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履歷宗匠 많아야 종단 힘”새 봄이다. 만물이 소생한다. 최근 2010영산재를 성공적으로 봉행하여 전통종단 태고종의 위상을 의연히 떨친 우리 종단도 경인년 새 봄의 기운으로 한껏 약동한다. 종무행정의 각 분야에서 소임을 맡은 중진간부 스님들의 수고가 부쩍 활기를 띠는 가운데, 특히 교육을 통해 종단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중앙교육원의 다양한 기획들이 두드러진다. 중앙교육원장이자 법륜승가대학장인 보경스님을 만나 새 학기 새 구상을 들어본다. - 종단 교육행정 최일선에서 수고하시는 중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올 한 해 종단 교육의 대강을 정리해 주십시오.올 해는 진정 우리 종단이 중흥 본궤도에 진입하는 해일 것입니다. 종단 기강확립과 종지종풍 진작이 최우선적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각종 제도개혁 및 의식개혁이 병행해 추진될 것입니다. 그 내용적 핵심에는 역시 교육이 가장 우선입니다. 이제 종단 인재양성은 미래지향적으로 정비, 추진돼야 합니다. 전통의 계승 위에서 현대화를 지향하는 게 맞습니다. 연수교육 등에서도 외부 전문강사 초청은 물론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포교교화 현장과 직결될 수 있는 내용들이 중심이 될 것입니다. 1천여 교임 전법사를 위한 상설교육원 신설도 올 중점사업입니다. 제11차 법계고시를 통해, 그간 논란이 많던 위계질서 확립을 공고히 해야 될 것입니다.- 종단 각급 교육기관들이 특화된 교육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기적 협력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어떻게 내다보시는지.각 기관이 역사성과 나름의 입지를 갖고 있는 만큼 유기적 긴밀성에서는 다소 미흡하더라도 각 기관의 고유성에서는 제 역할들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발전을 위한 과정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장으로 있는 법륜승가대만 해도 역사는 일천하지만 종단교육의 한 켠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법륜승가대 같은 교육기관은 좀 더 일찍 출범했어도 좋았을 정도로 종도간의 교육적 수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이같은 잠재적 수요는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런 영역도 과감히 발굴해 가시화해야 할 것입니다. -법륜승가대는 이번에 첫 대교과 졸업생을 배출했었지요. 교육과정에 대한 반응들이 고무적이었다고들 합니다.법륜승가대 대교과 1기 졸업 및 사교과 2기 수료식이 지난 2월 9일 전승관 대불보전에서 봉행됐지요. 이날 졸업식에서는 대교과 첫 졸업생 54명과 사교과 2기를 수료한 30명 등 모두 84명의 스님들이 소정의 과정을 마치고 영예의 졸업 및 수료를 했습니다. 종단 중추로서 많은 역할을 해오고 또 해 나갈 분들입니다. 3월 8일에는 2010학년도 입학식도 열렸는데, 초심반 12명, 사교과 16명, 대교과 39명 등 모두 67명의 학인스님들과, 전법사 14명 등 모두 81명이 부처님 전에 학업성취를 발원했습니다. 우리 스님들의 학구열은 대단합니다. 종단 발전의 좋은 징후들이라 여깁니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합니다. 원론적으로 교육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교육은 한마디로 인재양성입니다. 세상사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능력있고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결국 그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정치가 어떤 한 조직이나 사회의 당장의 살림살이를 돌본다고 한다면 교육은 먼 장래를 기약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교육이 바로서지 못하면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둡기 마련이지요. 반대로 한 사회가 아무리 각박하더라도 교육이 살아있으면 그 사회의 장래는 희망이 있습니다. 한 때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도 결국 어려운 중에도 자식교육만은 결코 양보하지 않은 부모님들의 지혜와 각오 덕분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우리 종단이 다소 위축되는 것도 공부 안해서 그런 겁니다. 종단이나 자신이나 불교 기초교육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 말씀 나왔으니 여쭙니다. 종교, 특히 우리 불교에 있어 교육의 입지나 위상은 어떻게 자리매김 할 수 있습니까.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불조혜명을 배우고 익히지 않는다면 불교는 없습니다. 인간은 배우고 익히는 학습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습득 전수함으로써 동물과 구별됩니다. 배움과 가르침이 있어야 마땅히 사람구실을 한다 할 것입니다. 특히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불교의 경우에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할 것입니다. 경전공부는 깨달음의 길잡이로, 참선 염불도 경전에 근거하지 않으면 혼돈된 길을 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많은 스님들이 수행교화 활동의 바탕은 배움에 있음을 새겨 더욱 정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신심 하나로 이력종장(履歷宗匠)이 되는 분들이 많이 나와야 그게 결국 종단의 힘이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