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 - 편집국장
지행 - 편집국장

 

종단에서는 지난 6월 5일 오후 1시 전승관 3층 대불보전에서 ‘종단현안문제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종단의 중진급 승려들이 참가해서 무엇인가 종단의 현안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는 자리였다. 사실, 내가 태고종 소속이면서도 종단의 중진급 스님들이 모여서 이런 대토론회의 모임을 가져본 것도 일찍이 없었던 것 같고, 나 또한 참여해 본적이 없어서 경험이 없다. 다만 종회의원을 하면서 종회에서는 종회의원들 간에 의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논쟁을 한 적은 있다. 나는 이번 토론회에는 다만 참석할 뿐이었고, 옵서버 자격이었다고 하겠다. 종회 활동을 하면서도 토론에 대한 생각을 해봤지만, 이번 대토론회에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종단의 토론문화가 이렇게 삭막한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총무원장스님이 기조발제를 하면, 조용히 경청한 다음, 발제에 따른 의문이나 반대의 견해가 있으면 발언권을 얻어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든지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데, 발제자의 인격을 무시하는 언사를 하면서 발제자 앞에 놓인 마이크를 자신에게 가져가서 토론회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 적어도 저 정도의 위치라면 저렇게 언행을 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향후라도 그런 불미스러운 해프님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자제하고 스스로 통제하는 자율성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토론은 상호 소통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토론을 하는 데에는 주제에 맞는 논증이 필요하다. 소통이나 논증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지나치게 과시하면서 까지 토론문화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민주적인 지성인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종교집단이라고 할지라도 토론문화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상식이다. 사실, 이번 종단(총무원)에서 실시한 ‘종단현안문제대토론회’는 차라리 ‘종단현안문제설명회’를 했어야 하고, 이에 대한 토론과 어떤 방안을 강구하는 대안 제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내용인즉 종회 측에서 최근 종단의 재정문제에 대하여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총무원의 어떤 해명을 요구하는 수위가 강도 높게 전개되자, 총무원에서 이런 ‘종단현안문제대토론회’ 자리를 마련, 종도들에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주지 시켜 소통하려는 것이 본래 의도였던 것 같다.

나는 여기서 누가 옳고 그름의 시비장단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단의 토론문화에 대한 우리 종단의 수준과 이해를 논하자는 것이다. 종단의 대표적인 토론장이 바로 종회다. 종회에서 종단의 모든 현안문제를 다룰 수가 있으며, 어떤 결론을 내려 대책을 강구하는 방안이 도출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종회가 할 일이다. 지금까지 보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 총무원에서 아무리 잘한 일도 무조건 반대만 하고, 총무원도 종회의 결의를 무조건 백안시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종단이 보다 성숙하고 한국불교의 상위종단으로 발돋움 하려면 한 차원 높은 토론문화를 정착시켜야 하고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격상시키는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토론회란 것도 종단발전에 귀착되어야 하고 종도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토론문화의 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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