존귀(尊貴) 의미를 담고 있다. 청정(淸淨)은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 ‘옴람(唵覽)’이다. 온 법계를 깨끗하게 한다는 뜻이다. 순수(純粹) 는 일편단심(一片丹心) 혹은 일편적심(一片赤心)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며,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을 상징한다. 인욕(忍辱)은 가사의 ‘적혈색의(赤血色衣)’를 뜻한다. 가사의 빛이 홍적색(紅赤色)이라고 하는 것은 수행자의 마음 자세와 인욕바라밀을 담고 있다. 축귀(逐鬼)는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며 머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귀(尊貴)는 높은 신분의 색을 의미하며, 고위 신분이나 인물을 의미한다.

한 땀을 바느질하고 뒤를 보고, 또 한 땀을 놓고 뒤를 돌아보고 실이 서로 엉키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수행의 일환이라고 말한 한미혜 보살, 차분한 얼굴 가득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의 미소를 담고 있다.

홍(紅)가사는 통문이 있다. 우주로 통하는 기운이 흐르는 길, 그 길은 부처님의 길이자, 수행의 길을 의미한다. 홍(紅)가사 통문에 콩 한 알을 넣고 길 찾기를 하면 반듯이 가사 끝 귀에 빠져나온다. 곧 부처님의 깨달음을 의미한다하니 온 우주가 가사 안에 담겨져 있다.

한미혜 보살은 ‘가사는 실크로 만들어 보존성이 길지 않아 남겨진 유물이 많지가 않다. 그나마 남겨진 유물을 복원하고 널리 알리는데 힘쓰려고 한다. 전통을 살려 복원한 가사를 단초로, 가사양공을 배우고자 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찾아오면 언제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수해 가사의 전통과 맥을 이어나가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소신을 밝혔다.

[혜철스님의 힐링대담]

가사는 부처님의 세계를 그린 그림으로 기본적으로 우주를 상징하며, 그 힘이 응집된 장소가 가사인 것입니다. 그래서 스님들께서 가사를 수하고 앉으시면 온 우주법계를 덮고 앉으신 모양이 됩니다.

가사는 인도불교에서는 일상복이고, 중국불교에서는 의식복으로만 사용되었고, 한국에 와서는 법계를 완성하는 염원을 담은 의식복으로 한층 승화 되었습니다.

우리가 절의 산문을 지나면 승과 속이 갈라지는 것처럼 가사를 수하면서 진리를 향할 준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사를 수한 주체가 곧 부처라는 선종의식으로부터 시작된 사상으로 보여 집니다.그리고 한국의 가사는 몇 가지 상징적 특징을 가지게 되는데,

불교사적으로 가사는 발우와 함께 법맥을 전수하는 신표가 되어서 불교적 가치를 격상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활복이 아닌 의식복으로의 철학적 깊이를 더하게 됩니다. 불교의 이러한 영향은 조선시대 유교 문화가 대두되기 전까지 한국인의 정신적 가치를 결정하는 유일한 사상이 됩니다.

Q.가사의 세계화 가능성

▶ 2004년 세계 50여개국 비구니와 여성 불자들의 모임인 샤카디타(붓다의 딸들)대회에서, 한국의 가사를 전시하고 그 정신에 대하여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한국 가사의 정신이 이렇게 오래 동안 이어져 온 것에 대해 놀라움과 감탄과 관심을 보내 주었습니다. 태고종의 많은 정신적 유산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가사를 하게 된 이유

▶ 전통 방식의 가사도 점차 변형되어가고 많은 부분 생략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 전승 받을 수 있는 인연을 찾던 중 인간문화재 제50호 영산재 기능 보유자이신 벽응 대종사님과 인연이 되어 제가 가사가 지닌 의미가 제대로 전해지려면 올바른 가사 양공법을 배워 가장 오래보존이 될 수 있는 논문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씀을 드리니, 그 자리에서 바로 바늘을 주시며 지금 시작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대종사님은 범패뿐만이 아니고 가사양공, 지화, 지승, 염색 등 문화전반에 애정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이때가 대종사님 세수80이셨고, 떨리는 손으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조금 바느질이 삐뚤어지면 몆 번이고 풀어서 다시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불교적인 삶에 대해 차근히 가르쳐 주셔서 스님의 유발제자로서의 삶을 시작하여 대종사님의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가사의 전통을 지키려는 이유

▶ 전통을 버리지 않고자 하는 것은 선대를 살고 간 이들의 삶이 물질에 근거한 삶보다 정신에 근거한 삶을 살고자 했으므로, 그들이 남긴 모습 속에 응축 되어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신앙 속에서 아직 우리가 읽어내지 못하는 부분의 가치를 찾아내어 그 정신을 이어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Q.현재 가사에 대한 아쉬움

▶ 전통가사는 아직 탐구해야 할 분야 임에도, 우리가 현대를 살면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가치와 의미를 새겨보기도 전에 버리며 살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봅니다. 빠름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사를 양산하는 곳이 늘어났고, 점차 생략되어지고, 변형되어짐으로서 본래 지닌 정신적 가치도 빛을 잃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Q.지금 하고있는 일

▶ 여기 포천 기원정사에서 가사양공 전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벽응 대종사님이 계시던 김포 문수사의 주지도 겸하고 계신

대종사님의 법상좌이시고 벽응 문도회 문장이신 대원스님께서 주지로 계시는 곳으로, 이 도량은 대종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귀중한 문화유산의 계승발전에 힘쓰고 있습니다. 주로 범패, 가사양공, 다도, 서도, 명리학등의 교육이 행해지는 곳입니다.

Q.앞으로의 계획

▶ 가사는 실크를 사용하여 만드는데 보존성이 길지 않아서 남겨진 유물이 많지 않습니다. 남겨진 유물을 유심히 살펴 복원하고 널리 알리는데 힘쓰려고 합니다. 바르게 만들어진 가사가 단초가 되어서, 눈 밝은 후학들의 연구도 성과를 낼 터이고 가사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또 누군가는 알려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이 작업을 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가사양공을 배우고자 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에게 전수하여 전통을 이어나가도록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제월 한미혜 보살 이력>

1988 - 중요 무형 문화재 제50호영산재 기능 보유자

장벽응 대종사로부터 가사양공 사사

1989 - 세종대 대학원가정학(의상전공) 석사

1995 - 성균관대 대학원 강사

2000 - 대한불교 조계종 의제개혁세미나 논문

2002 - 한국 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제27회 전승공예대전 입선

*통도사 성보박물관 자장율사가사 복원품

*태고종 금루직성가사 복원

2004 - 제8차 샤카디타 (세계여성불자대회) 가사양공 시연회 및 전시회, 소논문 발표

*전수 문의: 기원정사(031-532-6140)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 7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