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기록물 관리 보존 너무 허술하다

본종이 ‘한국불교태고종’이라는 간판을 내건지도 어언 48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불교조계종’ 시대에 까지 소급한다면 55년도 넘는다. 태고종의 전신은 ‘한국불교조계종’이며, 한국불교조계종의 전신은 잠깐일망정 ‘통합종단’이며, 그 이전은 이른바 원조계종이다. 원조계종은 정화 이전의 조계종을 말한다. 통합종단까지의 기록물을 다 수집.관리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지라도 한국불교조계종 때부터의 중요기록물은 본종의 공식 기록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마저도 어렵다고 한다면, 적어도 한국불교태고종 이후의 기록물은 보존하여 관리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록물이라고 한다면 문서.인쇄물.서적.사진.마이크로필름.영사필름.녹음기록 등이다. 그나마 본종이 보유하고 있는 종단의 기록물로서의 인쇄물은 잡지와 신문이다. 종단의 중요한 문서.사진 등의 자료는 다 갖추어져 있지 않다. 한국불교조계종 총무원 청사가 법륜사-서대문 정동-봉원사-성북동-신사동-법륜사로 옮겨 다니면서 제대로 보존 관리하는데 애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종단의 중요문서는 제대로 보존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심지어 반영구적인 청사인 전승관(법륜사)에 입주한 이후의 기록물마저도 완벽하지가 않다.

기록물을 왜 보존 관리하는가. 그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종단 미래의 지혜요 거울이기 때문이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부단한 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를 통해 오늘의 지혜를 얻는 것은 순리이며 기록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기록은 창(窓)과도 같아서 이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종단 차원에서 기록물 보존.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종단이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한 정신이 없기도 하겠지만, 종단의 중요문건이나 인쇄물 사진 영상 심지어 디지털 자료에 이르기 까지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다. 종도들은 종단에서 보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되면 종단에 기증하는 미덕을 발휘하고, 종단에서는 꼭 필요한 기록물이라면 수집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종단 일부 지도자의 종단관과 애종심은 어디로

총무원집행부에서는 지난 7월 17일 오후 1시 전승관에서 ‘종단중요현안 긴급보고회’를 가졌다. 현 총무원장스님은 지난 7월 9일 2014년 7월 ‘종단청문위원회보고서’란 문건을 입수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제25대 총무원장 도산스님은 2014년 5월 전 총무원장 운산스님의 종단 부채에 대한 청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천중사 7억 원의 부당한 집행에 대한 잘못을 지적, 2014년 7월 ‘종단청문위원회보고서’를 채택하였으며, 2014년 종단부채청문회 개최 수 일전 이미 대법원으로부터 채무자인 화광씨엔씨와 신경순 그리고 이운산은 종단에서 부당하게 14억 원을 대여 받고 상환하지 않아 태고종의 손해가 인정된다고 확정하고 즉시 반환하라고 결정하였다고 보고 했다는 내용이며, 법원에서는 확정일로부터 즉시 태고종은 가압류 및 그에 상응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의 내용이다.

문제는 前 총무원장 도산스님이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지 않고 행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쟁점으로, 결국 종단재산의 손실을 가져왔다는 것을 종도들에게 보고하는 것이었다.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는 출범하자마자, 종단부채청산과 종단에서 떨어져 나간 독립법인이긴 하지만 (재) 태고원 재산 환수에 착수했다. 현 집행부는 종단부채 53억 원을 해결하고, 본래 종단사찰이었지만 현재는 법인재산으로 종단과는 무관한 사찰이 되어버린 천중사 마저 종단재산으로 환수하려는 진행과정에 있다. 문제는 종단의 일부 전.현직 지도자들과 종무원장 종회의원 중진스님 등의 이에 대한 인식수준이다. 7월 17일 ‘긴급보고회’에서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천중사란 종단재산이 공중에 떴는데도 이에 대한 핵심은 제쳐두고 오직 총무원 집행부를 공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종단재산이 경매에 넘어가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으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언제부터 종단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소위 종단의 지도자급에 있는 분들의 종단관이 이럴진대 평범한 종도들에게 올바른 종단관과 애종심을 주문할 수 있겠는가. 6월 5일 종단대토론회에서나 7월 17일의 종단 중요현안긴급보고회 석상에서의 종회의장의 언행과 행태는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론이다. 그렇지 않아도 종단의 한 원로의원 스님은 한 사석에서 종회회의록을 언급하면서 종회의장의 회의진행을 질책하기도 했다는 전문이다. 더 이상 종회의장의 이런 거친 막말과 행위에 대해서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가사도 수하지 않는 그의 품위에 대해서 지적하는 종도들도 다수이다. 종회의장은 이런 분위기와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본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