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편집국장-
                                                                  지행(편집국장)

 태고종의 종단권력구조는 총무원장 중심제로서 중앙집권제를 채택하고 있다. 태고종 창종 때부터 유지해온 종권구조 체계이다. 정신적 지주로서의 종정은 종단의 상징성과 법통계승자라는 의미에 무게를 둬 두고 있다. 이후 승정제도와 원로회의가 신설되었다. 3권 분립 체제라고는 했지만, 종회는 총무원 행정부의 보조기능을 해왔고, 호법원(감찰원)은 승니의 기강과 징계를 다루는 경미한 업무였다. ‘94년 IMF(국제 통화기금) 사태인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국불교 승가는 지형에 갑작스런 변화가 왔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연령대가 높은 행자들이 산문을 찾았다. 특히 조계종과 태고종에 입종자가 많았고, 본종의 특수성에 따라서 기혼자들이 이혼을 하지 않고도 수행의 길을 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인지, 본종에서 사문의 길을 걷고자하는 행자들에겐 인기가 있었다.

이들 행자들 입문은 기존의 승가질서에 역동성을 제공한 반면 또한 통제가 절실해졌다. 사회생활을 익히 경험한 이들의 관점에서 본, 승가는 허점투성이고, 무주공산이었다. 이런 의미는 정법보다는 사법(邪法)의 틈새가 많았고, 물질적 관점에서 볼 때, 불교시장은 사회에서 겪었던 경쟁과 빡빡했던 경제 환경에 비교하면 누워서 떡먹기였다. 표현이 좀 지나친 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입종자의 주류는 이런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종단의 현 권력구조를 둘러싸고 전개 되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 이런 기류가 흐르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관 승려(니)관의 문제이며, 오늘날 종단이 다소 시끄러운 국면에 이들의 사고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종단의 권력구조인 총무원 종회 호법원(규정부) 지방 종무원 등의 구조를 분석할 때, 입종자들의 철저한 행자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한참 후에서야 인지된 사항이었다. 많이 들어오니까 무조건 반기다보니, 질보다는 양이라는 현상에 만족하고 좋아했던 것이 나중에 걷 잡을 수없는 종권다툼의 요인이 되고 말았다. ‘94년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계산해 본다면 그 분들은 이제 종단에서 20년차가 넘는 승랍을 지닌 어엿한 중견 승니로 성장했다.

이제 우리 종단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종권창출의 시기가 왔다고 보며 그렇게 하려면 총무원장은 직선제로 선출해야 한다. 총무원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지금처럼 역기능적인 역할로 무용론이 일고 있는 종회는 차라리 종단의 종승연구나 종책 개발을 하는 역할과 기능으로 권력구조를 개편하고 상원격인 원로회의에서 총무원 집행부의 행정 재무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종단권력구조상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입법(안)한건 입안하지 못하고 오직 총무원 집행부의 출납만 가지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지금과 같은 종회의 무능과 월권이라면 종도들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종무행정상의 집행을 계속해서 문제 삼는다면, 어느 집행부인들 일을 할 수가 있겠는가. 결산종회에서도 얼마든지 따질 수 있는 사안을 종회회기나 종단현안보고회 종무원장 회의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선동적인 발언과 일방적인 주장을 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권력남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수장이라는 분의 언행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해야 하고, 종단의 위신을 추락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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